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고 對 서울 언남고
일시 : 07월 31일(화) 19시 00분
장소 : 함안공설운동장
결과 : 2 대 1 승
전반 : 1 대 0<득점-이창민(16분,도움-박지민)>
후반 : 1 대 1<득점-정동윤(25분,도움-이창민), 실점-6분)>
출전선수
GK 임홍현
DF 김승주 손기련 정준현 이상하
MF 정동윤 신일수 한지원 지언학
FW 이창민 박지민
축구(蹴球)....
가장 원초적이면서도 인간의 야성 본능을 그대로 구현해내는 인류 최고의 스포츠....
둥근 공 하나에 모두의 시선이 쫒아다니며 네모난 과녁에 그 공을 집어넣기 위해 온갖 전술과 기량을 연마하여...
승리에는 환희의 눈물을... 패배에는 슬픔의 회환을 담아내는 거룩한 의식.....
승부(勝負)....아니...전쟁(戰爭)이라는 표현이 더 가까울 것 같습니다...
언남고... 물러설 수 없는 막다른 길목에서 운명처럼 다시 조우합니다...
4전 2승 2패의 초호각세...
예선리그 1차전에서 승부차기 패배의 충격으로 고교 최강이라는 자부심에 조금은 상처를 입은 우리 부경고로서는 벼르고 벼렸던 리벤지(revenge match) 매치이기도합니다...
7월 22일...예선 1차전..그믐을 지나 날카로운 낚시 바늘같았던 초승달이 어느새 만월(滿月)을 향해 부푼 배를 만집니다...
부풀어 오른 상현달 만큼...승리에 대한 느낌이 좋습니다...
전반전
하얀 바탕에 빨간 세로줄무늬...전통의 부경고 유니폼...
노란 바탕에 파란 세로줄무늬...새로운 디자인의 언남고 유니폼...
유니폼 색상만큼 강렬한 두 라이벌의 축구전쟁이 언남고의 선축으로 시작됩니다...
함안종합운동장은 함안스포츠센타의 다른 구장과 달리 경기장 규격이 상대적으로 큽니다...
자연히 공간의 활용면에서 패스게임을 하는 팀에 상당히 유리한 환경임은 주지의 사실...
경기시작 1분...상대 진영 중앙에서 약간 왼쪽...골문과의 거리 약 25미터 지점...
신일수의 강력한 프리킥이 수비스크럼을 맞고 골박스 안으로 떨어집니다...
비호처럼 볼을 낚아챈 정동윤...하지만 오른쪽 사각에서의 슈팅이 무위에 그치며 첫찬스가 날아갑니다
초반 부경고와 언남고의 패스게임도 긴장한 듯 둔탁하게 흘러갑니다...
하지만 두명의 더블 볼란치(신일수,한지원)와 꼭지점 이창민의 유기적인 움직임...그리고 지언학과 정동윤의 활발한 윙플레이에 원톱 박지민은 활동반경을 최대한으로 넓히며 수비진의 밀착마크를 역이용하는 영리한 플레이로 주도권을 부경고로 가져옵니다...
5분경...이상하의 연결패스를 받은 지언학이 아크써클 정면에서 오른쪽으로 치고 들어가며 강력한 오른발 대각선 슈팅을 작렬하지만 볼은 반대편 골포스트를 아슬아슬하게 비켜나가며 다시 한 번 분루를 삼킵니다...
초반 부경고의 파상공세에 움츠렸던 언남고도 질 수 없다는 듯 양날개를 활짝 폅니다...
9분경...우리 진영 아크써클 정면에서 프리킥 위기를 맞지만 다행히 수비벽 맞고 첫 위기를 무사히 넘기는 부경고...
일진일퇴의 불꽃튀는 공방전...양 팀은 몸이 풀린 듯...서서히 유기적인 패스웍을 통해 서로의 두터움을 노려보며
자신의 날 선 칼날을 상대 진영에 뿌려봅니다...
16분경...부경고의 날카로운 비수가 언남고 오른쪽 옆구리를 베어들어가며 언남고의 두터운 심장에 먼저 깊은 생채기를 남깁니다...
