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여물들
내가 아, 하고 말하면
너도 아, 하고 대답했는데
네가 오, 하고 말하면
나도 오, 하고 대답했는데
우리의 대화 이후
사라지지 않는 것은
점점 커져가면서
비가 오면 비를 맞는다
입을 아아, 벌리고 비를 맞는다
입을 오오, 벌리고 비를 맞는다
감자에 싹이 나고 잎이 나서
하늘로 올라가는 이파리들은
뿌리가 가고 싶은 곳과는 상관없이
나의 손이 네 몸에 손자국을 남겼는데
너의 머리카락이 나의 머리카락과 엉켰는데
감자에 싹이 나고 잎이 나서
아무렇게나 자란 열매의 씨가
나의 소식이 닿지 않는 곳에 떨어진다
비가 오면 비를 맞는다
바람이 불어 키가 자라나고
빈 화분을 반짝 들어
거리에 내놓는 눈동자 속으로
비가 그쳤다는 듯 쏟아지는
햇빛, 햇빛 ♧
사람의 생은 다양하고 극적인 경험의 연쇄다. 그 중에서도 사랑의 감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막강한가. 나와 너의 대화, 우리의 대화가 인상적인 이유는 동일성의 환상을 심어주기 때문이다. 내가 ‘아’ 하고 말할 때 너도 ‘아’ 하고 대답하고, 네가 ‘오’ 하고 말할 때 나 역시 ‘오’ 하고 대답한다. 그것은 사라지지 않는 것 또는 남아있는 것이 여전히 성장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 우리가 ‘아아’ 하고 입을 벌리고, ‘오오’ 하고 입을 벌려 비를 맞는 것은 사랑에 대한 충만함을 한껏 드러내는 몸짓.
그러나 영원히 지속될 것 같던 나와 너의 친한 감정도 조금씩 부패하기 시작한다. 이파리들의 행로는 뿌리의 욕망과 무관한 방향을 가리키지 않는가. 손자국이나 머리카락의 엉킴 같은 나와 너 사이의 교류는 이제 지나간 과거의 흔적에 불과한 것. 같은 맥락에서 내 소식 너에게 도달하지 못하는 정황은 우리 사랑이 하나의 빛바랜 추억으로 변해버렸음을 뜻하는 것이리라.
화분에 심은 식물이 발아와 성장의 단계를 거쳐 언젠간 소멸의 국면으로 접어들며 결국 텅 빈 화분으로 남듯이, 남녀 사이의 뜨거운 감정 교환도 어느새 잔잔한 호수 수면처럼 냉정히 식어버린 순간이 다가올지 모른다. 시인이 그대에게 전하는 뜻은 단순하고 명쾌하다.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비가 그치고 햇빛이 쏟아지면 그 햇빛을 맞으라. 그렇게 운명을 긍정하라.☆
첫댓글
봄향기 가득한 매화를 한 아름 안고 오셨네요
산이름도 생전 처음 들어보는
쫓비산...
봄 향기에 흠뻑 취하셨겠어요
와 젤 아래 한 컷은 한 폭의 진정 수채화의 한 컷입니다
내 “양때”님 활기찬 4월의 한주도
부디 보람 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드립니다요,
3일째 귀가도 못하고 관내에서
비상상태로 대기중입니다.
산청에서 산불진화을 지원을 하다가
운명을 달리한 창녕군 진화대원들의
명복을 빕니다.
위 풍경은 늘 함께 산행하는분이
보내준것을 옮겨본것입니다.
@행운
그러니요
해마다 산불들이 너무 심하네요
처음엔 산행의 손길 발길 들인가 했는데
뉴스에 보니 농가에 노인 내들의 부주의로
동내지역별로 봄이 되면 특별하게 계몽으로 노인네들의
머릿속에 가슴에 일깨웠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각 자치별로 따르는 방침은 있겠지만 말입니다
해마다 봄이면 접하는 산불에 가슴이 타 들어갑니다
그러니요
에이고요
건강하심에 감사하셔요
행운 님
피곤하고 힘들지라도요
건강이 받쳐주지 못하면 택도 없는 일이지요
밤새 좀 잡혔나 모르겠어요
아직 뉴스를 못 봤는데...ㅠ
@양떼 네 어제 저녁무렵까지 전국 산불진화율이 70%로
밤새 많이 비화 되어서 아직도 활활 타고 있는데,
뾰족한 이렇타할 방법 대책이 없고 내일 모레(27일)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정부는 희망을 걸어볼수
밖에는 없다는 생각을 해본답니다.
탁상공론식으로 해마다 산불타령만하고 어마어마한
수억예산만탕진하고도 그러하고 국가적으로 항구적인
삼림태책을 강구해야만 하는데 해결 기미는 전혀업고
한심한 생각만 들고 세금만 탕진하고 있는 복지부동한
행정공무원들과 입안권자인 정치인들부터 각성을
각성해야만하는 안타까운 대한민국 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