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차를 구매할때의 일이다.
흑감색 포니를 처음 한 일년 반쯤 타다가 남의 말을 듣고 팔았더니 금세 아쉽다.
다시 새차를 사기로 작정하고 세일즈맨을 불렀다.
"차 새로 사신대서 왔습니다."
"네."
"처음 사시나요?"
"아뇨, 두 번째인데요"
"그럼 차를 올려 타시겠군요?"
"아뇨, 그냥 포니로 하렵니다"
"그럼 차 색을 바꾸시게요."
"네 그럴까 합니다. 어떤색이 좋을까요?"
"먼저 타신 차 색갈이 뭔데요?"
"흑감색 였습니다."
"그럼 샴페인 색으로 바꾸시면 어떨까요?"
"무슨 색요?"
"샴페인 색요."
이따금 연회석에 참석 샴페인을 마셔 봤으나 도무지 샴페인색이 머리에
떠 오르지 않는다.
샴페인 색이라니까 곧 '축배의 노래'가 머리를 스친다.
봉투에서 꺼낸 카다로그를 보니 진한 밀쿠 커피색이다.
"샴페인색으로 하겠소"
만약 이때 "밀크 커피색이요" 했다면 그다지 마음에 썩 내키지 않았을것이다.
'벽돌빛'보다 '장미빛'이 '밀크 커피 색'보다 '샴페인 색'이 확실히 기분이 좋고 아름답게 가슴에 와 닫는다.
낱 말을 선택할 때 상대방에게 좋은 느낌을 주는 말을 골라 말할수 있다면
우리 대화 능력은 한층 충실해 질것이다.
대부분은 영어 사전은 자주 펼쳐보기 때문에 검은 고양이 처럼 까맣게
때가 묻어 있는데, 국어 사전은 정반대로 여인의 진솔 버섯처럼 희고 깨끗하다.
좀처럼 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휘가 풍부해야 다양하고 복잡한 느낌과 생각을 그때마다 적절히 구사할수 있다.
'명랑소설'이라고 장르아닌 장르를 이루어 놓은 조흔파 선생의 일화가 생각난다.
라디오 인터뷰에서 만났다.
"....조 선생님 느낌은 어떠십니까?"
"야리야리한 느낌입니다"
"야리야리하다니요?"
"야리야리를 모릅니까?"
"묵 있죠? 묵 무침이 있는데 이것을 젖가락으로 집어 먹으려면 묵이 젖가락 사이로 빠질락말락하지않소?"
"그런데요?"
"묵을 젖가락으로 집어서 입에 넣기 직전 묵의 모양이 야리야리요!.."
방송이 끝난뒤, 스튜디오에서 나와 나의 사무실에서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이 말이 사전에 없다.
'의태어'이므로 사전에 수록되지 않았나 보다.
언제인가 한식집에서 불고기를 시켜 먹으며 가까운 친구들과 담소를 나눈적이 있는데 그때 마침 묵 무침이 나왔다.
불현듯 '야리야리"가 떠올라 그것을 먹으며 웃었더니, 좌중이 의하해 했다.
묵을 먹으면 먹었지 싱겁게 웃기는 왜 웃느냐는 것이다.
그 까닥을 내가 설명해 줬더니 모두 묵을 먹으며 '야리야리"란 말의 담은 뜻을 음미해 본뒤,,,,,
한바탕 크게 웃어 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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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동영상님.... 그럼 아리까리 하다는 것은 무슨 뜻인겨?
ㅎㅎㅎ 동영상님~ 야리야리... 잘 배웠습니다.감사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