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독서 <주님께서는 여러분을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리셨 습니다. 그분께서는 우리의 모든 잘못을 용서해 주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콜로새서 말씀입니다. 2,6-15
형제 여러분, 6 여러분은 그리스도 예수님을 주님으로 받아들였으니 그분 안
에서 살아가십시오. 7 가르침을 받은 대로, 그분 안에 뿌리를 내려 자신을 굳
건히 세우고 믿음 안에 튼튼히 자리를 잡으십시오. 그리하여 감사하는 마음이
넘치게 하십시오.
8 아무도 사람을 속이는 헛된 철학으로 여러분을 사로잡지 못하게 조심하십시
오. 그런 것은 사람들의 전통과 이 세상의 정령들을 따르는 것이지 그리스도
를 따르는 것이 아닙니다.
9 온전히 충만한 신성이 육신의 형태로 그리스도 안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10
여러분도 그분 안에서 충만하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모든 권세와 권력들의 머
리이십니다.
11 여러분은 또한 그분 안에서 육체를 벗어 버림으로써, 사람 손으로 이루어
지지 않는 할례 곧 그리스도의 할례를 받았습니다. 12 여러분은 세례 때에
그리스도와 함께 묻혔고, 그리스도를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신 하느님
의 능력에 대한 믿음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과 함께 되살아났습니다.
13 여러분은 잘못을 저지르고 육의 할례를 받지 않아 죽었지만,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그분과 함께 다시 살리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우리의 모든 잘못을 용
서해 주셨습니다. 14 우리에게 불리한 조항들을 담은 우리의 빚 문서를 지워
버리시고, 그것을 십자가에 못 박아 우리 가운데에서 없애 버리셨습니다.
15 권세와 권력들의 무장을 해제하여 그들을 공공연한 구경거리로 삼으시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들을 이끌고 개선 행진을 하셨습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예수님께서는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그리고 열두 제자를 뽑으시고 그들을 사도라고 부르셨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6,12-19
12 그 무렵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
님께 기도하셨다.
13 그리고 날이 새자 제자들을 부르시어 그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으셨다.
그들을 사도라고도 부르셨는데, 14 그들은 베드로라고 이름을 지어 주신 시
몬, 그의 동생 안드레아, 그리고 야고보, 요한, 필립보, 바르톨로메오, 15 마
태오, 토마스,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 열혈당원이라고 불리는 시몬, 16 야고
보의 아들 유다, 또 배신자가 된 유다 이스카리옷이다.
17 예수님께서 그들과 함께 산에서 내려가 평지에 서시니, 그분의 제자들이
많은 군중을 이루고, 온 유다와 예루살렘, 그리고 티로와 시돈의 해안 지방에
서 온 백성이 큰 무리를 이루고 있었다. 18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도 듣고 질
병도 고치려고 온 사람들이었다. 그리하여 더러운 영들에게 시달리는 이들도
낫게 되었다.
19 군중은 모두 예수님께 손을 대려고 애를 썼다. 그분에게서 힘이 나와 모든
사람을 고쳐 주었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당신 제자들 가운데 열두 사도를 따로 뽑으시는 장면
을 전합니다. 그런데 사도들을 뽑으시기 전에 그분께서 보여 주신 행동은 우
리의 눈길을 끕니다.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으로 나가시어,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기도하
셨다.”
당신의 최측근이 될 사람들을 뽑으시는 중요한 일을 앞두고,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느님의 뜻을 구하며 기도하셨습니다. 그것도 밤을 꼬박 새워 기도
하셨습니다.
루카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 모습을 자주 조명합니다. 세례를 받으
시는 장면에서 예수님께서는 기도하고 계셨고, 그때 성령께서 내리시고 하느
님의 음성이 들려옵니다(3,21-22 참조).
예수님께서는 바쁜 일정 중에도 따로 시간을 내어 기도하셨습니다(5,16; 11,1
참조). 베드로가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는 장면의 배경에도 기도하시
는 예수님의 모습이 나타납니다(9,18 참조).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실
때도 그분께서는 기도하고 계셨습니다(9,28-29 참조).
수난을 앞두고 올리브산에 가셔서 다음과 같이 기도하십니다. “아버지, 아버
지께서 원하시면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하십시오”(22,42).
십자가 수난을 당하시는 중에도(“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23,
34]), 심지어 숨을 거두시는 그 순간에도(“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
깁니다.”[23,46]) 아버지께 기도드리며 그분에 대한 신뢰를 놓지 않으십
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늘 기도하셨습니다. 따로 기도하실 필요가 없어 보이는
그 전능하신 분께서 그토록 많은 기도를 올리신 것입니다. 특히 중대한 일을
앞두시고서는 늘 아버지의 뜻을 구하셨습니다.
열두 사도를 뽑으실 때도, 거룩한 변모를 통하여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실 때
도, 붙잡히시기 전에도, 그리고 숨을 거두시는 순간에도, 아드님께서는 아버
지와 끊임없이 대화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도 그렇게 기도하셨는데, 나약한 우리는 얼마나 더 기도하여야 하
겠습니까? 인생의 갈림길에 서 있을 때, 중요한 결정을 하여야 할 때, 힘들고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아버지 하느님을 찾고, 그분의 뜻을 구하고, 그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기도합시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
-출처 매일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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