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여성시대 알고리듬
지난 몇 년간 AI 발전의 공식은 단순했습니다. 데이터를 더 많이, GPU를 더 많이, 모델을 더 크게. 그런데 2026년 들어 이 공식에 정면으로 질문을 던지는 회사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두 곳이 특히 흥미롭습니다. **'AI가 사람처럼 적은 데이터로 배울 수는 없을까?'**를 묻는 플래핑에어플레인즈(Flapping Airplanes), 그리고 **'AI가 AI를 만들 수는 없을까?'**를 실제 제품으로 보여준 리커시브(Recursive)의 첫 모델 '플린트(Flint)'입니다.
1. 플래핑에어플레인즈: 인터넷을 통째로 삼키지 않는 AI
플래핑에어플레인즈는 2025년에 설립된 AI 기초 연구소로, 벤 스펙터·애셔 스펙터 형제와 에이단 스미스가 공동 창업했습니다. 이들이 풀려는 문제는 하나, 데이터 효율성입니다.
지금의 대형 언어모델은 인터넷의 방대한 텍스트를 학습해야 비로소 쓸 만해집니다. 반면 사람은 훨씬 적은 경험만으로 새로운 개념을 익히죠. 창업자들은 뇌가 쓰는 학습 알고리즘이 오늘날 AI 학습의 기본인 경사하강법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보고, 여기서 실마리를 찾으려 합니다. 목표는 무려 데이터 효율 1,000배 개선. 그리고 이들은 인간의 뇌를 AI가 도달해야 할 한계가 아니라 **'출발선'**으로 봅니다.
시장의 기대도 큽니다. 2026년 1월, 구글벤처스·세쿼이아·인덱스벤처스 등으로부터 1억 8천만 달러(약 2,500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는데, 시드 라운드로는 역대급 규모입니다. 아직 내놓은 제품이 하나도 없는 연구소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 놀랍습니다. 회사는 '연구 먼저, 상업화는 나중'이라는 원칙과 함께, 화려한 경력보다 창의성을 보고 사람을 뽑겠다고 밝혔습니다.
회사 이름도 의미심장합니다. '날갯짓하는 비행기'는 라이트 형제 이전, 새를 흉내 내 날개를 퍼덕이던 초창기 비행 시도를 떠올리게 하죠. 지금의 무작정 키우는 방식이 아직 '최종 설계'가 아닐 수 있다는, 근본적으로 다른 길이 있을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담겨 있습니다.
2. 리커시브 '플린트': AI가 대부분을 만든 AI
플래핑에어플레인즈가 '어떻게 배우느냐'를 바꾸려 한다면, 리커시브는 '누가 AI를 만드느냐'를 바꾸려 합니다. 리처드 소처가 이끄는 리커시브(Recursive Superintelligence)는 이름 그대로 재귀적 자기개선, 즉 AI가 더 나은 AI를 만들고 그 AI가 다시 더 나은 AI를 만드는 구조를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입니다.
그리고 바로 어제인 2026년 10월 21일, 첫 모델 플린트를 공개했습니다. 핵심만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AI가 만든 모델: 회사의 자동화 연구 시스템 '유레카 머신(Eureka Machine)'이 개발 거의 전 과정에 참여했고, 처음부터 만드는 데 4개월이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유레카 머신은 더 희소한 모델 구조, 품질 손실을 거의 없이 모델 크기를 71% 줄인 저비트 학습, 연산을 빠르게 하는 맞춤 커널 등을 직접 찾아냈다고 합니다.
• 노트북에서 도는 코딩 모델: 전체 400억 개 파라미터 중 토큰당 약 25억 개만 활성화되는 MoE(전문가 혼합) 구조라, 고사양 노트북에서도 돌아갑니다. M4 Pro 맥북 프로에서 초당 125토큰 이상, 엔비디아 스파크에서는 150토큰 이상을 냈다고 합니다. 다만 에이전트형 코딩에는 48GB 정도의 메모리가 권장됩니다.
• 무료 공개: Apache 2.0 라이선스의 오픈웨이트 모델이라 누구나 내려받아 쓸 수 있습니다.
• 성능: 회사 발표 기준으로 SWE-bench Verified 74.2%, 50B 미만 MoE 모델 중 최상위권입니다. 다만 같은 비교표에서도 알리바바 Qwen의 일부 모델이 앞서는 항목이 있고, 대형 유료 코딩 도구보다는 사람이 작업을 더 잘게 나눠 줘야 한다고 회사 스스로 인정했습니다.
물론 '알아서 스스로 진화하는 AI'까지는 아직 멀었습니다. 지금의 유레카 머신은 사람이 감독하는 AI 연구 조수에 가깝습니다. 그래도 소수의 팀이 AI 연구 시스템의 도움으로 4개월 만에 경쟁력 있는 모델을 내놓았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 있는 신호입니다.
3. 두 회사가 가리키는 AI 발전의 방향
접근법은 다르지만, 두 회사가 가리키는 방향은 놀랍도록 비슷합니다.
첫째, '무조건 크게'의 시대가 저물고 있습니다. 플래핑에어플레인즈는 더 적은 데이터로, 플린트는 더 작은 활성 파라미터로 승부합니다. 효율이 곧 경쟁력이 되는 흐름입니다.
둘째, AI 연구 자체가 자동화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AI 발전의 병목은 '똑똑한 연구자가 얼마나 많으냐'였습니다. 리커시브는 그 일의 상당 부분을 AI에 맡길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연구 속도가 사람의 속도에 묶이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발전 곡선은 지금보다 훨씬 가팔라질 수 있습니다.
셋째, AI가 다시 내 컴퓨터로 내려옵니다. 클라우드에 접속해야만 쓸 수 있던 고성능 AI가 노트북에서 오프라인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비용, 개인정보 보호, 속도 면에서 개인과 작은 회사에 큰 기회입니다.
넷째, 작은 연구소에도 기회가 열립니다. 제품 없는 연구소에 거대한 자본이 몰리고, 작은 팀이 AI의 도움으로 빠르게 모델을 만들어 냅니다. 빅테크만의 게임이던 AI 개발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뜻입니다.
마치며: 기대와 함께 지켜볼 것들
물론 냉정하게 볼 부분도 있습니다. 플래핑에어플레인즈는 아직 구체적인 연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고, 1,000배 효율이라는 목표는 어디까지나 '목표'입니다. 플린트의 성능 수치 역시 상당 부분 회사가 직접 측정·발표한 것이라 외부 검증이 필요합니다. AI가 AI를 개선하는 구조가 본격화될수록, 그 과정을 사람이 얼마나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질문이 될 겁니다.
그럼에도 2026년의 AI는 분명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더 크게'에서 '더 영리하게'로. 날개를 퍼덕이던 비행기가 결국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하늘을 날게 됐듯, AI도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다음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참고 자료
• TechCrunch — Flapping Airplanes on the future of AI
• TechCrunch Equity — This Sequoia-backed lab thinks the brain is 'the floor, not the ceiling' for AI
• TechCrunch — Recursive launches Flint
• MarkTechPost — Recursive Releases Flint
• Crypto Briefing — Recursive launches Flint
이 글은 클로드 소넷5.5로 작성했음!
두 회사의 등장과 방향성이 흥미로워서 들고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