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제일 봉, 고위산,
경주정보고등학교 등산부의 창단을 장식하다!
월성중학교 3학년 3반 김민욱
6월의 첫날.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권종훈 선생님과 함께 등산을 간다. 원래 임란 백일장이 있었으나 정보고등학교 등산부 창단식이 있다 하여 여기로 발걸음을 돌렸다. 약속장소인 터미널 근처에 오자 정보고 형들이 먼저 와 있었다. 처음 보는 분들이라 많이 어색하다. 잠시 후 정보고를 졸업하신 선배분들이 오신다. 등산부를 다시 창단한다는 얘기를 듣고 이렇게 달려오시니 감사하다. 선배분들 차를 얻어타고 용장마을로 향한다.

(등산을 위해 모인 정보고 등산부.)
작년에도 여기서 모여 등산을 시작했었어 익숙하게 느껴진다. 역시 앞에는 거북 돌이 놓여있었다. 작년에는 철로 된 제단 위에 모셔져 있었는데 돌로 쌓은 제단으로 바뀌었다. 이 거북 돌을 관리하시는 분께서 오셔서 설명해 주신다. 그런데 작년에 내가 쓴 기행문을 알고 계셨다. 제일 처음으로 올린 사진이 거북 돌 사진이었는데 그것까지 기억하고 계셔서 너무 감사했다. 작년에는 소원을 빌면서 들려고 하자 들리지 않았는데 올해는 힘겹지만, 돌이 들린다. 염원이 부족했나? 어던 형은 돌이 들리지 않는다 했다. 정말 신기라는 있는 가 보다.

(백팔염주 두른 거북 돌. 다 설명하지는 못하지만, 여기에 오기까지 여정이 꽤 장황했다.)

(거북 돌에 대해 설명 중이신 한 처사님. 돌 제단은 직접 쌓으셨다고 하신다.)
속속들이 등산부가 모여들고 인원점검 후 산으로 출발한다. 졸업 선배님들은 남아서 삼계탕을 준비하신다. 첫 등산인 만큼 그 의미가 남달라 보였다.

(출발 전 단체사진.)

(계곡을 건너서.)
(본격적인 산행을 알리는 지점.)
어느 정도 올라가면 점점 산세가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듣기로는 남산 등산길 중에서 가장 힘든 길이라고 했다. 얼마 가자 암벽이 나온다. 꽤 가팔라서 미끄러지면 죽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앞서 가는 권종훈 선생님 조와 뒤에 따라가는 손승락 선생님 조가 길이 엇갈려 난항을 겪기도 했다. 다행히 정상적으로 이동하고 있어서 안심하고 계속 올라갔다.

(엇갈린 손승락 선생님 조를 기다리고 있는 권종훈 선생님 조.)

(거친 바위가 장관을 이루는 고위산자락.)
얼마 안 가자 이 등산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밧줄 지점이 나타났다. 여기서부터는 거의 30분 정도 계속 밧줄만 타야 한다. 밧줄을 탈 때쯤 손승락 선생님 조가 정상에 거의 다다랐다는 소식을 들었다. 선발대와 후발대가 뒤바뀐 것이다. 서둘러 올라간다. 중간에 내려가는 밧줄도 있었는데 올라가는 것보다 더 위험했다. 그래도 정말 위험한 밧줄 구간은 없어서 다행이었다. 기억으로는 밧줄 구간만 11개 정도 되었다. 이걸 여기 설치한 사람들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진다.

(한 폭의 수묵화 같은 풍경.)

(고위산 가는 길에 있는 언덕.)

(밧줄. 대부분 옆에 돌아가는 길이 있다.)

(밧줄 앞에서.)

(바위 위를 향해!)

(가는 길에 본 하트모양 바위. 절묘하게 쪼개졌다.)
우여곡절 끝에 손승락 선생님을 다시 만났다. 그리고 드디어 남산 제일 봉, 고위산정상에 도착했다! 정상 부군에는 살짝 올라온 지대와 작은 비석, 먼저 와 쉬고 계신 정보고 형들이 있었다. 높이 494m로 남산에 있는 여러 봉우리 중 가장 높다. 금오산보다 사람이 적게 와서 전체적인 느낌은 금오산 정상보다 적어 보인다. 그렇지만, 남산 제일 봉이라는 사실에 변함은 없다. 쉬었다가 단체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옆에 사진기 지지대가 있었다. 하지만 사용하는 방법을 몰라 결국, 손으로 찍었다. 나중에 어떻게 고정하는지 알아봐야겠다.

(정상 도착!)

(살짝 솟아오른 진짜 정상(?).)

(고위산정상 표지석.)

