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강모씨(32)는 점심 식사 후 꼭 10분간 낮잠을 청한다. 간밤의 부족한 잠도 보충하고, 활기차게 오후 근무를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요 며칠 동안은 낮잠을 자고 나면 개운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몸이 찌뿌듯함을 느꼈다. 의자에 몸을 기댄 채 잠을 청하다 고개가 꺾이며 목에 통증이 생겼기 때문이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2명 중 1명은 평균 16분 동안 낮잠을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요즘 같이 춘곤증이 밀려오는 시기에는 점심 식사 후 짧은 낮잠이 피로회복과 업무 능률 향상에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책상에 엎드린 채로, 또는 의자에 기댄 채 잘못된 자세로 자면 오히려 몸이 더 피곤해지기도 한다. 효과적으로 낮잠을 잘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을지대학병원 재활의학과 손수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잘못된 낮잠 자세가 통증 일으킬 수도
일반적으로 잠잘 때의 좋은 수면자세란 반듯하게 누워 자는 자세이다. 이는 척추의 곡선을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으며 몸이 가장 안정적으로 느끼는 좌우 대칭으로 압력이 가해져 척추에 무리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회사 내에서 대놓고 누워 잘 수는 없는 노릇. 때문에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자세가 팔을 베개 삼아 책상에 엎드려 자는 것이다. 이런 자세로 잠을 청하게 되면 오랜 시간 팔의 신경이 눌리면서 손이나 팔목에 저림증이 올 수 있다. 또 이 자세는 디스크에 압력을 주게 돼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심혈관 질환이 있는 사람은 왼쪽으로 누워 잘 경우 심장에까지 부담을 줄 수 있다.
또 직장인들이 취할 수 있는 낮잠 자세는 의자에 목을 기대고 머리를 뒤로 넘긴 것. 이렇게 잠을 자면 갑자기 고개가 뒤나 옆으로 꺾이게 될 수 있다. 이런 자세는 목뼈 관절 질환 및 목 근육 통증 등을 일으킬 수 있으며 심할 경우에는 목 디스크를 유발할 수도 있다.
아울러 다리를 책상에 올리는 수면 자세를 취하게 되면 허리에 압력이 증가할 뿐 아니라 골반이 틀어질 수 있다. 이 자세를 장기간 유지하면 좌우 근육과 인대가 비대칭적으로 늘어나면서 경직되기 때문에 만성 요통을 유발할 수 있다.
손수민 교수는 “짧은 시간의 낮잠도 책상에 엎드리거나 의자에 기대어 자는 등 자세가 잘못되면 몸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몸의 피곤을 풀 수 있는 올바른 수면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좌우 대칭 수면 자세 최적
편안한 수면을 위해서는 목이 꺾이지 않도록 하고, 좌우대칭이 되는 자세를 하는 것이 좋다. 피곤도 풀고 척추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허리를 곧게 펴고 등받이에 편하게 기댄 자세로 의자에 깊숙이 앉아 머리를 살짝 뒤로 기대는 식으로 자는 방법이 좋다. 목 받침 쿠션을 사용하면 잠깐이지만 숙면에 도움이 된다.
책상에 엎드려 낮잠을 잘 때는 지나치게 등을 구부리지 않게 책이나 쿠션을 대고 엎드린다. 낮잠을 잔 후에는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기 위해 스트레칭을 한다. 바른 자세로 앉아 목을 양 옆으로 눌러주거나 기지개를 켜듯 팔을 위로 뻗은 상태에서 15∼30초 정지하는 스트레칭법도 근육 이완에 도움이 된다.
손수민 교수는 “올바른 자세로 낮잠을 취하게 되면 몸과 뇌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허리나 목 등에 무리가 가지 않게 낮은 쿠션이나 베개 등을 이용해 낮잠을 자게 되면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낮잠은 15분이 적당너무 깊은 잠에 들어갔을 때 낮잠에서 깨면 졸음이 남아서 몸과 뇌가 깊은 잠에 머물러 있어 깨어나도 기분이 좋지 않다. 때문에 낮잠은 깊은 수면에 들어가기 전에 끝내야 한다. 가장 바람직한 낮잠의 시간은 15분.
시간대는 졸음이 가장 강한 오후 2시께가 이상적이나 직장인은 점심시간이 적당하겠다. 오후 3시 이후에는 밤잠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낮잠을 준비한다면 잠깐 자더라도 근육을 이완시킬 수 있게 넥타이를 느슨하게 하고, 안대 등을 활용해 효과적으로 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낮잠을 위해 오전에 과도하게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효과적인 낮잠 비법
1. 잠을 방해할 만한 것들을 제거한다. 창문은 닫고, 전화벨과 조명은 잠깐 꺼두는 것이 좋다.
2. 커피를 한 잔 이상 마시지 않는다.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면 신경이 긴장돼서 잠이 쉽게 들지 않는다.
3. 자는 자세는 최대한 편안하게 한다.
4. 일정한 시간을 정해서 잔다. 매일 정해진 시간대에 일정 시간 동안 잠깐 눈을
붙인다.
5. 너무 길게 자지 않는다. 휴대폰이나 시계로 알람을 맞춰 너무 길게 자는 일이 없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