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과 한국인에 대해 ‘ 호의적입니다. 대체로 한국과 러시아를 좋아하고 중국과 일본을 싫어합니다. 한국을 부르는 이름에서도 한국에 대해 가지는 호감과 경외심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들이 부르는 한국 이름은 ‘솔롱고스’입니다. ‘무지개의 나라’가 한국을 부르는 이름이니 그 정서를 알만합니다.
◉1990년대 초 몽골이 사회주의 체제를 버리고 시장 경제체제를 선택하면서 한국과 가장 먼저 수교했습니다. 그 이후 한국에서 3년 전후 머물다 돌아간 몽골인들은 줄잡아 3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금도 5만 명 전후의 몽골인들이 한국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몽골인구가 3백만 명을 조금 넘으니 인구의 10분의 1 이상이 한국에 살아본 경험이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한국에서 3년 정도 돈을 벌어 몽골로 돌아가면 경제적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몽골인들은 한국을 다녀가고 싶어 합니다. 그것을 ‘솔롱고스’ 드림이라 부를 만합니다. ‘솔롱고스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들어온 몽골인들 가운데 한국에서 대중가수의 꿈을 이루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지난해 ‘탑골 램소디’에 출연했던 엔 뭉크가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10년 전 한국에 와서 근로자로 일하면서 가수의 꿈을 키워온 엔 뭉크입니다. 4년간 근로자로 일한 뒤 몽골로 돌아가지 않고 대학에 진학해 실용음악을 공부했습니다. 결혼까지 한 뒤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노래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고생해 온 아내를 위해 고른 임재범의 ‘너를 위해’를 불러 ‘탑골 렙소디’ 5대 가왕에 올랐습니다. 끝까지 감정을 잘 절제해가며 깊은 울림을 줬습니다. https://youtu.be/9KRLJr4vQfM
◉한국말을 잘하는 몽골인들이 많습니다. 한국말에 대한 적응력도 빠르고 발음도 서양인들보다 정확한 편입니다
◉지금 몽골인들이 사용하는 문자는 러시아 키릴문자입니다. 우리와 같은 어족에 속한다는 게 이해가 잘 안 될 수도 있습니다. 문자가 없이 살아왔던 몽골인들은 13세기 초 칭기스칸 시대때 위구르 몽골어를 갖게 됩니다. 위그루인 타타르 통가가 만든 고대 몽골어입니다. 몽골 비치크라 부르는 이 문자는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 때 참조하기도 했습니다.
◉몽골의 주류 할흐 족이 사용했던 이 언어는 1946년에 러시아 키릴문자의 옷을 입게 됩니다. 키릴문자에 두 개의 모음을 더해 소리 나는 대로 몽골말을 표기한 이른바 표음문자입니다. 세로쓰기 등으로 불편한 점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당시 소련의 위성국이었던 몽골이 러시아 문자를 가져왔습니다. 비록 문자는 바뀌었지만 말은 원래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그러니 한국어와 몽골어는 여전히 상통하는 뭔가 있습니다.
◉엔 뭉크가 부르는 부활의 ‘사랑하면 할수록’입니다. 몽골어로 부르는 2절을 들어보면 몽골어가 주는 느낌과 뉘앙스를 느낄 수가 있습니다. https://youtu.be/voWpsj_MKk4
◉엔 뭉크가 한국에서 가수에 도전하는 일에 한국에 있는 몽골인들은 박수와 격려를 보내고 있습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주최한 공공외교주간행사에서 엔 뭉크가 부르는 인기 있는 몽골 노래 만다흐 나르(떠오르는 태양)이니다. 몽골 전통의상 데르를 입은 그가 여기서는 1절을 몽골어로, 2절은 한국어로 부릅니다. https://youtu.be/B9kWs_1FY8M
◉별 내리는 초원은 몽골인들의 고향입니다. 자신의 고향을 떠나 별이 거의 사라지다시피한 남의 나라 도시에서 지내는 몽골인들은 별을 바라보고 싶은 마음을 지닌 채 고향을 그리며 살아갑니다. 엔 뭉크가 고향의 별을 보고 싶어 하는 몽골인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노래로 띄우는 ‘별을 바라보고 싶다’입니다. https://youtu.be/l7-RCIEdurw
◉역시 탑골 랩소디에 출연했던 몽골인 또 한 사람의 노래를 더 들어봅니다. 엥흐바야르란 이름을 가졌습니다. 몽골 대통령을 지낸 사람과 같은 이름을 가진 친구입니다. 그가 부른 김건모의 ‘서울의 달’입니다. 한국 사람이 부르는 노래 같습니다. 용모도 그렇고 노래도 그렇습니다. https://youtu.be/a7Cjquw-Bd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