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현장 이야기 1편을 시작할까 합니다
전에 글을 올린 뒤 많은 분이 메일을 주신데 감사합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노가다라는 자기비하적인 용어를 쓰지 마시길 바랍니다.
저는 별명이 '열기'입니다. 열씨가 아니고...
물론 통신상의 닉네임입니다
본명이야 조회하면 나오지만 사장님이 보시면 별로 좋을게 없을 것 같아서요
"너나 잘해!" 이소리 나올까봐...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별일이 다 있습니다.
아파트 시공기준으로 시작하죠
제일먼저 시직하는게 측량이죠
저는 건축담당이라 처음에는 측량을 못했읍니다
(대부분의 건축기사는 측량을 못합니다. 전공이 다르니까..)
측량은 토목전공이죠
처음 측량을 하면 광파기라는 기계를 가지고 나가는데 레이저를 쏘아서
반사되는 거리를 측정하는데 이 기계는 1000만원대의 가격이라
토목담당은 신주모시듯하죠
그러니까 98년인가요?
처음에 레이저로 쏜다기에 맞으면 어디한군데 잘리지 않을까 걱정도 했죠
(스타워즈 광선검...)
이 기계가 0.0001m까지 나오니까 그 정확도가 가히 알아주죠
불행히도 국산이 없다고 들었읍니다.
처음에 토목과장님이 측량 나가자고 할때 줄자100m를 들고 나오면서
이거 들고 뛰면 죽겠다 싶더군요
아파트 단지 500세대면 그 둘레가 KM급입니다.
그런데 광파기는 기계를 세우고(카메라 삼각대 생각하세요)
반사경만 들고 서있으면 거리가 기계에 찍힙니가. 각도도..
그런데 이놈의 기계가 얼머나 정밀한지 바람만 불면 디지탈글자가 계속 움직입니다.
그러니 반사경들고 서있는데 움직이지 않고 서있자니 군대기합이
따로없죠
한바퀴돌면 하루가 갑니다(으 쓰러지겠다...)
무전기는 필수입니다
소리쳐야 목만 아프죠
처음 무전기를 받으면 기사들의 공통적인 반응은 거의 보디가드 수준입니다.
아니면 형사수준이 됩니다
그러나 이게 현장에서는 흔히 별명이 '개목걸이' 입니다
왜냐?
화장실서 응가할때 X기사 무전받으세요하면 힘주다가 뚝 끊깁니다
그때의 허무함이라니.
바람피던 남편이 중요한 순간에 덜미를 잡힐때의 심정이라고나할까?
(011선전에 드라이브가다 들켜서 길바닥에 패대기치는 장면 비슷...)
그다음에 기준이 잡히고 본격적인 계산에 들어갑니다
(인동거리,터파기량, 장비계획 등등...)
그냥파면 좋은데 재수없이 지반이 약해서 파일을 박을때가 있읍니다
파일이란 전봇대를 땅에 박는다고 생각하면 되죠
이게 건물을 받치고 있는 겁니다.
무지 많죠
기본이 수백개 많으면 수천개...
이때부터 현장이 시끄러워 집니다
못만 박아도 집안이 울리는데 전봇대를 때려박으니 오죽할까
민원도 들어오죠
시끄러워 못산다 공사하지마라 고발한다...
그러나 여러분들 집도 다 이렇게 지었읍니다
내집지으면 되고 남의집지으면 시끄럽다고 고발해서야 되나요?
이때부터 별인간이 다옵니다
시끄러운게 문제가 아니라 이걸 기회로 보상비를 받자는 비양심적인 사람이
나옵니다
물론 시끄러우니 조용히하라고 요구하는것은 당연하죠
그러나 꼭 선동해서 어디는 공사못하게 하니까 보상이 얼마더라
그러니까 순이엄마 정문막고 영이엄마 후문막고 드러누우면 돈나온다
이런 사람이 꼭 있습니다.
저는 내돈내고 집사서 짓는데 니가 무슨상관이냐
왜 내집옆에 짓느냐
이런 싸움 무지봅니다
그러나 여러분 양심적으로 생각해봅시다
시끄럽게 공사하는것도 잘못이지만 입주시키고 나면 다 이웃인데
한일전 축구하듯 그러는것은 좀 심하지 않나요?
