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군인에게 주어지는 4박 5일의 신병휴가 ‘4.5초’, 9박 10일 정기휴가는 ‘9.10초’. 그만큼 순식간에 지나간다는 이야기다. 지난 8일, 안동고 운동장의 스탠드에는 한 청년이 자리하고 있다. 바짝 깎은 ‘까까머리’에 구릿빛 피부, 각이 잡힌 곧은 자세까지 군인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그는 정말 군인일까? “안녕하세요. 부안 해안경계초소에서 복무하고 있는 일병 정진호라고 합니다. 복귀를 이틀 앞두고 동생이 경기를 한다기에 멀리 전주에서 이 곳 안동까지 달려 왔어요.” 시간이 두 배로 빨라진다는 휴가의 끄트머리. 게다가 주말이었지만 그를 안동으로 잡아 끈 것은 안동고에서 뛰고 있는 동생 정승원(16) 때문이었다. “동생이 조촌초와 신태인중을 나왔어요. 그때는 응원을 많이 갔는데, 제가 군대에 가는 바람에 고등학교에서 뛰는 모습을 못 봤어요. 주말에 친구들과 노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동생이 뛰는 모습을 보고 응원해주려고 아침 일찍 도착했어요.” 마침 동생은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안동고의 자존심이 걸린 중요한 일전인데다 1학년인 것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출장이었다. 정승원은 왼쪽 수비수로 기용돼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1학년 답지 않은 경기력이었지만 형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너무 잘해줬어요. 원래 포지션이 미드필더인데, 오늘 윙백 역할을 잘해준 것 같아요. 그런데 전반전에 공격수에게 밟혀 붕대를 했는데 그게 걱정이에요. 많이 다치면 안 되는데..걱정이 안 될 수가 없네요.” |
경기를 마친 정승원은 형과 달리 부상에 담담한 표정. 오히려 형을 달래는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오늘 형이 온다고 해서 부담스러웠죠.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경기가 잘 풀렸어요. 제가 원하는 플레이를 한 것 같은데, 이 모든 게 형이 멀리서 응원을 와준 덕분이 아닌가 싶어요.” 평소 축구를 좋아하는 형을 위해 자신의 축구화를 선물한다는 정승원. 자신의 부상보다 복귀를 앞둔 형을 걱정하는 모습에서 형제간의 우애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틀 후면 형이 복귀하는데 남은 시간 형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오랜만에 보니까 기분이 좋아졌거든요. 복귀를 하면 다치지 말고 몸 건강히 잘 버텨서 1년 뒤에 건강한 모습으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를 바라보던 형 역시 부상 없이 선수생활을 이어가는 동생의 모습과 하루 빨리 꿈에 다가설 동생을 그리고 있었다. “동생은 부상을 안 당하는 게 우선이죠. 몸 관리 잘해서 꼭 다치지 말고 좋은 플레이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동생이 바라고 있는 국가대표의 꿈이 하루라도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승원아~ 힘내!” 글=유성웅(KFA리그신문) |
첫댓글 ㅎㅎ좋은아버지에 좋은아들이네요 훈훈훈훈
이런글 조아요 >.< !! 님짱 !
진짜 나중에 선수로 뛰면 응원많이 할게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