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서울이다. 서울이 리그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FC서울은 포항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리그 초반 대진이 좋지 않다고는 하지만 3연패는 충격이다.
그야말로 위기일발의 FC서울, 서울의 길은 언제 열릴 것인가.
선발라인업
(부진한 윤일록과 정조국, 휴식차원에서 차두리가 명단제외되었다.)
서울은 일부 라인업에 변화를 주며 경기에 나섰다. 부진과 휴식 등을 이유로 윤일록과 정조국, 차두리가 명단에서 제외되었고 김진규는 벤치에서 시작했다.
서울은 시드니전에 이어 포항전에도 유상훈 골키퍼를 선택했다. 지난 시즌 포항전에 좋은 모습을 보인 유상훈에게 다시 기회를 준 것이다. 수비라인에서는 김진규와 차두리의 부재가 눈에 띈다. 31일 뉴질랜드와의 친선경기에서 A매치 은퇴경기를 치르게 될 차두리에겐 휴식을 주었고, 불안한 수비라인에 변화를 줘보고자 김동우에게 선발 기회를 주었다. 지난 2년간 안산에서 군복무를 하며 주전으로 나섰던 김동우지만 전역 이후 서울에 복귀한 이후로는 첫 선발 출전이었다.
허리진영과 2선자리에도 변화가 있었다. 오스마르는 기존 파트너이던 고명진이 아닌 이상협과 호흡을 맞췄다. 고명진은 부진한 윤일록을 대신하여 왼쪽 날개 공격수로 전진배치되었다. 오른쪽에는 고요한이 자리했고 중앙은 신예 김민혁이 선발로 나섰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김현성이 나섰다.
다시금 포항에 충격을 주기 위해 나섰지만 주인공은 포항의 김승대였다. 김승대는 전반 31분 서울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어버리며 선제골을 만들어 냈다. 평소 오프사이드 라인을 잘 뚫어내는 '라인 파괴자'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이어 김승재는 후반 11분에도 황지수의 패스를 골로 연결하며 맹활약을 벌였다.
서울은 후반 41분, 윤주태가 김현성과 패스를 주고받으며 간결한 슈팅으로 포항의 골문을 열었지만, 딱 거기에 그쳐 패하고 말았다.
이로써 3패로 리그 전패를 당한 서울은, 골득실에서 대전에 앞서 11위를 유지하게 되었다.
무기력한 모습.. 영입에 소홀했던 팀의 예견
무기력한 경기 속에 최용수 감독은 멤버 구성을 바꿔보는 등 여러 시도를 해보았지만 항상 내용은 답답했고 결과도 참담했다. 서울팬들은 경기 이후마다 쓰린 눈물을 흘리며 4월 이후 출전 가능하다는 박주영만 바라볼 뿐이다.
사실 시즌 초반 이같은 부진은 이적시장의 모습을 비추어 볼 때 예상되지 않았던 부분도 아니었다. FC서울은 이적시장 내내 많은 선수 이탈이 있었다. 미드필더 최현태와 강승조는 각각 상주상무와 안산경찰청으로 입해를 했고, 핵심 수비수 김주영과 베테랑 공격수 에스쿠데로는 중국으로 향했다.
수비수 최효진은 전남으로 이적했고, 로테이션 멤버로 기용될 것이 유력하던 미드필더 김동석과 김원식, 문기한은 각각 인천과 대구로 임대되었다.
하지만 이에 따른 영입은 거의 전무했다. 이적시장 초반 이석현을 영입했지만 그 뿐이었다. 문상윤, 케빈, 스토야노비치, 심지어 에닝요까지 여러 선수가 거론되었지만 모두 타 팀으로 이적하거나 잔류하는 등 서울로 오지는 않았다.
공식 경기를 네 경기나 치르고 나서야 부랴부랴 박주영을 데려오긴 했으나 그마저도 제 컨디션이 아니라 아직 기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경쟁팀들인 수원, 성남, 전북, 포항, 울산 등과 비교하면 서울의 이적시장 침묵은 정규리그 부진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타팀들도 주력선수의 군입대, 또는 이적으로 팀 손실이 제법 있었으나 적절한 선수 영입으로 팀의 전력을 유지시켰다.
