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렌탈 서비스’가 그림을 감상하는 새로운 방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값비싼 소유품으로 인식되던 미술품에 렌탈 시장이 만들어지며 미술품은 소유를 넘어 향유의 시대를 맞이했다.
대개 사설 미술품 렌탈 업체들은 온라인 홈페이지를 두고 운영된다. 저마다 계약된 작가들의 작품을 중개하는 역할로 작품을 판매하며 소속된 큐레이터가 구매자와의 상담부터 설치까지 모든 과정을 도와준다.
보통 3개월 단위로 대여하고 최소 2만원부터 고가까지 가격대는 다양하다. 보통 전속 계약 작가들의 작품을 중개하며 집안을 품격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은 30~50대 여성과 VIP 접대가 많은 금융사, 병원 등의 기업체가 주 고객이다.
‘오픈갤러리(opengallery.co.kr)’는 온라인 홈페이지를 기반으로 렌탈 서비스를 제공한다. 240명 이상의 계약 작가와 약 4000점의 작품을 보유하고 매주 작품 20~30점을 추가 확보한다. 판매가 80~120만원의 10호(약 50×45cm) 이하의 작품은 월 4만원으로 이용 가능하다.
박의규 오픈갤러리 대표는 “홍콩이나 런던 등의 해외에서는 원화 그림을 렌탈하는 게 이미 일반화되는 추세다. 대중들의 미술에 대한 니즈는 갈수록 높아지고 그 수요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 형식으로 미술품 렌탈 업체를 운영하는 곳도 있다. ‘아트리에(Artrie.com)’는 경기 안양시에 있는 본사와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있는 강남점을 운영한다. 국내 작가 500여명의 계약 작가를 두고 3개월 단위로 주기를 선택해 월 2만원에 미술 작품을 임대할 수 있다.
윤정환 아트리에 대표는 “미술품 렌탈 서비스는 2006년부터 꾸준히 성장하는 문화 서비스다. 미술을 철학이나 천문학처럼 어렵게 생각하기 쉬운데, 렌탈 서비스는 그 고정관념을 깰 수 있다. 온라인서 클릭 한 번으로 저렴하게 미술 작품을 향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미술 뉴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국내 최초 종합미술 사이트 ‘아트(art1.com)’역시 렌탈 서비스를 제공한다. 50만원 이하 작품을 5만원부터 시작되는 금액으로 대여할 수 있으며 2개월 이상 이용 시 1만원이 할인되고 7개월 이상 이용 시 2만5000원만 지불하면 된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운영하는 ‘정부미술은행(artbank.go.kr)’도 올해 확대 운영된다. 정부미술은행은 2005년 미술작가 창작 지원과 미술 시장 활성화를 위해 설립됐다. 이용 대상은 각 정부기관과 공공기관으로 올해는 법인 등록되어 있는 일반 기업까지 확대됐다. 대여료도 저렴하다. 1년 이상 대여할 시 작품 판매가의 1%를 월 이용금액으로 내면 된다.
국립현대미술관 고승혜 마케팅 컨설턴트는 “미술은행은 기획재정부에서 매년 예산을 받은 만큼 작품을 구매한다. 올해는 19억5000만원을 받아 작년 말 기준 998점에서 올해 8월까지 2780점으로 늘었다”며 “미술 렌탈의 대중화에 힘입어 대여 작품도 늘어나고 있다. 총 보유 작품 2780점 중에 48.5%가 대여 중이며 공공기관 중심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