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 메말라 가는 세상
Los Angeles 지역에서 TV 채널5.4에서 코미디 프로그램 'Whose line is It anyway?'를 주중에 저녁 8시부터 12시까지 장장 4시간을 매일 방영한다. 왜 그렇게 파격적인 방송을 하고 있을까? 시청자가 쇄도하기 때문이란 것은 당연한 답이다. 사람들은 웃음을 찾고 있다.
미국에서는 'The Simpsons Movie'라는 영화가 큰 인기를 끌며 사람들을 영화관으로 향하게 했었다. '심슨'은 20여년간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어온 미국 TV 코미디 프로의 대명사였다.
그 나라의 대통령을 코미디로 다룰 수 있어야 열린 사회라는 말이 있다. 국민 한 사람으로부터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웃고 웃기는 일에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한 때 탤런트가 대통령의 얼굴과 닮았다 해서 출연정지가 된 적이 있었다. 이 얼마나 웃기는 일이었는지... 두고두고 못난 대통령으로 기억되고 있다.
2006년에 미국의 대통령인 부시가 자기와 꼭 닮은 코미디언을 백악관으로 초대하여 나란히 서서 미국을 웃음바다로 빠지게 한 적이 있었다. 부시대통령과 부시대통령의 복사판이라고 할 수 있는 코미디언 "스티브 브리지스"는 백악관 기자단 만찬장에서 동시에 연단에 올라 우스꽝스런 행동으로 참석자들의 폭소는 물론, 이를 TV로 지켜본 미국인들의 배꼽을 빼놓았다.
부시 대통령과 코메디언 '스티브'는 이날 미 대통령 마크가 찍힌 두 개의 연단에 각각 서서 참석 기자들을 웃기기 시작했다. 입을 먼저 연 사람은 부시 대통령이다. 부시 대통령은 최근에 단행된 백악관 인적 개편을 염두에 둔듯 "여러분, 나는 오늘 밤 기분이 좋습니다. 최근의 백악관 인사에서 살아 남았거든요..."라고 말해 참석자들이 박장대소를 했다. 이어 부시대통령이 "미국에는 또 다른 대통령이 있다." 며 스티브를 소개하자 장내는 또 다시 폭소 도가니로 변하기 시작했다.
'스티브'는 그렇지 않아도 부시 대통령의 각종 발언과 정책을 부시 대통령의 비음 섞인 특유의 음성과 거의 흡사한 모습으로 흉내내 미국인들이 어떻게 저렇게 닮은 코미디언이 있을 수 있느냐?고 의아해 했다.
코미디언 스티브도 스티브지만 자기를 비아냥거리는 그를 백악관에 초대해 같은 자리에서 자기를 비꼬게 한 부시대통령은 비웃음이 아닌 참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한국의 코미디 중 기억에 남는 프로가 있다. 1980년대 '유머1번지'의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코너라고 생각된다. 김형곤씨가 비룡 그룹 회장으로 나왔던 이 코미디는 당시의 사회분위기와 맞아 떨어져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잘 돼야 될 텐데'' ''잘될 턱이 있나'' ''밥 먹고 합시다'' 등의 유행어를 낳았다.
'나는 회장님의 영원한 종입니다. 딸랑딸랑' 하며 윗사람 비위 맞추는 기회주의자 이사 역을 맡았던 김학래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손놀림은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난다.
한 때 개콘의 '생활사투리 코너'도 재미있었다. ''내 아를 나아도'' ''음마, 거시기 허요'' 등의 경상도와 전라도 사투리는 모호한 표현에도 불구하고 의사소통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영남에서 길을 물어보면 "요래 요래 요래 가면 됩니더"라고 한다거나 호남에서 "거시기 했남" "그럼 거시기 혀" 해도 무슨 말인지 알아듣는 경우와 같다. 사투리의 강점은 자신들의 언어를 다른 사람이 알아듣지 못한다는 일종의 쾌감도 있지만, 친밀감과 함께 지역민들에게는 강한 연대감을 준다.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살아가기가 어려워지면서 웃음도 메말라간다.
한국인의 소탈한 웃음을 가장 극명하게 표현한 것이 '하회탈'이다. 눈 꼬리가 아래로 흘러내린 하회탈의 웃음은 너무나 자연스러워 친근감을 느낀다. 삭막한 세상에 '하회탈'이라도 쓰고 살아야 할 판이다. 특히 나이가 들어가면서 근육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웃음도 줄어드는 것이 안타깝다.
웃음의 형태는 다양하다. 소리 없이 웃으면 '미소(微笑)', 떠들썩하면 '홍소(哄笑)', 크기만 하면 '대소(大笑)', 얼굴의 주름살이 펴질 정도로 유쾌하고 활달하게 웃으면 '파안대소(破顔大笑)'다. 눈웃음, 너털웃음이 있는가 하면, 표정변화 없이 소리만 내는 헛웃음도 있다.
웃음이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조소(嘲笑), 비소(誹笑), 냉소(冷笑), 코웃음은 남을 얕보고 깔보는 빈정거림이 담겨 있어 차라리 웃지 않는 것만 못하다.
어느 코미디언이 이미 유언으로 남겼다는 자신이 죽은 다음 비석에 써달라는 비문의 내용이 늘 나를 미소짓게 한다. 그 코미디언의 비석에는 이런 비문이 새겨질 것이라고 한다. '웃기고 자빠졌네..." 그는 아직 생존해 있지만 세상을 떠난 후에도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기를 소망하는 배려가 고맙다.
웃음은 건강을 위한 묘약이라고 한다. 웃음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 없는 만병 통치약이다.
'웃음'은 세계에 수 천 가지의 말이 있고, 수 만 가지 방언이 있지만 '웃음'이란 언어는 세계공용어로 어디를 가든지 별로 차이가 없다...
기쁘고 행복한 목욜입니다!
첫댓글 네 감사합니다
오늘도 함박웃음으로 시작합니다~
예 좋은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