분명 서울이 박주영을 리턴시키며 수 많은 관심을 받기는 했지만, 이슈와 성적은 분명 다른 부분이다. 또한 이슈는 성적이 뒷받침되면 따라올 수 있는 부분이다.
모기업의 불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나 이적시장에서 최소한의 열정도 보이지 못한 부분에서 실망이 큰 팬들이다. 하지만 이미 이적시장은 끝났고 시즌은 시작되었다. 어찌됐든 현 멤버 구성으로 버텨야 한다.
유일한 희망, 박주영의 몸상태는?
결국 기대하는 부분은 박주영인데 관건은 박주영의 몸상태다. 지난 10일 영입이 발표되고 11일 기자회견을 마친 박주영은 이후 곧바로 팀 훈련에 참가했다.
다행스러운 부분은 이질감은 없다. 워낙 대표팀에서 만났던 선수들도 많고, 데뷔할 때 함께 뛴 멤버들도 있다. 무엇보다 월드컵 직전 등 최근에도 무적 신세 동안 서울에서 훈련하며 이미 선수들과 익숙해져 있는 상황이다.
최용수 감독도 "박주영은 다른 공격수들과 다른 무언가가 있다"라며 팬들을 기대하게 만들고 있기도 하다. 팬들의 관심사는 박주영의 투입 시기다. 현재 박주영은 전 소속팀 알 샤밥의 행정 미숙으로 임시 이적동의서로 이적을 해야되는 상황이다. 이미 K리그 선수등록마감일은 지난 20일로 지났다.
하지만 박주영은 예외사항이 적용된다. 해외에서 뛴 선수가 K리그로 복귀하는 경우, 27일까지 추가 등록이 가능하다.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박주영이 리그 등록을 마치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박주영의 예상 복귀 시점은 4월이다. 4월 4일 제주전에 교체 투입이 유력한 상황이다. 서울의 유일한 희망 박주영, 그는 그의 등번호대로 서울의 구원자가 될 수 있을 것인가.
(현재 FC서울의 유일한 희망으로 떠오르는 박주영. 최용수 감독은 박주영의 현재 몸상태를 80% 정도라고 평가했다.)
Next match : K리그클래식 4라운드 VS 제주유나이티드
공교롭게도 작년과 비슷한 상황에서 홈에서 제주를 맞이한다. FC서울은 지난 해에도 정규리그 3경기에서 1무 2패로 부진한 상황에 빠졌을 때 홈에서 제주를 맞이했다. 서울은 당시 제주 홈경기에서 윤일록과 고요한의 골로 2-0으로 리그 첫 승을 거둔 바 있다.
작년만이 아니다. 2011년에도 서울은 황보관 체제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다 광주에 패하며 그를 경질했다.(물론 표면적으론 황보관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놨으나 사실상 경질이나 다름없다.)
이후 FC서울은 최용수 당시 코치에게 감독대행직을 맡겼는데 최용수의 감독대행 첫 상대가 홈 제주전이었다. 서울은 이 경기에서도 2-1로 승리를 거뒀고, 이후 3연승을 기록했다.
제주로써는 치욕스럽겠지만 항상 시즌 초반 서울의 보약이되었던 제주다. 하지만 상황은 모른다. 제주는 올 시즌을 앞두고 박경훈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고 조성환 2군 감독이 승격되었다. 박경훈 감독 재임시절 한 번도 서울을 꺾지 못한 제주는, 포항의 동기부여 이상으로 강한 동기부여로 똘똘 뭉쳐있다.
더구나 제주는 3라운드에서 대전을 5-0으로 대파했다. 지난 시즌 포항과 수원으로 임대되었던 강수일과 배기종이 나란히 좋은 모습을 보인데다 서울 출신의 송진형과 청소년대표 출신의 윤빛가람 등 조화가 대단하다.
박주영의 복귀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제주가 또 다시 서울의 보약이 될지, 아니면 제주가 지긋지긋한 서울전 무승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