더 웃긴건 그러는 사람가족이 현장 기술자인 사람이 이외로 많이
있읍니다.(내 일터에서는 절대 안그러죠)
이러다 보니 현장사무실에 아줌마들이 떼로 와서 싸우는 경우도 있고
경찰이 오는 경우도 있죠
아줌마들이 시끄럽다고 경찰부르고 사무실와서 싸우고
현장에서는 무단침입으로 고발하고..
이게 공기지연의 일차적인 요소입니다
공기는 2,3년으로 못박혀 있는데 공사는 못하게하고, 하려고 싸우고...
언젠가는 아줌마와 일하는 목수아저씨와 머리채 잡고 싸우는데
아줌마는 시끄러워 낮잠 못잔다고 싸우고 목수아저씨는 일을 못해서
한 일주일 노니까 일당없고(그때 인건비가 6만 *7일=42만원)
그래서 싸우는데 알고보니 같은 아파트 한동 사람이더군요
누구 편을 들어야 하는지 난감합니다.
다음은 동네 건달입니다
이 동네에서 공사하려면 담뱃값이라도 달라, 안주면 먼지 난다고
환경청에 고발한다는 따위...
예전에는 2-3만원 이라도 줘서 달래 보냈지만 요즘 이 글 보고 그랬다간
곧바로 경찰차가 와서 체포해가기 쉽죠
한쪽다리 달달 떨며 담배 꼬나물고
한번 해보시면 압니다.
다음은 공사시작할때 직원들 복리후생문제입니다
첫째가 먹는 문제인데 대개의 현장은 식당이 없읍니다
당연하죠 주위에 건물이 있어야지..
그래서 동네식당을 아예 전세도 내고 배달도 시키고..
(짜장면 1달에 80그릇 먹은 적도 있읍니다)
다음은화장실
이거도 문제인데 화장실이 당연히 없죠
배수로도 없는데. 그래서 프라스틱 정화조를 묻고 임시 화장실을 씁니다
오리지날 퍼세식..
(다 그런건 아니고 주위에 기본 건물이 없는 경우만,)
수도도 문제입니다
상수도 공사가 안된 택지개발지구나 야산일경우.
물차가 배달까지 옵니다
설마그러랴 생각하시죠? 목동이나 서울 노원구 택지 아파트 수천세대 지을때
이런 경험한 현장직원 수천명 됩니다
이때부터 곱게 자란 귀한댁 도련님들은 이런 생각합니다
노가다 할게 못되는구나
그러나 여러분 ! 해외에서 100층짜리 고층건물,원자력 발전소 짓는 기사부터
소장님까지 이런 경험하면서 다 커온 분들입니다.
3D업종이라는게 절실히 느껴지죠
차가진 분들은 건설현장 다니시면 세차는 포기하고 사세요
시내는 아카디아나 체어맨이 최고지만 현장의 벤츠는 갤로퍼올시다.
왜냐 길이 험한 경우가 태반이니까.
실제로 현장의 시공업체 차량들보면 차 밑바닥이 거의 걸레수준입니다
현장3년 뛴 차는 시내 주행6년이상입니다
(현대,기아에서 현장사람들 상줘야 돼...)
그래도 토목업종보다는 낫죠
아예 길이 없으니까 만들러 다니니...
자, 민원은 진정되었으니 땅팝시다.
땅파는데 기계로 파야지 피라미드 짓듯 삽질로는 힘들죠
흔히 포크레인이라고 하는데 이건 틀린 말이고 백호우(BACK HOE)가 맞습니다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가 워크맨으로 불리는 것 같죠
이 백호우는 06,08,12,20 등 숫자로 불리는데 바가지의 용량(M3)를 말하죠
감이 안옵니까?
20짜리 백호우가 다섯바가지면 덤프트럭을 다 채운다면 실감나시죠?
이런게 트럭으로 하루 수백대씩 퍼 날르죠
자 바닥이 나왔으니 2편에서 본격적으로 건물을 짓겠읍니다.
현장에서 일본어 없애자!
2편이궁금 하시면 마감 공사 까지 완료하겠습니다
반응이 안 좋으면 중간하차하죠!!!
메세지 날려죠요!!!!!!!!!!!!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