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행복-여정 1박 2일, 아내의 선물
서초동 우리 법무사사무소 ‘작은 행복’에 맡겨진 일거리는 부산진등기소와 남부산등기소를 들러 다 잘 끝냈다.
광안리해수욕장 그 해변길의 최부산집에서 부산의 향토음식이라는 쫄깃쫄깃한 밀면으로 점심도 끝냈다.
그렇게 부산에서의 일정은 끝났다.
남은 것은 이날 저녁으로 내 고향땅 문경 점촌을 들렀다가 서울 서초동 우리 집으로 되돌아가는 일정이었다.
점촌을 들르는 것은 이날이 마침 13일로 중학교 동기동창 친구들이 시내 ‘석쇠명가’에서 만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고향 친구들과 어울리려고 서울에서 일부러 고향땅 문경 점촌까지 가기도 하는데, 이제는 그곳이 부산에서 서울 가는 길목이니, 더 잘 됐다싶었다.
나와 일정을 함께 하고 있는 아내와 동서도 내 그 뜻에 흔쾌히 동의했다.
그런데 그 전에 한 곳 들를 곳이 있었다.
경남 양산이었다.
양산 시내에 있는 아웃도어 전문점인 ‘도이터 양산점’을 찾아가야 했다.
우리를 기다리겠다는 사람이 있어서였다.
“형님, 도대체 언제 오는교?”
그렇게 전화도 여러 차례 왔다.
바로 우리 고향땅 문경 산북 출신의 알피니스트로 우리 문경중학교 14회 동문인 오상수 친구의 조카이기도 한 이상배가 곧 그 기다림의 주인공이었다.
“어디 돌아다니다가 이제 오는교?”
말이야 시비조였지만, 느낌은 따뜻한 정감이었다.
나는 그렇게 이상배 친구의 얼굴 한 번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는데, 아내는 그렇지를 않았다.
등산 장구로 가득한 점포를 구석구석 살피고 있었다.
이왕 거기까지 온 김에 등산장구 몇 점을 사가야겠다고 작정한 듯했다.
다음 달로 다가온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클래식트레킹을 앞두고 필수 장구인 침낭도 찬 공기에서 몸을 따뜻하게 해줄 보온병도 샀다.
그런데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당신도 여기서 등산화 하나 사세요. 제가 선물해 드릴게요.”
그렇게 나를 끌고 들어가고 있었다.
“됐어! 이 사람아! 지금 있는 것 그냥 신고 갈 거야.”
일단은 그렇게 우겼다.
목소리 톤도 좀 높였다.
내 그렇게 목소리 톤을 높여 우긴 것은, 아내도 함부로 돈 쓰지 말라는 주의를 주기 위한 것이었다.
“형님, 형수님이 이렇게 나서시는데, 이 참에 제대로 된 등산화 하나 마련하세요. 원가에 부가세만 보탤게요.”
이상배 친구가 그렇게 옆에서 부추기고 있었다.
“등산화는 발목을 잡아줄 수가 있어야 해요. 그래야 자칫 삐끗하는 일이 없어서 발목을 안 다치거든요.”
점포를 맡아 일하는 이상배 친구의 따님까지 그렇게 가세하고 나섰다.
아내는 선물을 해야겠다고 하고, 나는 그런 선물 필요 없다고 하는 둥해서, 몇 번을 더 밀고 당기는 실랑이를 한 끝에, 그 점포에서 가장 좋다는 등산화 한 켤레가 결국 내 차지가 됐다.
아내의 선물이었다.
내 솔직히 지금 고백하건대, 아내와 밀고 당기는 실랑이를 할 때 그때, 내 슬쩍슬쩍 밀려준 그 결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