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아터라움 철학하는 몸의 아르투어 슈니츨러 작 임일진 예술감독 임형진 각색 연출의 낯선 사람
공연명 낯선 사람
공연단체 테아터라움 철학하는 몸
작가 아르투어 슈니츨러
각색 연출 임형진
공연기간 2019년 5월 10일~19일
공연장소 문래예술공장 박스씨어터
관람일시 5월 15일 오후 7시 30분
문래예술공장 박스씨어터에서 테아터라움 철학하는 몸의 아르투어 슈니츨러 작, 임일진 예술감독, 임형진 각색 연출의 <낯선 사람>을 관람했다.
아르투어 슈니츨러(Arthur Schnitzler, 1862~1931)는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에 개봉된 미국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Eyes wide shut)>으로 잘 알려진 작가다. 이 영화의 원작이 20세기 오스트리아 문단의 거장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꿈의 노벨레>다. 1897년에 발표된 희곡 ≪윤무(라이겐)≫는 국내 무대에서 여러 차례 공연되기도 했다.
오스트리아 빈의 부유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슈니츨러는 부친과 마찬가지로 의사가 되었으나 결국 의사 직업을 버리고 소설가와 극작가로 활동하다 생애를 마감한 작가다. 어두운 분위기의 세기말 오스트리아를 세련된 문체로 표현했을 뿐 아니라,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의 영향으로 인간의 내면을 날카롭게 파헤친 작품들을 다수 남겼다. 세기말 빈의 모더니즘 형성에 크게 기여한 대표적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에 출간된 작품으로는 ≪엘제 양≫, ≪카사노바의 귀향≫, ≪꿈의 노벨레≫, ≪윤무≫, ≪죽은 자는 말이 없다≫, ≪마지막 도박≫, ≪초록 앵무새≫, ≪아나톨≫ 등이 있다.
예술감독 임일진은 이탈리아 밀라노 국립미술대학 무대미술학과 석사출신의 무대미술가로 국립인천대학교 공연예술학과 교수다.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 <열하일기만보> < 준대로 받은대로>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베서니 집> <페리클레스> < 페르귄트> <단테의 신곡> <안티고네> <해무> 그 외 무대미술을 담당했다.
연출가 임형진은 2008년 독일 만하임 국립극장 모차르트프리즈마 장학생으로 선발된 후 국립오페라 아카데미 스튜디오 오페라 연출과정 수료, 독일 드레스덴 헬레라우어 유럽예술센터 여름아카데미 실험음악극 연출 과정 수료, 독일 만하임 국립극장 모차르트프리즈마 연출(음악극)/이론 과정 수료, 독일 베를린예술대학교 클랑쿤스트뷔네 국제여름아카데미 퍼포먼스 과정 수료,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 연극학과 연극학전공의 철학박사다.
2008, <음악의 바다에 부유하는 셰익스피어의 몸 - 루크 퍼시발의 오셀로>로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 제5회 젊은 비평가상을 수상했다.
연출작품으로는 <토막(土幕)> <동의에 관한 바덴의 학습극>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 <낯선 사람> 등이 있다.
이 연극은 아르투어 슈니츨러(Arthur Schnitzler)의 소설 <의화단 운동(Boxeraufstand)>을 각색한 작품이다.
의화단 운동(義和團運動)은 청나라 말기 1899년 11월 부터 1901년 9월까지 산둥 지방, 화베이 지역에서 의화단(義和團)이 일으킨 외세 배척 운동이다. 의화단의 난이라고도 하며 1900년, 즉 경자년(庚子年)에 일어난 교난이라는 의미로 경자교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 의화단을 주먹을 쓰는 비적들이라는 의미의 ‘권비(拳匪)’나 ‘단비(團匪)’로 지칭하였는데, 따라서 의화단운동을 ‘의화단의 난,’ ‘권비의 난,’ ‘단비의 난’ 등으로 지칭하기도 하였다. 산둥 지역에서는 일찍이 의화권(義和拳)이라는 민간 결사가 생겨나 반외세 운동을 벌이고 있었는데 1897년 독일이 산둥성 일대를 점령하자 의화권의 반외세, 반기독교 운동이 격화됐다. 의화권은 다른 민간 자위 조직에 침투해 통합을 이루고는 스스로 의화단이라고 칭했다. "부청멸양"을 구호로 내건 본격적인 의화단 운동은 독일 로마 가톨릭 교회의 선교활동이 왕성했던 산둥 성의 북부 지역에서 1898년 4월부터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 해 여름부터 비가 오지 않는 날이 계속되어 가뭄 피해가 극심해지자 많은 유민이 발생했는데 이들이 대거 의화단에 가입했다. 1899년 12월에 새로 부임한 산둥 순무(巡撫) 위안스카이는 열강의 요구에 따라 의화단을 강력히 탄압했는데 이것이 의화단 세력이 허베이 성으로 번지는 계기가 되면서 의화단 운동이 더욱 격렬해졌다. 의화단은 철도, 교회, 전선 등 모든 외래적인 것을 파괴하기 시작했고 기독교도를 학살하기도 했다.
