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 2018년 1월 7일. 일요일.
모인 곳 : 장충단공원 동대입구역
다닌 곳 : 장충단 공원 – 석호정 – 국립극장 옆 길 – 서울성곽 – 남산도서관 – 목멱산방 – 와룡묘 – 장충단 공원
함께 다닌 분들 : 이형재 자문님, 이재호 고문님, 이혜연 대장님, 박상호 총무님, 노현용
“황금 개띠해”를 맞이하여 남산 둘레길 트레킹으로 한뫼들의 2018년 첫 발걸음을 시작한다.
맑고 화창하지만 차가운 날씨에 모임 장소인 장충단 공원 옆 자락에 하나 둘 회원들이 모인다.
‘수표교를 원래 위치로 옮겨야 한다~’, ‘어릴 적 자치기를 하면서 이곳까지 도망 다녔다~’ 등 장충단 공원에 얽힌 사연들과 함께 가볍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장충리틀야구장 옆 길을 따라 계단을 오르기 시작한다.
계단 초입에 “외솔 최현배 선생 기념비”가 우뚝 서 있다.
누구인지 잘 모르는 나의 무지함을 탓하며 잠시 검색해 보니 국어학자로 “우리말본”, “한글각” 등을 집필하였다고 한다.
학창시절에 “우리말본”은 들어본 것 같으니 유명하신 분인가 보다.
완만한 계단을 오르고 나니 포장길로 이어진다.
길 위에는 산책하는 사람, 달리기하는 사람 등으로 맑은 공기를 폐에 넣어주려 모인 사람들로 북적인다.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걷다보니 (그나마) 아침 햇살을 받아 국립극장의 뒷모습이 실루엣으로 나타난다.
실루엣 사진을을 찍으러 가까이 다가가니 화장실인 줄 알았던 건물 옆에서 많은 사람들이 활을 쏘고 있다.
“석호정”으로 1630년 쯤 세워진 후 1970년에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요즘 양궁카페도 유행이라고 기사를 본 것 같으데 기회가 되면 활을 쏘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포장길을 조금 더 따라가다 보니 58년 개띠 모임에서 단체 마라톤을 하고 있다.
송부회장님은 58년 개띠, 나는 70년 개띠인데 “황금 개띠해”를 맞아 무엇인가 좋은 일이 생길려나~
로또라도 사 볼까~~ㅎㅎ
이 내 숲 사이 난 옆길로 빠진다.
아무래도 포장길보다는 숲길이 더 좋은 것 같다.
숲길로 들어 조금 더 가다 숲 속 정자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가기로 한다.
간단한 음료와 과일과 함께 앞으로 걸어갈 먼 길에 대비하라고 몸에 미리 휴식을 준다.
아무래도 산악회 모임이다 보니 밋밋한 포장길보다는 숲길을 걷는 것이 더욱 활력이 난다.
이자문님과 이고문님은 트레킹 초입부터 계속 두 분이서 얘기를 나누신다.
얼핏 들려온 얘기로는 골프 얘기도 하시는 것 같은데 무슨 얘기가 그리 끝임없이 나오실까? ㅎㅎ
남산야외식물원을 지나다보니 “정이품송 맏아들나무”가 있다.
속리산에 있는 정이품송의 장자목(長子木)이라고 한다.
검색해 보니 혈통 보전을 위해 어미나무를 간택하여 인공교배 후 파종하였다고 한다.
이 곳 남산말고도 올림픽공원, 정부대전청사 등 여러군데에 심은 것으로 나온다.
나무가 품계를 받다보니 대접도 극진하다.
이 자식나무들이 몇 백년동안 잘 자라면 또 품계를 받을려나?
근처에는 “팔도소나무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전국에서 이사 온 소나무들이 출생지 이름판을 달고 모여 있는데 정이품송의 자식이 있으니 소나무를 Concept으로 식물원을 구성한 것 같다.
식물원이다 보니 나무와 길, 조형물들이 어울려 예쁜 길이 이어진다.
나뭇잎들이 떨어진 겨울에도 이렇게 훌륭한 풍경이 만들어지는데 봄, 여름, 가을에는 각각 어떤 풍경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식물원들 지나니 다시 숲길을 만난다.
몇 갈래 길이 나눠지는 곳이 있었는데 대장님의 뒤를 따라가니 헤메지 않고 잘 간 것 같다.
“알바”를 하지 않고 가다보니 남산타워가 보이고 타워로 연결되는 도로와 만난다.
도로 옆 휴게소에서 다시 한 번 휴식시간!
이번에는 앞으로의 코스를 예상하고 준비해온 간식들이 많이 나온다.
이자문님이 와인과 반건조 고기(부르는 호칭은 모르겠음..^^;)를 먼저 꺼내신다.