(고위산정상에서 경주정보고등학교 등산부의 첫 등산을 장식하며!)
먼저 올라왔던 손승락 선생님 조는 천룡고원 쪽으로 내려가고 권종훈 선생님 조는 산정호수 쪽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거리는 권종훈 선생님 쪽이 더 멀다고 하신다.
정상에서 어느 정도 내려가자 비교적 너른 호수가 나타났다. 산정호수라고 하는데 남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수라고 한다. 근처에 밭이 있는 것도 아닌데 왜 여기 호수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사람이 만든 건지, 자연적으로 생긴 건지. 주변에 대나무밭이 있는 걸로 보아 확실치는 않지만, 옛날에 사람이 살았던 것 같다. 만약 그렇다면 밭에 댈 물이나 식수로 사용했을지도 모르겠다.

(산정호수. 중간에 있는 나무가 처음에는 뱀인 줄 알고 놀랐다.)

(짙은 초록빛이 가득한 산정호수. 과연 무얼 하려고 만든 것일까?)

(산정호수 근처에 있는 대나무밭.)
내려가는 길에 작은 계곡을 만났다. 물이 정말 맑아 보였다. 물속에는 버들치 같은 작은 물고기들이 이리저리 헤엄친다. 형들은 가재를 잡는다고 돌들을 이리저리 들춰본다. 결국, 한 마리 잡았다. 작년 오봉산 이후로 야생가재는 정말 오랜만이다. 다른 형은 손과 페트병으로 물고기를 잡기도 하셨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계곡.)

(계곡에서 잡은 가재. 나중에 다시 풀어주었다.)

(계곡물 속에서 물고기를 잡는 중. 물이 굉장히 차가워 찍는 동안 손이 어는 줄 알았다.)
용장골을 따라 내려가는 동안 수려한 경치가 이어졌다. 곳곳에 굽이쳐 흐르는 계곡과 사람들의 염원이 담긴 돌탑이 내려가는 길을 피곤하지 않게 해주었다. 내려가는 길은 편해서 다행이었다. 다 내려와 처음 모였던 장소로 간다.

(계곡에서 잠시 쉬고 있는 등산부.)

(멋진 계곡과 걸쳐져 있는 설잠교.)

(계곡 곳곳에 있는 돌탑.)

(내려가는 길.)
등산을 마치니 1시가 다 되어 갔다. 주차장에서는 졸업 선배님들이 삼계탕을 다 끓여 놓으셨다. 피곤한지 모두 바닥에 앉는다. 처음에는 30명이나 되는 인원이어서 삼계탕이 모자라지 않을까 싶었지만, 오히려 남아서 문제였다. 정말 배부르게 먹은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깨끗하게 뒷정리를 한다.

(식사 중.)

(펄펄 끓여지는 삼계탕.)
식사 후 다시 모여서 다시 한 번 인원점검을 하고 잠시 졸업하신 선배님 말씀을 듣는다. 고등학교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선배님께서는 등산부라고 하셨다. 그렇게 좋은 추억으로 남아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선배님 말씀처럼 등산부가 오래오래 갔으면 좋겠다. 마치고 다시 선배님 차를 얻어타고 갔다. 내가 얻어탄 차는 택시였는데 한 달에 보험까지 합쳐서 1,000만 원 가까이 버시는 분이셨다. 택시 중에도 장거리 전문인데 그래서 그런지 엄청난 속도로 도로를 달리셨다. 고속도로에서도 이렇게 빨리 달리는 걸 못 봤는데. 오늘도 여기 오기 전에 정선에서 포항까지 운행하시고 오셨다고 하셨다. 말씀으로는 경주에서 포항까지 15분이면 가신다는데 역시 돈을 잘 버는 데는 그만한 노력과 이유가 있는 것 같았다.
밧줄도 많이 타고 힘들기는 했지만, 너무나 재미있었던 등산이었다. 오랜만에 권종훈 선생님, 손승락 선생님과 함께 가서 좋기도 했다.
경주정보고등학교 등산부. 남산 제일 봉 고위산의 기상처럼 앞으로 좋은 날만 있기를!
-여정- (2013. 6. 1. 土)
용장마을 입구(백팔 염주 두른 거북 돌)→ 등산 입구(계곡 징검다리)→→ 밧줄 첫 시작점→→ 고위산정상→→ 산정호수→ 설잠교→→ 등산 입구(계곡 징검다리)→ 용장마을 입구 주차장
새롭게 펼쳐라!
羅新
첫댓글 늦게 올려 죄송합니다!
민욱아!
다른 약속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참석해 주고 멋진 산행기까지 올려주니 너무 고맙구나.
앞으로 졸업한 선배들과 재학생들이 같이 어울려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있었으면 하는
나름대로의 바램인데 잘 되리라 믿어본다.
그리고 언제 시간되면 또 다시 산에서 함께 걸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하고 기대를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