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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newsthevoice.com/news/articleView.html?idxno=41217
한국파킨슨희망연대, 매월 11일 '파킨슨 바로 알기' 캠페인 진행
"의식은 또렷한데 몸은 굳어가는 병, 환자가 숨는 이유"
"사회적 인식과 진료 환경 개선, 환자들은 절실하다"
치매와 함께 대표적인 퇴행성질환으로 꼽히는 파킨슨병. 파킨슨병은 현재까지 완치가 불가한 영역으로 남아 있어 환자들은 약물치료와 함께 증상 관리에 집중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진단부터 사망까지 평균 10~20년이 소요되는 파킨슨병은 질환의 진행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현재까지 치료의 목표다. 서서히 굳어져 가는 몸과 달리 여전히 뚜렷한 의식의 괴리 속에서 환자들은 몸부림치며 오늘도 질환과 사투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환자들이 맞닿는 의료 현실은 가혹하기만 하다. 질환의 무게와 외로움을 드러낼 유일한 창구이자 통로인 진료실은 '5분'이라는 한정된 시간으로 정서적 허기를 배가 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파킨슨병에 대한 올바른 인식 개선과 사회적 지지를 얻기 위해 관련 환자단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계 파킨슨의 날인 4월 11일에 착안해 매월 11일을 '파킨슨병 바로 알기' 캠페인의 날로 정한 '한국파킨슨희망연대'는 올해 2월 11일 두번째 가두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번 캠페인을 기획해 실천에 옮긴 유우상 한국파킨슨희망연대 미디어팀장은 뉴스더보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환자들은 두려움으로 병을 숨기고, 가족들조차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 모르는 척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환자와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가 함께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껴 캠페인을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 팀장은 50대 초 발병한 파킨슨병의 시작을 '극심한 피로감'으로 마주해야 했다. 업무를 소화할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피로감이 몰려들어 그는 결국 퇴사를 해야만 했다. 파킨슨의 주요 증상인 '떨림'이 없었던 그는 이후 병원을 전전하며 4년만에 파킨슨 진단을 받게 됐다. 그는 과거를 회상하며 "만약 일찍 진단을 받았다면 지금도 직장생활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제는 한국파킨슨희망연대 미디어팀장으로 활동하며 유튜브 채널 희망연대함께TV를 운영하고 있는 유 팀장을 뉴스더보이스가 지난 11일 광화문 교보문고 앞 '느티나무 100년 쉼터'에서 만났다. 파킨슨병에 대한 인식개선과 사회적 지지를 위해 가두 캠페인에 나선 유 팀장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해 소개한다.
-한국파킨슨희망연대가 11일 전국 7개 지역에서 ‘파킨슨병 바로 알리기 캠페인’을 진행 중에 있다. 이번 캠페인을 진행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사회는 여전히 파킨슨병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다. 환자들은 두려움으로 병을 숨기고, 가족들조차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 모르는 척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실 속에서 환자와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가 함께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꼈다. 그러다 4월 11일 세계 파킨슨병의 날에 착안해서 매달 11일을 ‘파킨슨병 바로 알기’ 캠페인의 날로 정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1월 11일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1인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영상을 본 환우와 가족들이 함께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래서 줌(Zoom)을 활용해 생방송 송출 방식을 도입해 오늘 서울(2곳), 원주, 대전, 경주, 구미, 제주 등 7곳에서 동시에 캠페인을 진행하려 한다. 캠페인 영상도 유튜브 라이브로 송출할 예정이다.
이번 캠페인은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환자와 가족들이 병을 숨기지 않고, 사회와 함께 소통하며 더 나은 환경을 만드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말씀대로 파킨슨은 아직 환자들과 일반인에게 생소한 병이다. 질환을 소개를 하다면?
파킨슨병은 환자들에게 두려움이다. 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 환자는 곧바로 무력감과 공포에 빠진다. 나 역시 "이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 "내 인생이 끝난 건가?"하는 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하지만 더 두려운 것은 시간이 갈수록 익숙한 것들을 하나씩 잃어간다는 사실이다. 어제까지 자연스럽던 움직임이 오늘은 어렵고, 내일은 더 힘들어진다. 처음에는 손이 무겁고, 피곤하고, 가끔 어지러운 정도로 시작되지만 점차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몸이 굳어가고 표정이 사라지고, 말이 어눌해진다.