1900년 1월 서태후가 황제인 광서제를 폐위시키려고 했으나, 열강이 서태후의 의도를 간파하고 공동으로 압력을 가해 그 의도를 좌절시켰다. 이 때문에 청나라 정부의 수구파는 의화단의 배외 운동을 고무해서 열강에 압력을 가하고자 했다. 1900년 6월에 의화단이 베이징에 있는 외국 공관을 포위 공격하자 서태후는 그들을 의민(義民)으로 규정하고 열강에 선전 포고했다. 이에 러시아, 일본, 독일, 영국, 미국,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프랑스 8개국이 파병해서 베이징을 비롯해 양쯔 강 이북 지역을 대부분 점령했다. 열강은 중국을 분할하지 않는 대신 보존하기로 결정하는 한편 청나라 왕조와의 협상을 거쳐 1901년 9월에 강화 조약인 신축 조약(베이징 의정서)를 체결했다. 그 내용은 청나라가 제국주의 열강에 거액의 배상금을 지급하는 동시에 열강의 중국 내 군대 주둔권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중국의 반식민지 상태가 더욱 심화되었다.
우리나라는 외래종교를 대부분 수용하고 종교의 자유가 있지만, 중국은 중화민족이라는 자존감과 긍지를 지키려고 유교 이외의 외래종교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현재도 마찬가지다.
무대는 상 하수 쪽에 백색의 벽면과 창문 그리고 방문을 달았다. 방은 주인공의 집 거실로 사용되고, 요양원의 병실로도 사용된다. 입구의 문은 상수 쪽 객석 가까운 곳에 있고, 백색의 벽 외곽을 돌아 등퇴장을 한다. 배경에는 군부대의 철조망과 기둥이 있다. 철조망 앞으로 기둥 세 개를 밧줄로 엮어 삼각형으로 세우고, 사형수의 처형장소나 주인공의 자살 장소로 사용된다. 하수 쪽 벽에는 책장이 있고, 낮은 탁자와 의자가 배치되고, 상수 쪽에는 건반악기가 놓이고, 낮은 탁자와 의자가 배치되고 전화기가 올려져 있다. 무대 중앙에 입체로 된 직사각의 조형물이 있어 벤치로 사용되거나 침상으로 사용된다.
연극은 도입에 방바닥에 엎드려 자고 있는 주인공 울리히에게 외출에서 돌아온 딸 바넷사가 다가가 깨우고 일으킨다. 아버지는 과거 연합군의 장교로 중국 산둥지역을 침략하여 베이징 외곽에 도착해 중국의 의화단과 전쟁을 했다. 오스트리아 연합군 장교 울리히는 이들을 진압하는 과정에 연합군에 대항하던 젊은 중국인 여성혁명가 천샤오보를 포로로 잡는다. 그런데 울리히는 천사오보에게 마음이 끌려 사형 직전에 그녀를 탈출시킨다. 세월이 흐르고 노년의 울리히는 손녀 바넷사와 남성 성악가 리웨이가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를 연습하는 것을 보고 있다. 울리히는 바그너의 로엔그린을 으뜸으로 치고 그 외의 오페라는 도외시한다. 그런데 손녀가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를 연습하는 장면에서 토스카의 애인이자 혁명가 마리오카바라도시를 사형집행 하려는 경찰 스카르피아의 모습을 보고, 문득 오스트리아 연합군 장교였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 순간 여성혁명가 천샤오보의 모습이 그의 눈앞에 등장한다. 울리히는 천샤오보를 다시 사형대에 세우고 총살하려고 한다. 하지만 오페라는 멈추지 않는다. 결국 총소리가 울리면서 암전된다. 그리고 무대는 다시 현재로 바뀌고 요양원이 된다. 마룻바닥에는 울리히가 쓰러져 있다. 간호사와 주치의가 등장을 한다. 그런데 간호사는 울리히의 딸 바넷사의 모습과 똑 같고 주치의는 남성 성악가 리웨이의 모습과 같다. 관객은 비로소 울리히가 요양원에서 치매상태에서 간호사를 딸로 착각을 하고 주치의를 딸의 상대로 여긴 게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하게 된다. 여기에 다시 여성혁명가 천샤오보가 등장을 하고 사형선고로 죽음을 앞에 두고 울리히와 다투기 시작한다. 결국 천샤오보가 형장으로 끌려가고 간호사와 주치의는 울리히를 의자에 기대앉도록 한고 주치의는 나간다. 울리히는 그동안 요양원에서 읽던 책을 간호사에게 준다. 간호사는 고맙다고 받은 후 나가며 책을 전화기가 놓인 낮은 탁자에 팽개치고 밖으로 나간다. 울리히는 일어나 수건을 말아들고 세 개의 기둥이 엮인 중앙에 가서 수건을 바닥에 내려놓고 펼친다. 그리고 그 안에 있는 권총을 들어 자신의 머리를 겨눈다. 암전상태에서 총성이 울리면 조명 다시 밝아지고 출연자들이 모두 등장해 정지된 상태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한윤춘이 울리히, 문경희가 천샤오보, 강대흥이 리웨이, 오다애가 바넷사 린으로 출연해 열과 성을 다해 호연을 펼친다. 한윤춘과 문경희의 발군의 연기력은 관객을 극에 심취시키고, 강대흥과 오대애의 순발력과 약동하는 연기력은 살만하고 특히 오다애의 열창은 관객의 시선을 일신에 집중시키는 역할을 한다.
무대미술 임일진, 조명 여국군, 음악 최진일, 무대미술 어시스턴트 오미연, 기술감독 유승기, 무대감독 윤희민, 조연출 마찬호, 기획/진행 송지은, 이다선, 장지호 등 스텝 모두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테아터라움 철학하는 몸의 아르투어 슈니츨러 작, 임일진 예술감독, 임형진 각색 연출의 <낯선 사람>을 연출가와 출연자 그리고 스텝진의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관객의 기억에 길이 남을 고수준 고품격의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5월 15일 박정기(朴精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