부경고의 라이트 윙백 김승주의 돌파가 순간 빛을 발하며 상대진영 오른편을 파고들어옵니다...
두명의 수비수를 돌파한 후 신일수에게 짧은 패스를 열어주자...신일수의 전방으로의 칼날같은 패스가 골박스안 박지민에게 그대로 연결됩니다...
지체없이 돌아서며 오른발 터닝슈팅을 날리는 박지민....
하지만 회심의 터닝슈팅은 빗맞으며 옆으로 흘러가 버리는데...
그때 골문 전방에 이창민이 수호천사처럼 환하게 그 볼을 캐치합니다...(슈팅이 졸지에 패스가 되어버립니다...ㅋ)
부경의 카이저..이창민...가볍게 골문을 가르며 천금같은 선취골을 부경고로 가져옵니다...
(오프사이드라고 언남고벤치에서 강력히 항의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선취골 후 기세를 탄 부경고의 공세가 언남고 문전을 맹폭합니다...
21분경...상대 진영 왼편에서 지언학의 패스를 이어받은 이창민의 강력한 왼발슈팅이 언남고 골키퍼의 펀칭에 가로막힙니다...
이어진 코너킥 기회...이창민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골문 앞에 떨어지자 혼전중 박지민의 슈팅이 터져나오지만 육탄방어하며 격렬히 저항하는 수비수 몸에 맞고 절호의 추가득점 기회가 또다시 무산됩니다...
이어진 언남고의 역습....물밑듯이 밀고 올라오는 언남고의 빠른 카운트 어택에 잠시 주춤한 부경고는 역시 빠른 역습으로 언남고 진영을 순간 얼어붙게 만듭니다...
센타써클 중앙에서 볼을 잡은 이창민의 고강도 공간패스가 우측의 정동윤에게 정확히 연결됩니다...
골박스 안...수비수를 제치고 페널티 지점으로 드리블해 들어가려는 순간 주심의 휘슬이 울립니다...
정동윤의 차징 파울...안선진감독이 강력히 항의하며 억울함을 호소해보지만 주심의 표정은 냉랭하기만 합니다...
후반전
부경고의 전반적인 우세속에 끝난 전반....후반 시작과 동시에 언남고의 청룡언월도가 달빛에 번쩍입니다....
공격과 수비를 주고받으며 부경고의 날카로운 선방이 먼저 언남고의 면전에 날아갑니다...
3분경 상대 진영 우측에서 이어진 정동윤과 이창민...그리고 크로스되며 패싱을 이어받은 지언학의 마무리슈팅이
수비수맞고 아웃되어버립니다...
6분...언남고의 전매특허... 카운트 어택에 부경고의 응원단이 순간 깊은 침묵에 휩싸입니다...
빠른 날개를 활용한 언남고의 크로스에 부경고 수비진이 순식간에 붕괴되며 다이빙 헤딩골을 내준 부경고....
이제...분위기는 완연히 언남고로 쏠립니다...
부경고 진영 종횡을 아우르는 빠르고 정확한 패싱이 눈부시게 펼쳐집니다...
유기적인 패싱플레이에 상대팀이지만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사기가 오른 언남고 선수들과 응원단의 기세가 좀처럼 누그러 들줄 모르고....
비세에 직면한 부경고선수들의 플레이는 그만큼 움츠러 듭니다...
패싱이 안되고 걷어내기에 급급합니다...
공격시엔 롱패스에 의한 단순한 공격으로 번번히 공격권을 상대에게 너무나 쉽게 내어줍니다...
안타까운 장면들이 하나 둘...자꾸만 되풀이 되지만...
역시 그라운드엔 걸출한 캡틴 이창민이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선수들을 독려하기 시작합니다...
집중을 요하는 고함과...절륜의 볼컨트롤과 키핑...
18분...정동윤과 콤비네이션을 이루며 터트린 강력한 슈팅이... 드디어... 뜨거웠던 언남고의 공세에 차디찬 찬물을
끼어얹저 버립니다....