약을 먹으면 잠시 나아지는 듯하지만, 점점 효과가 줄어들고, 약 없이는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는 몸이 되어간다. 그렇다고 해서 이 병이 금방 생명을 앗아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환자들은 긴 시간 동안 점진적으로 무너져가는 자신의 몸을 견뎌야 한다.
또 파킨슨은 움직이는 것만 힘든 게 아니다. 수면 장애, 극심한 피로, 우울감, 소화 장애, 배뇨 장애 등 자율신경 문제까지 동반되는 복합적인 질환이다. 그렇기에 많은 환우들이 두려움 속에서 현실을 부정하며 병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결국 “남들이 알면 불이익을 받을 거야”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 가득찬다. 이런 생각이 방어기제가 돼서 병을 외면하게 만들고, 오히려 더 고립된 상황을 초래하게 된다.
그러나 병을 감춘다고 해서 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환자와 가족은 더욱 고립된다. 이렇게 파킨슨병은 환자에게 두려움이자, 점점 무너지는 몸과 함께, 세상의 외면 속에서 버텨야 하는 병이다.
-치료 과정에서 환자를 힘들게 하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
파킨슨병은 초기에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병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환자마다 증상이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단순한 피로나 스트레스로 생각하며 진단을 미루게 된다. 의료진조차 떨림이 없는 경우 파킨슨병을 쉽게 의심하지 않아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치료 시기를 놓치고,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 확진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후 치료 과정에서의 문제를 본다면, 파킨슨병은 환자마다 증상이 다르고, 약물 조절이 중요한 병인데 현실은 6개월에 한 번, 5분 남짓한 짧은 진료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충분히 설명하고, 맞춤형 치료를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파킨슨병은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평가와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의 의료 시스템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더 자주,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앞으로의 치료 환경은 어떻게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진료 횟수와 시간의 부족을 개선해야 한다. 더불어 사용 가능한 치료제가 너무 제한적인 현실도 개선해야 한다. 파킨슨병 치료는 환자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약이 부족하다.
현실을 보면 패치와 듀오파는 보험 문제로 사용이 제한되고 있고, 고가약으로 국내 도입이 보류된 레보도파 ER과 같이 도파민 전달 시스템을 가진 약제가 없다. 환자마다 약물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더 많은 치료 옵션이 필요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때문에 환자들이 치료의 다양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개인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받기 어려운 환경 속에 환자들이 놓여 있다.
환자들이 바라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그저 진료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 환자들이 제대로 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의료시스템이 개선되고, 다양한 치료제가 도입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원한다.
-정부나 의료계에도 하실 말씀이 있으실 것 같다.
파킨슨병의 특성을 고려한 장애 평가제도가 필요하다. 파킨슨병이 진행하면 약물의 효과가 나타나는 시기(On)와 효과가 사라지는 시기(Off)가 불규칙적으로 발생한다. 특히 오프(Off)시기에는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훨씬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장애진단 시 오프시기의 상태를 적절히 반영하는 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더불어 운동장애로 인한 환자들의 이동서비스 확충을 위해서는 장애인 전용 교통수단의 확대를 바라고 있다.
-환우분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린다.
파킨슨병 환자들은 대개 병을 숨기고, 사회와 거리를 두며 살아간다. 그러나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 우리가 웅크리고 있으면, 사회는 우리를 알지 못하고, 결국 잊어버릴 것이다. 그래서 환우회가 먼저 광장으로 나왔다. 광장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사회 그 자체다. 우리가 광장으로 나가는 것은, 우리도 여기에 있다는 것을 알리는 일이다.
옛 말에 “죽은 자가 산자를 구한다”는 말이 있다. 파킨슨병은 진행성 질환이다.오늘 움직일 수 있다면, 더 힘들어질 내일의 나를 위해 지금 나서야 한다. 사회는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알아서 챙겨주지 않는다. 우리가 요구하지 않으면, 파킨슨병에 대한 관심도, 제도적 지원도 사라질 것이다. 사회가 우리를 잊지 않도록, 우리가 나서야 한다. 이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임을 잊지 말고 지금 행동하는데 동참했으면 한다.
