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미(粳米)의 위력(威力)
한약에서 보익(補益)제로 다루는 갱미(현미)를 소개하고자 한다(한방에서는 현미(玄米)를 갱미(粳米)라 하여 보익제로 종종 처방한다.). 필자는 약 30년 전 L 박사가 우리나라에서 시작한 첫 강의를 듣고, 백미를 현미로 바꾸어 지금까지 꾸준히 먹음으로 체질이 완전히 개선되어 병약했던 몸이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결근 한 번 안 하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당시 그 먼 출근길을 피곤함 없이 다닐 수 있었던 것도 영양이 풍부한 현미로 주식을 바꾸었기 때문이라고 여겨 지금도 틈만 나면 현미의 위력을 역설(力說)하곤 한다.
본래 우리의 주식은 현미였다 예부터 동양인에게는 쌀(현미)이요 서양인에게는 밀(통밀)이주식이 되어 왔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고려 말기에 정미업이 발달하게 되어 쌀겨를 벗겨 먹으면서부터 더 많은 질병에 노출되기 시작했다는 기록을 볼 수 있다. 조선시대에 들어와 궁중에서는 왕에게 흰쌀밥을 진상하게 되니 궁중에서도 흰쌀을 동경하게 되었고 27대의 조선 왕들 중에서 영조를 제외하고는 장수(長壽)한 왕이 거의 없는 것도 이러한 식생활의 변화 때문이 아닐까?
조선 말 일본의 침략을 받으면서 서민들까지도 일본인들이 먹는 대로 쌀을 하얗게 정미하여 먹게 되었고 그 이후 지금까지도 사람들은 거의 모두 ‘쌀은 하얀 것’이정상인 것으로 착각하게 되었다고 여겨진다. 하긴 필자도 현미의 소중함을 깨닫기 전에는 현미를 처음으로 사 오신 어머니께 쌀이 아닌 먹지도 못할 이상한 것을 사 오신 것으로 불평을 했으니까 말이다. 더욱이 그 당시에는 압력솥이란 것이 없어 중탕을 해 먹어야 하니 그 맛이란 도저히 흰쌀과는 비교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벗겨 버린 영양소(phytochemicals = 식물성 화학물질 = 약효성분)들을 어딘가 에서는 보충을 해야 하는데 채소나 과일, 생선, 고기 등에서는 쌀 한 톨마다의 쌀눈과 껍질에서 얻을 수 있는 동일한 영양소를 얻기는 불가능하다. 이렇게 벗겨 버린 쌀알에는 귀중한 약효 물질들이 깨끗이 다 사라지고 없다.
이러한 식물성 화학물질에는 항산화작용, 항염작용, 진정(신경안정)효과, 소화액 조절작용(위산과다, 위산과소) 예방, 각종 간 질환 예방, 대장 질환(변비, 치질 등) 예방, 강심작용, 혈압조절작용, 항당뇨 효과, 각종 노폐물 제거작용, 이뇨작용, 항뇌 질환(치매, 중풍 등) 예방, 각종 항암작용, 피부정화작용 등이 있으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질병을 확실하게 예방하고 또 치료할 수 있다.
미국이 실험한 현미의 효능 십 수년 전 미국 머시(Mercy) 의료재단에서 현미의 효능에 대해 임상실험을 한 결과를 다음과 같이 발표하였다. “현미는 각종 암을 예방할 뿐 아니라 치료에도 효과가 탁월하며 체내의 독성을 제거하고 정자 생성을 도와준다.” 그리고 또 다른 보고에서는 현미에 함유된 각각의 성분을 중심으로 그 효능을 밝힌 바 있다.
현미에만 있는 좋은 성분들
*셀레늄(Selenium, Se) : 방사성 동위원소. 강력한 항암효과가 있어 암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식품이나 약품 등에 미량으로 사용해 왔으며 동물이나 인간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로 각종 건강 기능성 또는 건강보조제 제품에 사용하고 있다.
* 감마오리자놀(γ-Oryzanol) : 쌀겨에 함유되어 있는 식물성 스테로이드 성분으로 우리 몸의 각종 호르몬 체계를 조절하여 생리적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시켜 주는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폐경기 이후의 여러 증상을 완화시키며 만성위염이나 위궤양, 십이지장궤양에 유효하고, 과지단백증(hyperlipoproteinemia)을 치료해 준다. 세포 내에서 항산화작용을 주도한다.
* DNA, RNA 생성에 핵심적 역할 담당 * 식물산(Phytic acid) : 껍질에 주로 함유되어 있다. 현미에 묻어 있는 농약이나 중금속과 결합하여 체외로 배설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식물성 식품에만 함유되어 있는 매우 중요한 성분이다. 부정적 의미에서는 칼슘과 결합하여 체외배설을 한다는 설도 있다. 따라서 현미를 먹으면 칼슘이 부족해진다는 이론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보완이 가능하다.
* 메싸이오닌(methionine) : 성장 유지에 필수적인 천연 아미노산. 해독력이 있어 간 기능을 활성화하며 간 질환을 예방하는 식이의 필수 영양소이다. 요(尿)의 산도(pH)를 규제한다.
* 토코페롤(tocopherol) : 비타민 E로서 생식력을 증진시키며 면역증강작용과 항암작용이 뚜렷하다. * 섬유질 : 양질의 수용성 섬유질이 풍부하여 체내 구석구석 축적된 산화물질을 제거하여 항산화작용을 하게 됨으로써 위의 성분들과 더불어 확실한 항암효과를 나타낸다.
약전(생약규격집)에 실린 갱미의 효능은 보중익기(補中益氣), 제번갈(除煩渴),지사제(止瀉劑), 항종양제로 수록되어 있다. 현미는 그 다양한 효능을 모두 기록하기 어려울 정도이며 현미를 주식으로 하는 사람은 자신은 의식하지 못하지만 항상 항산화제와 항노화제를 자연스럽게 섭취하는 셈이 된다.
이 세상에 이렇게 일 년 내내, 아니 평생을 먹어도 부작용이 없는 항노화제(노화지연제), 암 예방 식품 곧 약품이 어디 있겠는가. 또한 현미밥을 지을 때는 좋은 잡곡들을 함께 넣어 더욱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십여 년 전 미국의 국립암연구소(NCI)에서 암 예방 식품을 30여 가지 발표했을 때, 마늘, 현미, 통밀 등이 제일 앞부분에 발표되었던 적이 있다.
이제부터라도 늦지 않았으니 매일 먹는 주식을 현미와 통밀로 기꺼이 바꾸어 즐겁고 감사하게 섭취하면 거의 모든 질병에서 해방될 수 있음을 확신하며 독자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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