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잘못이 아니다
누가 잘하거나 잘못하거나, 옳은 행동을 하거나 옳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선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이라고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 선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과거에 행한 업의 과보로 살기 때문에 여기에 나라고 할 만한 자아는 없다. 단지 순간순간의 마음이 과보에 의해서 일어나고 사라지는 현상만 있다.
더구나 인간은 선한 과보심과 선하지 못한 과보심을 함께 가지고 있어서 어떤 때는 불가피하게 선하고, 어떤 때는 불가피하게 선하지 못한 마음을 갖는다. 이때 조건에 따른 현상만 있지 이것을 주도하는 나라고 할 만한 주인은 없다. 나는 부르기 위한 명칭이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그런 나는 없다. 마음은 있지만 내 마음이 아니고 조건에 의해서 일어나고 사라지는 연속적 현상의 마음이므로 실체가 없다.
내가 있다는 잘못된 견해는 사람이 죽으면 자아가 있어서 마음이 몸만 바꾼다는 환생 때문에 생긴다. 깨달음을 얻으신 성자의 가르침은 모든 것이 무상하므로 현재의 마음도 같은 마음이 아니므로 재생이다. 그러므로 죽을 때의 마음이 몸만 바꾼다는 것은 무상을 부정하는 견해다. 그러면 성자의 가르침은 허사가 되고 깨달음을 얻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