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배예선과 시드배정
농심배는 국내외의 여타기전중 적어도 한국팬들에겐 가장 사랑받는 기전중 하나이다.
국가대항전이라는 흥미있는 방식에 굳이 농심배의 전신인 진로배를 떠올리지 않아도 충분할만한 농심배6연속 한국우승의 성과를 더해 바둑에서만큼은 한국이 세계최고라는 자부심을 주기에 충분한것이기 때문일것이다.
이런 농심배 예선이 요즘 한창이다.
예년부터 대표선발때면 몇가지 논란거리가 있었는데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그중 가장 많이 도마위에 오르고 있는것은 예선 조편성에 관해서이다.
작년에도 최철한,이세돌,조훈현9단등의 강자가 한조에 편성되어 조편성을 질타하는 팬들이 많았는데 올해에도 이런 현상이 그대로 재현되었기 때문이다.
각조 한명씩 뽑는 4개조중 한조에 유창혁,이세돌,최철한,목진석,송태곤등 바둑리그 주장으로뽑힌 기사가 무려 5명이나 포진된 이른바 죽음의조가 형성된것이다.이창호9단이 시드를 받고,박영훈9단이 훈련소에 입소하여 불참한것을 감안한다면 바둑리그 주장중 조훈현9단을 제외한 모든기사가 한조에 편성된것이다.
많은 분들이 인위적인 조 편성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정상급의 기사들은 가급적 같은조에 집중되지 않도록 시드를 배정했어야한다는 것이다.
무엇이 틀린 말이랴!
올해초 이창호9단의 원맨쇼로 일군 우승이 그 감동만큼이나 힘들었다는것을 모르는 바둑팬은 없을진대.
현재 농심배 예선의 조 편성및 대진표는 대회 시드를 받은 이창호9단을 제외한 참가기사들을 무작위로 추첨하여 조 편성을 한다.
그러다보니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우연스럽게 팬들이 지켜보기에 안타까운 조편성이 된것일뿐이다.
조 편성시 시드배정을 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지만 공식적인 랭킹제를 실시하지 않는 지금으로서는 그 기준이 없는 실정이다.
물론 타이틀보유자에게 세계대회 출전권을 주듯 타이틀 보유자만이라도
조편성시 시드배정을 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조편성이 예년과 마찬가지로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면 역시 예년과
같은 방식인데 반대로 잠잠해진것도 있다.
바로 이창호9단의 대회시드에 관한 것이다.
이창호9단도 2001년 3회 농심배까지는 예선을 거쳐 선발이 되었으나
4회대회인 2002년부터 올해까지 4연속으로 대회 시드를 받고 있다.
작년까지만해도 이 문제에 관해서 바둑팬들의 의견이 분분했으나
올해에는 별로 찾아볼수가 없다.
아무래도 올해초 이창호9단이 보여준 그 감동을 기억하기 때문일것이다.
여기에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라면 수긍은하되 합당치 않은 결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처럼 모순적인 의견을 말하는것은 프로기전의 불황기로 볼수있는
요즘에 후원사인 농심사의 결정엔 이견을 보이고싶지 않아 받아들이지만 어떤 규정에 의한건지 명확치 않다는 생각 때문이다.
과연 후원사측에서는 1인자에게 시드를 배정한건지 아니면 이창호9단에게 시드를 배정한건지 모호하기만하다.
후자라면 아무리 후원사측에 도움이 된다해도 특별한 일인에게만 주는 혜택이라면 당연히 말도안되는 처사이며 전자라면 그 근거가 불확실하기만하다.
물론 많은 팬들은 이창호9단을 일인자로 인정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공식적인 것이 아니다. 농심배에서 한국 우승에 절대적인 기여를 했다는것도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만일 이창호9단이 올해 농심배에서 부진하고 아울러 올해 성적도 극도로 부진한다는 가정을 한다면 내년의 농심배대회 시드는 누구에게 줄 것인가?
위 두가지 문제는 랭킹제가 도입되면 상당부분 해소될수있다.
랭킹제가 도입이되면 농심배같은 경우는 랭킹1위에게 대회 시드를 부여하는것이라면 이견이 있을수 없으며 예선 조편성에도 시드배정을 통해 강자의 집중편성을 막을수 있다.
다행스럽게 올해중으로 랭킹제가 도입이 된다고 하니 기대해볼 따름이다.
첫댓글 랭킹제에.. 강력한 지지를 보냅니다~~~ (음..길어서 마지막만 읽었다는...)
음 좋은 글이네요. 다른 곳에서도 많은 말 들이 많던데.. 하지만 조편성에 대해서 임의적인 것은 찬성입니다.^-^ 왠지 그 속에서 새로운 스타가 탄생할 것 같은 느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