이고문님은 와인을 가져오셨다고 하셨으나 대신 맥주와 귤을 꺼내시고 다른 가방에서는 또 다른 먹거리가 나온다.
맑고 화창한 겨울 공기와 함께, 즐거운 대화와 함께, 술과 안주를 음미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제는 도로를 따라 내려가는 길이다.
잎이 떨어진 나뭇가지들이 멋지게 길 위를 가리고 있다.
괜찮은 풍경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자문님이 봄에는 벚꽃길로 유명하다고 하신다.
남산타워를 오가는 버스가 지나가고 경사를 타고선 자전거들이 빠르게 지나간다.
차와 자전거 없이 보행길로만 되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사길을 내려오니 남산도서관이다.
도서관을 지나 남산케이블카 쪽으로 잠시 차도 옆 길을 걷다가 다시 둘레길로 들어선다.
시각장애인분들이 산책을 많이 하는 길이라고 한다.
길 중앙에 있는 점자표지판이 이해를 도와주는데 멀쩡한 보도만 쓸데없이 교체하지 말고 낡고 부서진 점자표지판이나 제대로 교체 했으면.......
조금 더 걸어가니 점심을 먹을 “목멱산방” 식당이 나온다.
한옥을 운치있게 지어놓았다.
“목멱산”이 “남산”을 일컫는 옛말이라고 한다.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맛집으로 등재되었다고 하니 얼마나 맛있을지 궁금해진다.
식당에 빈자리가 없어 대문에 있는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적어놓고 잠시 기다리게 되었다.
그 사이를 활용하여 작은 마당의 테이블에서 맥주 TIME이 만들어진다.
한뫼들은 시간과 공간을 허투루 쓰지 않는 알뜰한 모임인 것 같다~ㅎㅎㅎ
맥주를 다 마실 즈음 때맞춰 자리가 생겼다.
산채비빔밥을 시키고선 짐을 내리고 자리를 잡는다.
이곳은 셀프서비스여서 밥과 물 등을 직접 가져와서 먹어야 한다.
재료와 식기들이 정갈하게 차려져서 나온다.
식사 도중 이자문님이 자그마한 물주전자를 보시며 한 되 크기의 물주전자라고 하신다.
그 정도 크기는 안 되어 보인다는 의견이 오가고 결국 500ml 생수를 물통에 부어보고선 한 되가 안 된다는 것에 합의를 하였다.
필자는 예전에 사용하던 단위들에 대한 감이 없어 조용히 있었으나 지금 검색해 보니 한 되는 1.8L로 나온다.
물주전자 하나도 식사의 얘깃거리가 되는 “옛스러운” 식당이다~ㅎㅎ
식사를 마친 후 자문님은 당구 약속이 있으시다며 먼저 시내 쪽으로 내려가신다.
나머지 일행들은 둘레길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출발점으로 원점회귀를 하기로 하고선 슬슬 걷는다.
조금 걷다보니 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옛 집이 있다.
안내문을 보니 “와룡문”이라고 제갈량을 모시는 신당이리고 한다.
와룡묘와 함께 단군성전, 삼성각이 같이 있고 제갈량, 관우, 단군, 산신 등이 함께 모셔져 있다고 하니 왜 그렇게 모여 있는지도 궁금하고 왜 접근하지 못하게 출입문을 막아 놓았는지도 궁금하다.
둘레길을 따라 걷는 도중 이고문님이 신소재로 개발된 의류를 얘기하신다.
땀을 잘 흡수하고 잘 배출하는 좋은 제품이라며 다음 산행에는 이대장님께 under Wear를 주시겠다고 하신다.
때를 놓치지 않고 박총무님은 Under Wear의 뜻을 가진 한글 단어를 이용하여 이대장님을 놀리신다.
뛰어난 순발력이긴 한데, 발언 수위가 어찌......ㅎㅎ
가볍게 걷다보니 출발 때 올라왔던 계단이 보인다.
계단과 장충단공원을 지나 동대입구역으로 돌아와 남산둘레길 걷기는 끝이 난다.
이대장님은 후속 약속 때문에 먼저 댁으로 출발하시고 남은 일행은 하늘에 연기를 올려주고선 헤어진다.
힘들지는 않지만 곳곳마다 풍경이 아름다운 남산 둘레길인 것 같다.
나는 대중교통 이용을 위해 걸어가는 도중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경동교회에 들려 그 내부의 공간감을 다시 한 번 느껴보려 하였으나 교회의 문이 잠겨있다.
무슨 이유로 문을 잠그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이 아쉬웠다!
첫댓글 자료 열심히 찾아 쓰셨군요.
덕분에 공부 잘 했습니다.
수고하셨네요.^^
재미나네요 잘 읽고 공부 많이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