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생활체육종목 중 대세인 것 하나를 고르라면 당연히 탁구를 일순위로 말할 것이다. 탁구는 이제 국민스포츠의 한 종목으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테니스나 배드민턴이 가지는 단점에 비하여 탁구가 가지는 장점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테니스는 야외에 넓은 장소를 필요로 하여 경제성이 없다. 그리고 비가 오는 날이면 운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여름철에 한참 테니스를 치려는데 장마철이 되면 만사 휴의이다.
배드민턴은 반드시 일정 규모의 실내체육관을 필요로 한다는 것과 체육관 이라서 장마철과 관계없이 즐길 수는 있으나 차지하는 코트의 면적 때문에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의 수가 제한되어 있다(이는 테니스도 마찬가지이다). 탁구도 반드시 실내에서만 즐길 수 있다는 한계를 가지고는 있으나 탁구는 탁구대를 설치하는데 반드시 체육관과 같은 일정규모 및 시설을 갖춘 장소를 요하지 않으며 건물의 일부 같은 곳에 일정한 넓이의 장소만 있으면 운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탁구대가 차지하는 면적이 테니스, 배드민턴에 비하여 좁아 여러 사람이 즐길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우리의 건축문화도 탁구를 보다 쉽게 즐기는데 한몫을 한다. 우리나라 건축의 기준은 건물의 체적은 전혀 도외시 하고 넓이만을 기준으로 한다. 그러다 보니 건물 면적은 넓으나 건물내의 천정이 모두 낮다. 이러한 건물 구조에서는 탁구는 어디에서나 약간의 면적만 확보되면 플레이가 가능하나 베드민턴이나 테니스는 면적의 화보와는 무관하게 절대 불가능 하다.
세가지 운동 종목중에서 탁구인구가 제일 많은 또 다른 이유는 노인층에 속하는 60대 이상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운동이 탁구이기 때문이다. 60대 이상의 노년층이 탁구를 가장 많이 즐기는 까닭은 바로 안전성의 문제 때문이다. 배드민턴이나 테니스는 아차하면 무릎 또는 발목의 인대 등에 심각한 부상을 입는 일이 다반사이나 탁구는 상대적으로 그런 일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생활체육으로서 탁구의 특징은 탁구동호인의 남녀 성비를 보면 여자들이 남자들에 비하여 훨씬 그 숫자가 월등하게 많으며 그 실력도 전반적으로 남자들 보다 좋다는 것이다. 남자들은 아주 잘 치거나 대부분 못치거나 하여 중간층이 여성들 보다 아주 적다. 이에 비하여 여성들은 아주 잘 치는 수는 남자와 비슷하거나 약간 적을지 모르나 중간층부터 아주 못치는 경우 까지의 숫자가 남자들에 비하여 월등하다(물론 이는 여성 탁구인구가 남자보다 월등하게 많은 것도 이유중 하나라고 생각은 된다).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탁구에서도 여성들이 남성들의 애간장을 태우는 일이 아주 흔하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탁구 라버중에 표면이 올록볼록 한 핌플라버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 요물단지노릇을 톡톡하게 한다. 핌플라버를 장착한 탁구채로 공을 치면 보통은 공이 전진하다 말고 중간에 픽 고꾸라져 떨어져 상대방을 당황하게 하고, 어떤 때는 아주 빠른 속도로 전진하여 상대방을 당황하게 하여 상대방이 꼭 실수를 하게 만든다. 이러한 핌플라버는 대부분의 여성동호인들이 장착을 하고 있어 일반적으로 남성들은 거기에 대응하여야 하는데 사정이 그렇하다 보니 이것을 다루는데 많은 애를 먹을 뿐만 아니라 많은 남자들의 애간장을 태운다. 핌플라버 때문에 곤욕을 치른 사람들 중에는 연습도 핌플라버를 장착한 사람과는 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개인적인 사견으로는 생활체육에서 핌플라버는 장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현실을 인정하고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이기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으며 핌플라버를 이기려면 핌플라버로 치는 공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핌플라버를 장착한 사람과도 연습 및 게임을 하여야 하는 것이다.
한편 탁구가 다른 운동종목에 비하여 위와 같은 장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합할 때 동호인의 수에 비하여 체육관이 말이 안되게 썰렁한 경우가 다반사이다. 체육관의 극히 일부를 일반 관중이 채우고는 있으나 이는 대부분 선수들의 가족이거나 대회관계자일 경우가 100%이다. 사정이 이러니 탁구시합은 동호인들이 그렇게 많음에도 불구하고 TV에서 제대로 방영되는 경우도 거의 없다. 따라서 탁구시합은 동호인 수에 비하여 외면을 당하여 비활성화 되고 있는데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대체로 다음의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고 보여진다.
