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양산은,
100대 명산임에도 불구하고,
찾아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벼르고 벼르다가,
드디어 희양산으로...
여기는 은티마을 입구이고,
희양산을 시작하는 곳입니다.
서울은 비가 온다며,
산에 가지 말라는 문자가 오는데,
날씨는 엄청 좋았고... ㅎㅎ
마을 입구에는,
400년 이상 되는 소나무가,
무려 16그루나...
키가 18미터,
둘레는 3.76미터...
소나무가 키도 크지만,
나무의 두께는 날 닮아서,
엄청 두꺼웠고...
마을 입구에는,
자궁혈이 있는데,
문구를 그대로 옮겨 적어 봅니다.
자궁혈의 땅은 포근하고 물이 많아 사람 살기에 좋은 땅이지만,
기가 너무 세다는 설에 따라 마을 입구에 소나무 숲(음모에 해당됨)을 가꾸고,
남근석을 세워 남녀 간 기의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은티마을에 발길만 들여 놓아도 무병장수의 기를 받게 되고,
특히 여자가 남근석을 만지면서 소원을 빌면 원하는 아들은 얻는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그런데,
돌의 모양은,
고추와 전혀 무관해 보였고...
더구나,
고추를 상징하는 돌 앞에는 술집이 자리해서,
여자들은 접근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고...
마을의 기를 받고서,
드디어 등산로 입구에 도착을...
참고로,
희양산은 수려한 암봉으로 되어 있고,
정상 아래 가파른 구간을 즐기는 사람이 많은데...
산행 코스는,
이 바위가 있는 곳에서 우측으로 올라가고,
좌측으로 내려오는 것이 정석입니다.
희양산이 초행이라서,
길을 반대로 올랐습니다.
그 결과는,
나중에 사진으로 설명하고...
우선,
내가 오르는 코스는,
바위도 없고,
길도 너무 편안한 구간이었습니다.
낙엽송(일본 잎갈나무)은,
가을 단풍을 뽐내면서,
화려한 자태로 반겨주고...
나도 반갑다고 인사하면서,
한들한들 올라가는데...
등산로에는,
대부분 올라가는 사람은 없고,
내려오는 사람들만...
낙엽으로 덮인,
조그만 물웅덩이는,
지난밤 멧돼지의 욕실이었나 봅니다.
그나마,
멧돼지 가족이 아니라,
큼지막한 수컷이,
여유롭게 즐기고 간 듯...
어째튼,
암벽으로 유명한 희양산을,
편안하게 오르는데...
한참을 올랐지만,
아직도 등산로는 온순하기만...
참고로 희양산의 높이는,
999미터 임으로 많이 올라가야 하는데...
너무 온순한 등산로라서,
지레짐작으로 겁을 먹어서... ㅎㅎ
정상이 멀지 않았는데,
드디어 바위다운 바위가 나타나고...
1차 목적지가 산성터인데,
층층이 쌓인 바위들은,
산성으로 착각하게 만들었고...
암튼,
산행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바위의 모습이...
이 바위는,
마치 커다란 배가 산속에 정박한,
아니 침몰해 있는 모습이고...
그리고,
많은 산객들이,
기울어지는 배를 잡아 두려고,
받침대를 괴여논 모습이고...
여기까지도,
오르막은 있었지만,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고...
사진으로는,
오르막의 느낌이 없는데...
이 구간이,
가장 어려웠던 구간이었고...
왜냐하면,
길의 흔적도 없는데,
가파른 오르막을 리본에 의지해서,
더듬더듬 올라야 해서...
드디어,
산성에 도착했는데...
산성이라기보다는,
성곽의 흔적만 희미하게 남았고...
등산로는 이 성곽을 따라서,
정상으로 이어지는데...
계곡에 있을 때는,
전화가 불통이라서.
외부와 연락이 끊겼는데...
여기에 도착하니,
전화기가 살아나면서,
비가 엄청 오는데 왜 연락이 안 되냐고 난리가 났고...
그래서,
이 사진을 찍어서,
날씨를 증빙하는데 요긴하게 사용했네요. ㅎㅎ
산 정상이 멀지 않았는데,
갑자기 이런 철조망이...
일반적으로,
군대가 있거나,
특수한 지역에 있는 철조망인데...
누가 여기까지 둘러메고 올라와서,
힘들게 설치를 했는지...
암튼,
세상은 별의별 상황이 많고...
희양산 능선에서,
정상까지 가는 길은,
암벽으로 되어 있는데 평지처럼 되어 있었고...
시야가 트인 곳에서,
주변을 조망해 보는데...
바로 앞에는 구왕봉,
그 뒤로는 악휘봉과 칠보산까지...
고개만 돌려서,
반대쪽을 바라보면...
오래전에 다녀간,
조령산과 주흘산이 한눈에 들어오고...
참고로,
문경새재는 다시 한번 오고 싶었는데,
희양산 정상에서 바라만 보았고...
사진으로는,
희양산 암벽이 잘 보이지 않지만...
