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거리의 문제
후임의 얘기 - 자꾸 뒤로 빠지기 때문에 더 차기가 쉬웠다 -를 참고해볼 때,
지금까지 고정 대상(샌드백이나 타격대 등)에 연습하면서 거리를 잘못 잡으셨던 것으로 보입니다.
독련을 위해 고정 대상을 놓고 타격 연습을 할 때 많이 발생하는 오류입니다.
즉, 고정 대상만으로 연습할 경우에는 자신에게 편한 거리로만 연습하게 되는데,
이 때의 거리가 아마도 상대와 직접 마주선 상태와 다른 거리였을 것이라는 얘기지요.
특히 실제 대련 시에는 보통 한 발을 앞으로 내고 있는 경우를 감안하면
하단과 중, 상단을 공격할 수 있는 거리도 꽤 차이가 납니다만,
고정 대상물의 경우는 대부분 상/중/하단 모두 같은 거리에서 공격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신경 쓰지 않으면 당연히 실제와는 큰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게다가 보통 택견 견주기라면 시작할 때 소위 '대접 상태'로 시작하기 때문에
보통의 발차기 거리나 타종목의 대련 준비 상태에 비해 거리가 굉장히 가깝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발을 차기에 좋은 거리는 아니지요.
때문에 이니님이 자신도 모르게 불편함을 느끼고 뒤로 물러나시다보니
후임 입장에서는 '어라, 알아서 차기 쉬운 거리를 만들어주네?' 라고 생각했을 듯 하네요.
반면 이니님은 물러난 후에 차려고 하니 상대보다 늦어서 발이 나가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2. 용기의 문제
엄밀히 말해서 이니님의 경우는 '용기'의 문제라기보다는 '테크닉'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대접'이나 '품밟기'의 의미가 단체에 따라 조금씩 해석을 달리 하고는 있습니다만,
결련택견 쪽에서는 '품밟기'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하단발차기의 공방을 위한 것으로 보고 있지요.
맞으면 아프니까 이발 저발을 물렀다가 냈다가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일부러 한 발을 줘서 상대의 동작을 유인하고 되받을 수도 있고,
혹은 맞내서 공격이나 방어를 할 수도 있도록 하는 것이 품밟기이고 택견의 아랫발질들입니다.
예컨대 품을 밟음으로써 크게 거리를 벌리지 않으면서 상대의 차기를 피할 수도 있고,
나오는 발에 대해서 발등걸이나 허벅밟기 같은 기술로 차단하거나
낮은 곁차기나 낚시걸이, 깎음다리 같은 기술로 기둥다리를 흔들어줄 수도 있겠지요.
특히 상대가 동작이 크고 강한 발차기를 구사한다면
이 쪽은 상대적으로 동작이 작고 빠르게 구사할 수 있는 기술로 선을 뺏아야 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타이밍에 익숙해질 필요나 상대 발보다 빠른 발질을 익힐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기술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용기'도 분명히 필요한 부분이 있겠지요.
마냥 물러나기만 해서는 애초에 쓸 수 없는 기술들이니까요.
그런데 상대 발차기 위력이 너무 세면 솔직히 그런 연습을 하기가 힘들기도 할 겁니다.
제 생각에는 우선은 자연스럽게 택견의 품밟기나 대련 조건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발등밟기 같은 몸풀기 게임을 먼저 좀 하시고 견주기를 해보시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그러면 후임도 자연히 택견식의 움직임에 적응하고 동화되는 효과도 노릴 수 있을 테고요.
3. 다리찢기 스트레칭
보통 사람은 좌우 균형이 안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다리의 고관절 같은 경우 척추나 골반과 연결된 부위이기 때문에
평소 자세에 따라서 그 가동 범위의 좌우 차이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입니다.
때문에 평소에 우선 바른 자세로 생활하시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발차기 연습을 많이 하신다면 그 또한 좌우 균형을 맞추시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한참 하다보면 자기가 잘 차는 발을 더 많이 차게 되고,
애초에 균형이 틀어진 경우 발차기도 점점 좌우 자세가 달라지죠.
자세가 잘 안 나오는 발에 좀 더 신경써서 회수를 늘린다든지 하셔야합니다.)
스트레칭을 할 때는 반드시 워밍업을 하시고,
바로 큰 각도로 다리를 벌리기보다 작은 자세에서부터
좌우 골고루 다양한 각도로 점차 벌려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다리찢기는 서혜부 근육을 늘리는 스트레칭이기도 하지만,
고관절의 가동범위를 자유롭게 늘리기 위한 유연운동입니다.
우선 단순히 서혜부 근육을 늘리기 위한 것이라면
벽이나 기둥 등을 잡고 천천히 몸을 낮춰 내리며 양 다리를 벌리는 방법이나,
벽에 엉덩이를 붙이고 누운 자세로 양 발에 무게(아령 같은)를 달고 다리를 벌린 채 버티는 방법,
앞구르기나 뒤구르기를 하면서 다리를 벌려 일어서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만,
고관절의 가동 범위까지 생각한다면
선 상태에서 오른발, 왼발을 앞뒤로 낸 자세부터 좌우 번갈아 가며 서서히 눌러준다든지,
낮고 넓게 선 기마자세에서 골반을 좌우전후로 천천히 돌려준다든지,
중국무술에서 말하는 압퇴공(야테이)을 해주는 방법,
앉은 상태에서 한 다리를 접고 한 다리는 편 상태에서 여러 각도로 몸을 눌러주는 것을
좌우 번갈이 실시하면서 잘 안 되는 쪽을 좀 더 신경써서 오랜 시간 스트레칭해준 후
양 다리를 동시에 벌리며 서서히 내려가는 방법 등이 있겟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