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 일기예보
* 김장식
비 오는 날보다
맑은 날이 많고
풍랑 이는 날보다
잔잔한 날이 더 많다
때로 폭우가 쏟아져도
먹구름 속에는
늘 태양이 빛나고 있지
매서운 꽃샘추위도
피어나는 꽃은 막을 수 없어
내일의 일기예보는
한 때 흐린 후 곧 다시 맑음.
[ 2 ] 오늘
* 구상
오늘도 신비의 샘인 하루를 맞는다
이 하루는 저 강물의 한 방울이
어느 산골짝 옹달샘에 이어져 있고
아득한 푸른 바다에 이어져 있듯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하나다
이렇듯 나의 오늘은 영원 속에 이어져
바로 시방 나는 그 영원을 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죽고 나서부터가 아니라
오늘서부터 영원을 살아야 하고
영원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이 가난한 삶을 살아야 한다
마음을 비운 삶을 살아야 한다.
[ 3 ] 명함집
* 권화빈
갈수록
얇아졌다
만나야 할 사람이
줄어든 것일까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이
불어난 것일까
갈수록 세상도
얇아져 갔다.
[ 4 ] 달
* 한상호
원만해지려고
빈가슴 채우더니
평안해지려고
채운 것 덜어내네.
[ 5 ] 두고 내리시는 물건
* 서예진
당신이 꿈을 향해 달려갈 때
눈앞에서 문이 닫혀버리고
당신이 겪어온 하루의 끝이
잘못 내린 정거장 같을 때
마음의 짐은 여기 아무데나
두고 가시기를 바랍니다
집까지 들고 가기 무거운 건
깜빡 잃어버려도 좋습니다
오늘도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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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에서 발견한 시들【 4 】
별 둘
추천 1
조회 56
24.06.15 06:36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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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지하철 시
감상하며 주말시작합니다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