깎아지른 절벽 부분이,
최고 멋진 장소인데,
새처럼 날지 못해서 조금은 아쉬웠고...
그래도,
이런 모습에 감사하면서,
정상으로 갑니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는데...
백두대간 구간이라 해서,
뭔가 있을 줄 알았으나,
다른 봉우리와는 별반 차이가 없네요.
암튼,
정상에 도착해서,
주변을 둘러보고 간단한 식사를...
식사는,
너무나 조촐하네요.
조촐하지만,
컵라면 하나가 주는 즐거움은,
어떤 산해진미와도 비교가 안되고...
암튼,
국물까지 깨끗하게 비우고서,
다시 산을 내려 가려합니다.
정상 주변에는,
엄청 큰 바위 사이로 조그만 오솔길이...
궁금해서,
위험을 무릅쓰고 나가보는데...
과연,
어떤 모습이 기다릴지...
바위 뒤에는,
절벽에 소나무가 외롭게 서있고...
그나마,
대부분의 가지는 죽어버리고,
성한 가지는 몇 개 안 되네요.
암튼,
어려운 곳에서 살아가려니,
힘들고 고난한 생을 살고 있고...
희양산 능선은,
넓은 바위가 대부분이고,
어려운 구간은 전혀 없는데...
더구나,
푸른 소나무들은,
각자 개성 있는 모습으로 살고 있어서,
나름 운치도 있었고...
그러나,
이런 구간은,
여기가 전부였다는 사실...
그냥 보기에는,
밧줄이 있는 평범한 내리막인데,
이런 구간을 내려가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참고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곳을 내려가는 것이 힘들어서,
이쪽 방향으로 올라왔는데...
나는,
그걸 몰라서,
편한 코스로 올라와서,
힘든 구간으로 내려갑니다.
산행을 마치고서,
몸이 힘들다고 느낀적이 별로 없는데...
여길 내려가면서,
손바닥에 멍이 들었고,
팔과 어깨는 다리 근육보다 많이 사용했고...
덕분에,
이틀 후까지,
근육통이 내 몸에서 떠날 줄 몰랐네요.
한참을 내려왔음에도,
아직도 밧줄 구간은 끝이 없고...
아마도,
수직에 가까운 험난한 구간은,
200미터 이상 이어지는 듯...
어째튼,
산행 코스를 반대로 선택해서,
이 길을 올라온다면 훨씬 수월했을 텐데...
내려가야 할 절벽은,
아직도 끝없이 이어지고...
덕분에,
다리의 근육통이 아니라,
팔은 근육통으로,
손바닥은 검게 멍이 들어서 3일을 고생했고...
암튼,
정말 진땀 나는 구간을 겨우 내려왔네요.
바위가 굴러서,
나무를 덮친 것인지..
아니면,
나무가 자라서,
바위를 들고 있는 것이지 모르지만...
둘의 불편한 관계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너무나 안쓰럽게 느껴졌고...
이런 안내판을,
산을 오르기 전에 표시했어야 하는데...
힘든 구간을 다 내려왔는데,
이제야 이런 표시가...
참고로,
희양산이 한국의 100대 명산인데,
산악 사고가 너무 빈번해서,
100대 명산에서 빼 달라고 했다는 전설이...
사진에,
등산로가 보이나요??
분명히,
노란색 안내용 리본은 있지만,
등산로는 보이질 않고...
이 장소는,
미로 바위라 하고,
바위틈 사이를 지나서,
미로처럼 산행을 하는 장소라고 합니다.
드디어,
희양산을 내려와서,
맛있는 식사를 하면 되는데...
구왕봉이 500미터라는 꼬임에 넘어가서,
또다시 고생길로...
고생이라기보다는,
희양산의 진면목을 보기 위한,
최고의 장소를 찾아갔습니다.
구왕봉까지는,
500미터만 걸으면 되는데...
대부분의 등산로는,
이런 모습으로 되어 있었고...
즉,
내려오는 것도 힘들어 죽을 뻔했는데,
이런 구간을 다시 올라가야 합니다.
밧줄이 없다면,
도저히 오르지 못하는 곳인데...
소나무에 의지해서,
네발로 기어서 올라가는데...
가냘픈 뿌리뿐인 소나무는,
금세라도 넘어질 듯...
험난한 구간을,
300미터 남짓 기어서 오르면,
희양산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고...
조금 전까지,
맞은편 정상에서 컵라면을 먹었는데,
이제는 구왕봉에서 희양산을 바라보네요.
산행이 아무리 힘들어도,
이런 모습을 보여주니,
힘든 줄 모르고 다시 찾아오게 되고...
드디어,
구왕봉 정상에 도착을...
정상석 뒤로는,
희양산이 버티고 있지만,
나무가 울창해서 조망은 쉽지 않네요.
참고로,
희양산에서는 구왕봉을 즐기기 좋고,
구왕봉에서는 희양산을 제대로 느낄 수가 있었고...
구왕봉을 내려가는 길은,
올랐던 길을 다시 내려가기가 너무 부담이 돼서,
편안한 곳으로... ㅎㅎ
초행이라서,
편안한지는 몰랐지만,
지도에 경사가 완만하다고 해서,
조금 돌아가도 절벽이 없는 곳으로...
