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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여행블로거 공유게시판 스크랩 아름다운 똥색, 추억의 뽑기, 달고나
길손旅客 추천 0 조회 170 09.10.29 12:58 댓글 9
게시글 본문내용

 고소 달달한 내음만으로도 향수에 젖는다.

뽑기, '달고나'

 

뽑기에 관한 추억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케케한 내음의 연타위에서 시커먼 국자 속에서

하얀설탕과 하얀 소다,

둘이 만나 똥색을 만들어 낸다.

그 향과 고소함..

 

 

 

전처럼 연탄불에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횐설탕과 소다는 지금도 그 맛을 충분히 내주고 있다.

어릴적 추억인듯, 누구나 가지고 있는 뽑기의 한 기억은 마음 훈훈해지는 기분이 되는 것은 그 맛과 향에 있을 것이다.

설령, 기억에 없는 추억이라 해도 뽑기를 하는 모습은, 그 맛은, 없는 향수도 만들어 내는 참 이쁜 똥색과자다.

 

거리가 귀한 시절,

소풍으로 나서는 길이 유일한 어린시절의 여행이다. 그도 먼 어느 남의 땅이 아니고 지척이다. 뒷산과 앞산, 좀 멀리 간다해도 걸어서 30분 이내의 거리다. 그 행렬의자리에 어김없이 자리하는 두 자리가 있으니 솜사탕과 뽑기다.

두 자리는 서로 늘 이웃해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 그 단내의 냄새는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 우리들에게는 마냥 흐르는 군침의 대상인것이다. 깡냉이와 누룽지에 익숙한 저질식감, 그러나 그 달달한 향에는 자연 군침이 베어 나온다.

 

런날은 어머니도 먼지 풀풀나는 속곳을 풀어주신다. "하나만 먹는거다". 그렇다면 뽑기로 간다.

왜? 모양새만 제대로 잡아내면 덤으로 하나가 공짜인 이유다.

연탄불 위에 검게 그을린 국자가 올려지고 횐설탕을 넣는다. 나무젓가락으로 타지 않게 휘휘저어주어 가다보면 어느새 투명한 설탕물로 변하고, 소다에 젓가락 한번 쿡 박아 설탕물에 섞으며 저으면 그 황홀한 똥색이 된다.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그리고 철판에 퍽, 한번 지그시 눌러주고 모양을 찍는다. 그것도 두개씩이나,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두번의 기회를 주시다니..

역시, 이 시대의 어르신들은 정말 존경스러웠다.

 

러나, 무딘 손끝의 똥과자는 그렇게도 여릴수 없다. 큰틀먼저 해보겠다고 반으로 쪼개는데..이미 모양은 물건너 간다. 오징어모양을 찍어 줬건만 남은 건 삼각형이다. 공짜의 기회는 물건너 갔으나 남은 모양이라도 해 보겠다고 이빨로 갈고 손톱으로 갈아낸다.

사실은 아껴 먹는것이다. 너무 맛있고 달달한 맛, 너무 아까운 맛이기에 한번에 먹어 치우기에는 가슴이 내려 앉기때문이다.

아껴먹는 추접스러움은 다른 이들에겐 시기와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잠시후, 이내 손가락만 쪽쪽 빨고 있을 즈음이면 부러움만 사던 이는 곧 내가 된다.

 

에서 해먹어 본다고 아작 낸 국자, 쏟아 부어 절반이 날아간 설탕,

미쳤냐며 우라지게도 얻어맞던 그 시절이다. 그리고 그 내음과 맛은 변함없이 지금도 곳곳에서 만나게 된다.

지나는 길,

작은 구석에 뽑기가 있다면 발라내기 신공에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런지..

 

 

 

 

 

 

 

 

 

 

 

 

 

 

 

 

 

 

 

by 박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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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09.10.29 14:05

    첫댓글 가양자리는 침발라 만들고 아저씨는 쪼끔 더 녹았다고 퇴자 놓구~~~ㅎ

  • 09.10.29 14:45

    ㅋㅋ 바늘에 이쑤시개까지 동원했었는데 :)

  • 09.10.29 14:54

    어릴때 부터 수전증이 있던 나는... ㅠ.ㅠ

  • 09.10.29 15:00

    난 집에서 만들어먹다가 엄마한테 욕 바가지로 먹었는데..ㅎㅎ

  • 09.10.29 15:43

    나도 엄마 몰래 하다가 설탕대신 다른 무언가 흰거를 넣었다가 국자만 버렸던 기억이....ㅋㅋ

  • 09.10.29 16:29

    아- 달고나!! 어렸을 때 외가 앞 구멍가게에서 쪼그리고 앉아 많이 해 먹었답니다- 참, 맛났어요- ^^

  • 09.10.29 16:52

    아 정말 맛있는데..소다가 없네요..임시로 집에서 라도 해먹어보려구 했더만..안도와주다니..

  • 09.10.29 18:28

    앗!~뽑기 ...달고나...요거요거..침묻혀 가지고 잘떼 볼라고 ..ㅋㅋ...근디 이 달고나 는 메이커 꺼네 만드는 솜씨보니..아..."여행자유"식품 꺼구나...어쩐지 간지 난다했다...

  • 09.10.30 07:08

    이거하면 나는 언제나 하나 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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