출처 : 뉴스더보이스헬스케어(http://www.newsthevoice.com)
그리고..
관련해서 기자님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글을 메일로 보내 드렸습니다.
파킨슨병, 우리는 무엇을 오해하고 있는가?
파킨슨병이 진단되면 "평균 수명 10~20년"이라는 말을 흔히 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발병 연령별 데이터를 반영하지 않은 단순 평균값일 뿐, 개별 환자의 실제 기대 수명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오류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오해: "파킨슨병 진단 후 10~20년 생존" 공식
많은 정보에서 파킨슨병 환자의 기대 수명을 "진단 후 10~20년"이라고 단순화하지만, 이는 매우 잘못된 해석입니다.
예를 들어:
ㅇ 80대에 진단받았다고 해서 90~100세까지 생존하는 것은 아니듯이.
ㅇ 40대에 진단받았다고 해서 50~60세에 사망하는 것도 아닙니다.
즉, 단순 평균값으로 기대 수명을 계산하는 것은 착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ㅇ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에 의하면 파킨슨병은 병 자체가 기대 수명을 단축할 정도로 치명적인 것은 아니라고 발표하였습니다. 다시 말하면, 파킨슨병 환자의 기대 수명은 일반인의 기대 수명과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ㅇ 다만, 파킨슨병의 진행 과정과 치료 중에 생기는 여러 가지 합병증이 수명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예를 들어, 넘어져서 골절이 생기거나 삼킴곤란에 의해 흡인 폐렴이 발생한 경우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지 않으면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해외 연구 데이터를 살펴보았습니다]
연령별 기대 수명 차이 (Ishihara et al., 2007, 영국 연구)
진단 연령대 | 파킨슨병 환자의 기대 수명 | 일반인의 기대 수명 | 차이 |
25~39세 | 38년 (SD 5) | 49년 (SD 5) | 약 11년 단축 |
40~64세 | 21년 (SD 5) | 31년 (SD 7) | 약 10년 단축 |
65세 이상 | 5년 (SD 4) | 9년 (SD 5) | 약 4년 단축 |
진단 연령별 기대 수명 감소 폭 (Sciencedirect 연구, 2020, 네덜란드 연구)
55세 진단: 10.5년 단축
65세 진단: 7.5년 단축
75세 진단: 4.3년 단축
85세 진단: 1.7년 단축
결론: 파킨슨병 환자의 기대 수명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ㅇ "파킨슨병 진단 후 10~20년 생존"이라는 해석은 연령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단순 평균값입니다.
ㅇ 파킨슨병 환자의 기대 수명은 일반인보다 평균 5~10년 짧지만, 연령에 따라 그 차이는 다르게 나타납니다.
ㅇ 젊을수록 일반인과의 기대 수명 차이가 크지만, 나이가 많을수록 차이는 줄어듭니다.
검색을 통해 드러나는 정보의 오류
현재 검색엔진에서 검색하면 다음과 같은 모순된 정보가 혼재되어 있습니다.
"파킨슨 진단 수명" 검색
구글: "평균 약 8.1년~ 20년 이상"
네이버: "10~20년 사이" (상단 노출)
"파킨슨 진단과 수명" 검색
구글: "파킨슨병 환자의 기대 수명은 일반인과 비슷하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일상생활이 가능합니다."
네이버: "10~20년" (상단 노출)
"파킨슨 수명" 검색
구글: "평균 약 8.1년~ 20년 이상"
네이버: "정상인과 파킨슨병 환자의 평균 수명 차이는 없습니다."
즉, 파킨슨병에 대한 수명 정보는 서로 모순된 채 혼재되어 있으며, 연령별 차이를 반영하지 않는 단순 평균값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바로 잡아야 할 메시지]
파킨슨병 환자와 가족들은 "진단 후 10~20년"이라는 고정관념에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연구 데이터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ㅇ 파킨슨병 진단 후의 생존 기간은 일률적으로 10~20년이 아니라, 환자의 연령과 질병 진행 속도에 따라 다릅니다.
ㅇ 파킨슨병 자체가 극단적으로 생명을 단축시키는 질병이 아니며, 합병증 관리가 핵심입니다.
“한국파킨슨희망연대”는 올바른 정보를 바탕으로 냉정하고 현실적으로 파킨슨병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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