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 맘 때 쯤 되면 가을도 더 깊어 간다.
문득 어머님 생전의 일들이 생각나는 계절이기도...
어느덧 하늘나라에 가신 지(2005년) 꽤 되었다.
'살아계실 때 좀 더 잘 해 드릴껄...' 오만 생각 가득하다.
전농동 시장에 있는 '어머니의 고등어' 집에서
김치 고등어 찜을 먹으면서 그런 마음이 더 들었다.
고등어와 누룽지 맛이 어머니의 솜씨와 비슷해서일까?
어머니와 고등어 (작사, 작곡: 김창완)
한 밤 중에 목이 말라 냉장고를 열어 보니
한 귀퉁이에 고등어가 소금에 절여져 있네
어머니 코고는 소리 조그많게 들리네
어머니는 고등어를 구워주려 하셨나 보다
소금에 절여놓고 편안하게 주무시는구나
나는 내일 아침에는 고등어 구일 먹을 수 있네
어머니는 고등어를 절여 놓고 주무시는 구나
나는 내일 아침에는 고등어 구일 먹을 수 있네
나는 참 바보다 엄마만 봐도 봐도 좋은걸
김창완의 어머니와 고등어가 마음을 파고 든다.
내일 먹을 수 있는 고등어 반찬을 만드시고,
편히 주무시는 어머니 모습. 어머니의 손길...
옛날 의식주를 책임져야만 하는 어머니들...
그래서 살기 힘든 생의 분기점 때마다,
동네에는 미친년이라고 하는 분들이 나타났고,
좀약(나프탈린)으로 생명을 끊으신 분들이 많았다.
근현대사를 생각해 보면 남자보다 여자의 삶이
한도 많고 굴곡진... 하여 매우 어려웠던 시절이었으리라.
지금 감히 말하건대... 어머니만 생존해 계셔도
그 자녀에겐 좋은 날의 연속이다.
해성국제컨벤션고등학교 건너편, 전농동 시장 안으로
들어서서 왼쪽으로 꺽으면, 대박집 쪽박집에 나왔던
유명 맛집인 어머니의 고등어 집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유리문에 붙어 있는 의미가 부여된 장식 그림.
어린이가 고등어를 품에 안고 있는 평안한 모습...
음식을 다 먹은 후에 주인이 내어 놓은 누룽지...
옛날 훈훈한 인간 정취를 흠뻑 느끼게 해준다.
어머니의 손길을 느끼고 싶을 때마다
이 집을 들려야 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어머니~~
조용히 소리내어 불러 봅니다.
< 2007.10.30. 파란- 새로운 영토 컨벤션, 블로그 포스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