첫째는 탁구협회의 무관심이다. 탁구협회는 배구의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배구동호인의 숫자는 탁구동호인의 숫자와는 비견할 수 없을 정도로 열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구경기가 열리는 체육관은 대부분 인산인해를 이룬다. 무엇보다도 배구협회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는 유인책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탁구협회가 보고 많이 배워야 할 점이다.
둘째는 동호인의 연령이 매우 노령화 되었다는 것이다. 필자가 직접 확인한 것 중 하나는 경기도 도지사기쟁탈 연령별 탁구대회에서 여자부와 남자부 공히 30대가 없어 출전만 하면 잘 치느냐 못치느냐의 여부는 불문하고 입상을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는 한참을 웃었다. ‘그렇다면 탁구 동호인들의 연령대는 주로 40대 이상으로 구성된다는 말인데 탁구경기가 아무리 재미있다 한들 무리 무슨 열정이 있어 체육관에를 가겠는가’라고 말하면 딱히 반박할 말이 궁색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으나 그럴수록 탁구협회 관계자들은 유인책을 더 강구하여 체육관으로 관중몰이를 하여야 할 것이다.
탁구인구의 노령화와 여성화의 계기는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아주 싼 값으로 실시하는 공공기관(예컨대 각 동의 주민센타)이나 사회복지기관들의 사회복지실천 프로그램에 반드시 탁구를 포함시키고 있는데 있다. 아이들을 다 키운40대 후반 이후의 많은 수의 여성들과 이들의 수에 비하여 극히 일부인 정년퇴직 등으로 은퇴한 남성들은 한낮의 여가시간을 활용하고 운동으로 건강을 다지기 위하여 공공기관이 주최하는 탁구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그런데 30대와 노산이 유행인 요즈음 40대 초반의 여성들은 육아에 전념하느라 탁구를 배운다거나 친다거나 할 여유가 없어서 탁구인구는 자연스럽게 여성화 및 노령화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누구 하나 책임감을 갖고 걱정을 한다거나 바로잡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은 더 큰 문제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엘리트체육과 함께 사회체육을 발전시켜 건전하고 균형잡힌 체육문화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비록 사회체육이라 하더라도 점점 노령화 되고 여성화 되는 것을 방치할 것이 아니라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의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인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과 30대 직장인들을 유인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을 각각 신설하여 그것을 통하여 위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도 하나의 훌륭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사업은 대한탁구협회를 중심으로 하여 여러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소통하고 고민하여야 할 일들이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추진되어야 할 일들이다.
탁구는 위에서 본바와 같이 사회체육으로서 타 종목에 비하여 장점이 많은 종목일 뿐만 아니라 반드시 활성화 시켜야 할 필요가 있는 종목이다. 그 이유 중 하나를 예로 든다면 구기종목 중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의 가능성이 가장 큰 종목은 탁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88올림픽에서 유남규 아테네올림픽에서는 유승민을 통하여, 사라예보 세계선수권에서는 이에리사 지바 세계선수권에서는 현정화와 리분희를 통하여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어느 종목 보다도 활성화시킬 명분이 있눈 것이다. 활성화의 최우선 과제는 저변확대일 것이다. 단순히 동호인 숫자만을 늘리는 형태의 것이 아닌 어릴 때부터 탁구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여 세대간의 폭을 확대하고 어린 나이부터 탁구를 시작하게 하여 거기서 유망주들의 발굴을 용이하게 하고 그들을 중심으로 엘리트 탁구도 발전시키는 것이다.
결론적인 방법론으로서 우리가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생활체육으로서의 탁구를 주춧돌로 하고 더불어 엘리트 체육으로서의 탁구도 활성화 하여야 한다.
이를 위하여 대한 탁구협회를 중심으로 엘리트 탁구인들이 주축이 되고 모든 생활체육관련 동호인들은 직·간접적으로 참여하여 혁신적인 새로운 프로젝트에 의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힘을 합쳐 프로젝트를 실행하여야 할 것이다. 프로젝트의 성공여부는 대한탁구협회를 중심으로 한 엘리트 탁구인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그 실천력에 달렸다고 생각된다.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하여 엘리트 탁구인들은 모든 기득권을 내려 놓고 오직 생활체육인들과의 소통과 발전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실천에 전념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