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
이 땅에 상처받은 영혼을 위하여
권대근
상임고문, 문학상 심사위원장
에브리바디! 심장에 웃음 달고 이 자리에 계신
우리 부산수필문학협회 문인 여러분! 그리고 내빈 여러분!
반갑습니다.
본회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권대근 인사드립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이스라엘과 하마스와의 전쟁 등 가장 미련한 행태를 보이는 매우 심각한 인간들의 광란이 이뤄지고 있는 이 시대에
불행하게도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는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도륙의 역사라고 해도 될 정도로 무고한 민간인들, 아이들, 아무 죄 없는 개와 고양이, 지렁이와 풀벌레들이 하루에도 수없이 쓰러져 죽어가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
사랑이고, 평화이겠지만 오늘은
그 사랑과 평화를 ‘축하’와 ‘감사’라는 말로 치환하고자 합니다.
이 자리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부산수필문학상 시상식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제19회 부수필문학상을 받으시는
송명화 전 회장님, 작품상을 받으시는 최혜영 전 사무국장님,
작가상을 받으시는 노장현 수필가님,
축하, 또 축하드립니다.
심사위원장으로서 훌륭한 세 분의 수상자 기분 좋으시라고
오늘은 특별히
제 마음 깊은 자리에 레드카펫을 깔았습니다.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 남우 주연상의 주인공이 되시기 바랍니다.
<life> 라이프, 인생이라고 해석합니다, 잘 보면 가운데 if가 있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는 뜻입니다.
자기가 생각하는 대로 안 되는 일이 많습니다.
여러분! 혹시 알고 계십니까?
우리 협회가 18년간 시상해온 <부산수필문학상>을
우리 협회보다 늦게 생긴 유사 단체가 재작년에 우리 문학상 이름을
도용해서 문학상을 시상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문명사회에서의 지성계, 문화예술계에서는 있어서도 있을 수도 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직전 회장인 송명화 고문과 제가 강력하게 대처하여
상의 이름을 되찾아온 바가 있습니다.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호시탐탐 노리는 상 이름이 바로 오늘 우리가 시상하는
<부산수필문학상>입니다. 부산 수필계의 최고 상입니다.
하마터면 빼앗길 뻔한 문학상 이름을 되찾아 와서
시상하게 되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아무리 그 부당성을, 그 부도덕성을, 논리적으로 설명해도,
귀를 닫고 관계없다고, 자기들도
똑 같은 이름의 문학상을 시상하겠다고 고집을 피우길래
말이 안 통해서
제가 그렇다면, 17년간 시상을 해온 문학상을 훔쳐간 당신들의
부도덕한 행위를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하니, 그 문자를 받고
그날 밤 12시가 넘어서 전화를 해와서
상 이름을 돌려줄 테니, 제발 문제 삼지 말아 달라고 해서
제가 용서를 해준 적이 있습니다.
이런 기막힌 사실을
우리 회원들은 아셔야 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과 자연현상은 그 용도가 있는데
과연 사람의 용도는 무엇입니까.
사람들은 행복이라는 신기루를 획득하기 위해서 산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세상 어느 곳에도 <행복>이라는 물건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행복은 자기가 좋아하고,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할 때 얻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성인은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예술이 무엇입니까? 문학이 무엇입니까? 사람들이 살아가는
절실하면서도 진솔한 이야기를 그리는 작업 아닙니까.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펜을 든 사람이 문인 아닙니까.
작가는 글로 말하고 인간성을 평가받는다. 제가 늘 입에 달고 하는 말입니다. 이런 명제에 딱 어울리는 분이 송명화 최혜영 노장현 수상자라고 하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이 세 분은 미진선을 작품에 담을 뿐입니다. 따뜻한 인간미는 넘치고 넘칩니다.
오늘날 현실은 우리 주변에 머무는 미세먼지처럼 우리의 마음을 우울하게 만듭니다. 이 세 분의 수상 소식은 우울한 우리들의 심상에 희망을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작가는 보이지 않는 세계, 꼭 보아야 하는 세계를 천착합니다. 자유 인권 평화 생태 생명 이 다섯 가지를 위협하는 억압기제에, 장치에, 조직에, 집단권력에 저항하는 게 진정한 작가입니다.
그래서 문학은 해볼 만한 작업입니다. 그래서 저는 행복합니다.
좋은 나무가 좋은 열매를 맺는다고 했습니다.
좋은 사람이 좋은 글을 씁니다.
우리 부산수필문학협회 사람들만큼 좋은 사람들
부산에는 없습니다. 저는 수필 쓰는 사람들이 좋아서 수필 곁을 맴돌고 있습니다.
꽃은 피어도 소리 내지 않고,
새는 울어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사랑은 아무리 뜨겁게 타도 연기를 내지 않습니다.
꽃은 비에 젖어도 꽃의 향기는 비에 젖지 않습니다.
꽃의 향기가 바로 생명의 언어, 사랑의 언어가 아니겠습니까.
우리 부산수필문학협회 사람들을 저는 사랑합니다.
저는 어떤 일이 있어도 상임고문으로서 회장님이 리드하고 있는 부산수필문학협회를 더욱 반듯한 단체로 그 위상을 높여나가는 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도전에는 응전으로 우리 단체의 전통과 명예를 지켜내겠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저는 창립정신에 입각해서 우리 협회의 위상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부르는 노래가 롱펠로우의 시처럼 모든 사람의 가슴에 사랑의 노래로, 저항의 노래로 남기 바랍니다. 우리들이 쏘아올린 사랑의 화살이나 저항의 노래가 우리 지구를 평화의 세계로 변화시킨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수상자 여러분!
부산수필문학협회 회원 여러분!
문학은 차이보다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갈등보다 화해를 이끌어내는 촉매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에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있는 사회적 약자들이 많습니다.
이들이 치유성이 뛰어난 수필작품을 보며 많은 위로를 받고 힘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이 땅에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는 작업에
우리 수필가 여러분들이 더 가열차게 동참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