소강상태....
다시 전열을 재정비한 부경고의 압박이 점점 효력을 발휘합니다...
언남고의 패스가 다시 둔탁해지며 무디어지려 할 즈음....
센타써클에서 언남고의 공격을 차단한 이상하의 인터셉트가 전방의 박지민에게 연결됩니다...
공격 셋...수비 셋...
박지민은 따라붙는 수비수를 뒤로하고 중앙의 이창민에게 짧은 패스를 열어주자 이창민의 그림같은
패스가 오른편에서 쇄도하던 정동윤의 발 아래로 정확히 연결됩니다....
골문 정면 오른쪽 골에어리어 안....
정동윤은 앞으로 흘러가는 볼에 그대로 오른 발등을 얹어버립니다....
'공간 이동'이란게 이런건가요...
잠시 시야에서 사라졌던 볼은 어느새 언남고 골망을 출렁이며 살포시 미소를 짓습니다....
다시 달아나는 부경고....
맹렬히 쫒아오는 언남고....혼신의 힘을 쏟아 붓습니다...
다시 시작된 현란한 언남고의 패싱플레이...
하지만 지역방어에 들어가며 단단히 문을 잠근 부경고의 자물쇠는 좀처럼 열리질 않습니다...
32분...언남고의 코너킥에 이은 헤딩슛이 우리 골포스트를 맞고 아웃됩니다...휴....
부경고는 간헐적인 역습으로 다시 언남고 골문을 노크해보지만 마무리 패스의 미스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하는데...
(2007년 봄... 부산MBC배 8강..상대는 윤석영,주성환,지동원의 광양제철고...2대1로 앞선 상황에서 경기 종료직전 광양제철고에 코너킥을 내어줍니다...이것만 막으면 우승고지로 가는 큰 산을 넘게되는데...하지만 윤석영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며 결국 승부차기끝에 힘겹게 이기며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종료직전 인저리 타임...
그때의 악몽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갑니다...
언남고의 계속된 코너킥 기회...
우리 진영 오른쪽... 날카로운 크로스가 문전으로 떨어지는데 ...순간 언남고 공격수의 헤딩이 한발 먼저 번개같이 작렬하며 골문안으로 빨려들어갑니다....
아~~~~...짧은 비명이 새어나올 그 순간 한지원의 천만금짜리 수퍼세이브가 위기의 부경고를 수렁에서 건져냅니다...
골문으로 총알같이 빨려들어오는 볼을 무릎으로 걷어내는 한지원...곧이어 부경고의 승리를 알리는 종료휘슬이 울립니다..
<부경의 '패트리어트 미사일'한지원선수에게 5게임 까방권(까임방지권)을 드리고저 합니다...짝짝짝!!!...ㅋ>
마무리하며
다시 한 번 느끼지만 언남고...참 좋은 팀입니다...
그리고 우리 부경고선수들...정말 잘싸웠습니다...
달콤한 승리의 향수는 우리 부경고의 몫입니다....정말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언남고와의 토너먼트 무패신화는 계속이어집니다...ㅎㅎ
소실대취(小失大取)라...
예선은 내주고 본선은 취하는 부경고의 의도하지는 않지만 기분좋은 거래는 분명 우리에겐 좋은 징크스가 아닌가합니다...
애증의 무학기...대망의 결승상대는 용인 태성고입니다...
우리와는 지난 2010년 무학기 28강전에서 맞붙은 팀이기도 합니다...(관전기 어디 있을 텐데....ㅋ)
당시 이제석의 결승골로 1대0으로 신승하며 16강에 진출했었죠...
바로 이 대회... 무학기에서 이겨본 경험이 있기에 예감이 아주 좋습니다...
지금 3학년이 그때 갓 들어온 신입생들이네요...ㅎㅎ
지언학선수가 교체멤버로 뛴 기록이 보입니다...
올림픽보다 더 재밌고 짜릿한 우리 부경축구...
우리 사랑스런 선수들이 있어 더욱 행복한 무학기의 밤입니다....
Good Luck!!!! 부경고 축구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