어쩌면,
내가 너무 겁이 많아서 그랬는지도... ㅎㅎ
서울은 비가 온다며,
카톡이 난리법석이지만...
희양산은,
푸른 하늘과 기암들로 인해서,
너무 멋진 풍경이...
그리고,
날씨가 좋으니,
희양산 시루봉 너머로 조령산까지 조망이 되고...
하산길은,
대부분 이렇게 완만한 구간이었고...
역시,
나의 탁월한 선택은 안전한 하산을... ㅋㅋ
참고로,
가을 산행의 최고 문제점은,
사람의 왕래가 적은 등산로는,
사진처럼 떨어진 낙엽으로 인해 길이 사라져 버린다는 것...
드디어,
악휘봉으로 넘어가는 갈림길에 도착을 했는데...
혹시,
등산로가 보이나요??
비석이 없다면,
커다란 봉분도 형체를 구분하기 어렵고...
참고로,
묘지의 후손들이 죽은자의 무덤을 위해,
멀쩡한 나무를 20그루 이상 죽여놔서,
일행과 함께 죽은자의 봉분에 매질을 하고 왔습니다.
형체가 없는 등산로를,
간간이 나타나는 리본과,
흐릿한 발자국에 의지해서 내려가는데...
험한 길을 피했더니,
길이 없는 곳을 걸어야 하니,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고...
길이 없어도,
잠시 쉬면서 낙엽송(일본 잎갈나무)의 단풍을 즐기고...
햇살이 비추면,
훨씬 멋진 모습일 텐데...
산골이라서,
해가 들지 않아서 조금은 아쉬운 모습으로...
이제는,
인적이 드문 등산로를 마무리하고,
넓은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 되고...
임도에,
아직도 차량의 흔적이 있는 것을 보아,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고...
임도의 대부분은,
이렇게 소나무 숲이 계속되는데...
은은한 솔향기가,
산행의 피로를 말끔하게 정리해주는 느낌이었고...
여길 다시 찾는다면,
무더운 여름에 산책하기에는 딱 좋을 듯...
희양산에는,
드문드문 낙엽송 군락이...
사람들에 의해서,
조림해 놓은 것으로 보이지만,
늦은 가을에 노란 단풍은,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산행을 시작했던,
장소에 도착했는데,
소방차를 보니,
산 정상에서 다른 산객이 했던 말이 떠오르고...
산객의 말은 산을 올라오면서,
바위 아래에 추락한 시신이 있어 119에 신고했다고...
나는,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하며 산을 내려왔는데,
정말로 소방차와 구급대가 있었고...
(산행 후 어디에도 희양산 사고 소식은 없었음...)
산행을 마치고,
은티 마을을 내려오면서,
낙엽송 사진을 찍어 보는데...
해가 나고,
날이 맑았다면 훨씬 멋진 모습이었을 텐데...
아쉬움은 있지만,
어쩔 수 없으니,
이 정도로 만족했고...
단풍이 너무 선명해서 이름을 알아보려고,
백방으로 수소문을 했는데...
이름은,
너무나 허무하게 단풍나무라고...
(정확한 이름은 신나무)
그리고,
멀리 보이는 암벽 구간이,
희양산 급경사 구간인데,
저길 내려왔다는 것에 자부심을... ㅎㅎ
조금은 아쉬움이 있지만,
이제는 산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서,
식당을 찾아 발길을...
여기는,
왜 찍어서 올렸을까요??
산을 올라갈 때는,
이곳에서 사과를 팔았는데...
산행을 마치고,
이곳 특산품인 사과를 사려고 했더니,
허무하게도 이런 모습이라서...
일이 안되려면,
뒤로 넘어 저도 코가 깨진다더니... ㅠ.ㅠ
사과는 구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멋진 휴게소를(조령 휴게소) 찾았네요!!!
백화점이나 결혼식 피로연장이 아닌,
일반 도로의 휴게소가 이런 모습으로...
화장실뿐만 아니라,
모든 매장이 너무 깨끗해서,
기회가 되면 꼭 다시 찾아오려고...
저녁 식사는,
연풍면사무소에서 해결하려고 했는데...
조그만 시골 마을이다 보니,
모든 식당이 영업을 종료하여,
얼떨결에 조령 휴게소까지 왔습니다.
여상과 달리,
식당 분위기도 좋은데,
맛도 나쁘지 않았고...
은티 마을에서 사지 못한 사과는,
조령 휴게소 한켠에 자리하고 있는데...
금액을 보고,
기절하는 줄...
얼마나 맛있으면,
주먹만 한 사과 한 개에 3천 원씩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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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
너무 어려운 이야기인데,
자의적으로 해석하면...
"산은 그냥 산일뿐이고,
내가 산을 좋아하니,
바위가 많고 절벽이 있어도,
산이 그냥 좋다."라고 해석을...
이렇게 해석하는 사람이 있다면,
언제든 함께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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