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은, 학교(창남초등학교) 21-2, 이제 중학생이 되네
창남초등학교 체육관에서 6학년 졸업식이 한창이다.
학생과 학교 선생님만 들어갈 수 있어서 체육관 앞 운동장에서 기다린다.
마칠 시간이 되자 사람들이 모여든다.
저마다 선물이며 꽃다발 같은 선물을 들고 있다.
그 틈에 함께한다.
“나온다. 나온다!”
어느 학부모의 외침에 맞춰 학생들이 줄줄이 체육관에서 나온다.
후배들과 졸업식 손님들이 줄 맞춰 선 테두리 사이를 걷는다.
“은아!”
은이 모습이 보여 소리 내 부른다.
은이가 씩 웃는다.
축하 꽃다발을 건넨다.
은이가 준비한 감사 선물을 도움반 선생님 두 분에게 전한다.
“아이고, 저희 것도…. 감사합니다. 은아, 고마워.”
6학년이 1반과 2반, 두 반이 끝인 데다 코로나 탓에 졸업식 손님이 적다.
그래도 아쉬운 대로 졸업식 분위기가 난다.
북적한 가운데 기념사진을 찍는다.
지난 2년, 누구보다 은이에게 마음 써 살펴 주신 도움반 이정 선생님,
6학년 1반 친구들과 함께하도록 여러 일을 챙겨 주신 정다와 담임 선생님,
주말이면 은이 집에 놀러 왔던 친구 김예령 양과 은이를 사진에 담는다.
학교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도움반 교실에 들른다.
학교에 두고 사용했던 짐을 선생님이 잘 챙겨 두었다.
은이 이름이 적힌 예절상과 졸업장, 장학증서, 졸업 앨범을 챙긴다.
주차한 차까지 다시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는 길, 선생님들이 배웅한다.
차에 먼저 탄 은이에게 도움반 황선주 선생님이 고개를 내밀어 인사한다.
언제나 약간 차가운 은이 손을 꼭 감싸 잡은 채로 말한다.
“은아, 우리 은이 졸업했네. 이제 중학생이 되네.
중학교 가서도 공부 잘 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라. 알겠지?
고생했다, 고생했어.”
기념사진도 극구 사양할 정도로 평소 마음을 잘 내비치지 않던 황선주 선생님이었는데…
마지막 인사에 은이를 향한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담겨있다.
같이 있던 사람들 눈시울이 붉어진다.
은이가 주문한 피자를 찾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정 선생님이 보낸 메시지를 열어 본다.
졸업식 중에 찍은 사진인가 보다.
‘선생님, 애쓰셨어요. ^^’
이제야 그 말이 이해된다.
운동장에서 기념사진 찍을 때, 이정 선생님과 황선주 선생님이 나누는 대화를 들었다.
교장 선생님이 ‘축하한다’ 했을 때, 기분이 좋았는지 크게 웃었다고 했다.
학교 선생님들과 6학년 친구들 앞에서 은이가 마지막 인사 확실히 했구나 싶다.
이정 선생님에게 답장한다.
은이와 함께, 은이 대신 감사한 마음 담아 메시지를 채워 간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은이 사진이 멋있네요.
학교에서 선생님이 마음 써서 살펴 주신 덕분에 은이가 초등학교 잘 다녔습니다.
중학생이 되면 다시 새로운 일들을 겪겠지만, 막상 초등학교 졸업이라고 하니 아쉬운 마음이 큽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종종 은이 소식 전하겠습니다. 평안한 주말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선생님!‘
2021년 2월 5일 일지, 정진호
은이 졸업을 축하합니다. 몇 해를 다니면서 많은 분들 덕분에 학교 잘 다녔습니다. 학생으로 성실하고, 친구들과 잘 지냈습니다. 은이의 학교생활이 평안하기 위해 보이지 않게 도움을 주신 덕분입니다. 황선주 선생님의 ’고생했다, 고생했어‘ 말씀에 눈물이 났습니다. 고맙고 고맙습니다. 박현진
글 읽으며 참았던 눈물이 황선주 선생님의 말에서 흘러내렸습니다. ’고생했다. 고생했어.‘ 학교 선생님들과 친구들 덕분에 학교생활 잘 할 수 있었습니다. 추억할 일들이 많이 남았고 좋은 친구가 생겼습니다. 스승의 날 찾아뵐 은사님들이 많습니다. 은이가 학교 잘 다닐 수 있도록 아침마다 분주히 챙겼을 정진호 선생님과 월평 동료들 고맙습니다. 부모님 카톡 프로필도 은이 사진으로 바뀌었더라고요. 최희정
글과 사진으로도 촉촉합니다. 창남초 다니기 참 잘했습니다. 이정 선생님, 정다와 선생님, 황선주 선생님, 창남초 선생님들과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덕분에 추억이 많고 아름다워요. 학창 시절이라 할 만큼 풍성했습니다. 정진호 선생님과 월평 동료들, 정말 애 많이 썼습니다. 예령이와 예령이 어머니도 빠질 수 없죠. 고맙습니다. 그리고 부모님도…. 월평
하은, 학교(창남초등학교) 21-1, 주말 잘 지내고 보자
첫댓글 사진 속 은이는 무슨 생각을 할까? 다사다난했던 학교생활을 돌아보며 '그래도 즐거웠어.'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은이 표정을 보니 왠지 그럴 것 같아요. 정진호 선생님, 은이 챙기고 살피느라 애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