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여름
뜨거운 한낮 더위에도 꽃잎 하나 흐트러짐 없이 곱게도 핀 도라지꽃
하얀 빛깔 도라지꽃 보라빛깔 도라지꽃 도라지꽃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어릴 적 옛 추억이 생각난다
냉장고도 없고 에어컨도 없던 시절 그 당시 더위 이기는 방법은 나무 그늘 아래 평상에서 우물에 담갔다가 꺼낸 시원한 수박을 먹는 것
여름이면 저녁은 늘 마당에서 먹었 다 마당에 모깃불을 피워 달려드는 모기를 쫓으며 가마솥 보리밥 위에 얹어 쪄낸 구수한 강된장과 찐 호박잎 쌈과 풋고추로 가족 모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저녁밥을 마당에서 먹었다
그때 그 음식이 그리워 옥상 화분에 고추를 심고 호박과 상추를 심어서 일부러 꽁보리밥을 해 강된장을 끓여 먹어본다
또 식당 보리밥집도 가본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그 시절의 맛이 아니다 보리밥도 그 맛이 아니고 호박잎 쌈도 그 맛이 아니다
도시의 여름은 유난히 덥다 습도 높은 날은 더욱 지친 다 그래도 풀숲에 핀 풀꽃들 이 마음의 위안을 준다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나무 그늘이 있었던 그 시절이 참 그리운 요즘이 다
밤하늘의 별빛은 어쩜 그렇게도 아름다웠는 지 어쩜 그리도 예쁘게 내렸 는 지
그날의 소녀가 노년의 아줌마가 되었고 그날의 소년이 노년의 아저씨가 되었다
사실은 청춘이고 싶다 마음은 여전히 20대이다
오늘 밤하늘에 별빛 내 리거 든 아름다운 옛 추억을 회상하며 여명의 새벽을 설레게 맞 이하자
우리 모두 노년을 아름답고 멋지게 살아가요 추억을 공유하며 가슴속 떨림을 간직한 채 여름철의 무더위를 건강하 게 이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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