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대성골 그 집 이야기
날씨 여부에 상관없이 가기로 한 대성골엔 29인의 大人들이 모였더라...
2.5km의 산길이 몽이에겐 다소 버거워 땀깨나 쏟아냈지만, 쎤한 바람이 만져주고
두런두런 얘기하며 걷는 대성골 그 집 가는 길은 즐거웁고 행복이더라.
진욱이의 배웅을 받으며 출발한 차량 4대는 10시가 되어서야 의신마을에 도착한다.
29인의 역전에서 놀던 용사들은 대성골로 진군하기에 앞서 기록 하나를 남긴다.
용사들이여!
출발이닷...
가시덤불은 없지만 숲길을 걸어걸어 가쁜 숨도 몰아대며 올랐는데...
겨우 1.2km 왔단다.
남은 거리는 1.3km...
힘에 겨워 지친 용사 둘은 계곡 물을 찾아 가버리고...
드뎌, 중도에 탈영한 병사 둘을 제외한 27인의 용사들은 대성골 그 집에 도착하여 대성골전투 준비를 한다.
전투하기 전에 웃으면 승리한다고...
전투전에 취하는 충분한 휴식..
여기가 대성골 계곡이다.
할딱 벗지도 않고 입은채로 물속으로...
비상이 걸리면, 하기사 할딱 벗고 전투할 수야 없지 않은가?
아이고, 조아조아..
어! 쎤하다.
머리가 조금 뒤로 넘어가면 어떠랴..
쎤하니 아랑곳 없다.
오늘 전투에 대해 숙의하는 부대장과 보급참모..
병사들은 마냥 즐겁기만...
야, "이 행사 가을에도 동창회 주관으로 함 하자." - 동창회장님의 즉석제안
열락에 빠진 몽이..
냄새나는 신발도 씻고...
맺힌 마음자리도 씻어냈으면...
전투에 앞서 정훈장교는 병사들에게 잼나는 얘기로 긴장을 풀어준다.
여군들은 발만 담근채 앞으로 벌어질 전투에 대해 얘기하고...
전투장으로 모일 준비를 한다.
이미 전투는 벌어졌고...
29부대 승리를 "위하여.."
우선 전투식량 도토리묵으로 허기를 면하고...
병사들에게 대성골 막걸리가 골고루 공급된다.
29부대의 승리를 위한 "위하여.."가 거듭된다.
보급이 여의치 않아 병사들을 배불리 먹일 2차 전투식량을 보급시킨다.
호박전과 되터리묵...
주식으로 준비된 백숙과 닭죽을 먹고 나니 병사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르고...
후식으로 수박까지 보급되니 적들을 일거에 섬멸할 것임.
이 수박이 그 수박이다.
근데, 이리 부부가?
저리 부부가??
대취한 병사는 전력에서 제외한다.
빨치사령관 이현상에게도 보급품을 제공한다.
모든 임무를 수행한 29부대는 빗속을 뚫고 하산길에 오른다.
입은 넘, 맞는 넘 할 것 없이 모두가 흡족한 진군이었다.
29부대 파이팅!!
남은 이야기..
그제 저녁 늦게 동창회 총무 원대에게서 전화가 왔다.
"과일은 어쩌냐?" 고...
"거리가 만만찮아 지고 가기 힘드니 복숭아나 포도를 싣고 와서 각자 가져가기로 했다."고 말하니...
"수박은?"
수박은 가져갈 수 없어 안 가져간다.
이에 원대는 자기가 수박 3덩이를 지고 간단다.
1덩이 무게가 10kg.. 3덩이면 30kg... 배낭까지 도합 32kg!!
지고 간단다. 그 힘든 산길을... 힘들어서 안된다고 하니 우기기까지 한다.
자기는 포-터란다.
배낭에 수박 3덩이를 지고 오르다가 원대를 잘 아는 동무 시난이가
한덩이를 빼앗아 지고 오른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전투 술을 너무 마신 기록병 몽이는 전투중에 사살되어
이후 기록이 망실 되었습니다.
첫댓글
재밌었겠네.... ^^
지리산의 품이 워낙 큰데다가
그 지리산의 심심산골.... 대성골
大聖골? 大成골...?
29명의 전사들이 즐겁게 잘 놀고 왔고나...^^
추카합니다. [사진 : 지리산 대성골]
참 즐거운 하루였구나.
일기마저 불순했는데 많이들 참석하고..
그 험하고 먼 길을
혼자 맨 몸으로 가기도 힘들텐데,
수박을 세 통이나 지고 올라간 막무가내 원대..ㅉㅉ
그나마 시나니가 구원에 나서 죽음(?)은 막았구나..!!
원대야..
니가 지금 일,이십 댄줄 아나?
설사 가져가더라도 한 통만 지고갈 것이지
친구들을 배불리 먹이겠다는 너의 至誠이 눈물겹다.. ㅠㅠ
힘들다고 중간에서 탈영한
엥구기와 재영이는 우찌됐노?
그 이후로 사진에서 완전 자취를 감췄네..ㅋㅋ
엥구기는 다이빙구를 하다가
물속에서 종적을 감춰버렸고,
재영이는 얼차례로 주는 독배를 거듭하다가
결국 국민정신을 놓아버렸다.
ㅎㅎㅎ
원대가 원래 그렇다...
아들녀석 두울...
극기 훈련 시킨다고...
진주에서 삼천포까지
20kg 쌀가마 메고 걸어가게 한 장본인이다.
^^
사진 뒷통수보고 재영이와엥구기
알아보는 당신은, 진정한 친구사랑...
규섭아 걱정해줘서 고맙다
여름철놀이에 수박이 최고인데 수박을 준비할 수없다기에 용기를 낸 것이다
전날 수박3개를 베낭에 넣어 걸어보니 평길정도면 충분히 2km이상은 걷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성골 끝집이라 해서 대성골 들어가는 입구집이라 생각했는데 와서보니
입구에서 2km이상 산길로 가야 되는 곳이었다
아 스틱을 가져와야하는건데 하고 있는데 시나니가 구세주처럼 도와준것이다
만약 스틱없이 수박3개를 메고 산길로 올라갔다면 무릎에 많은 무리가 왔을 것라 생각이 든다
시나니 덕분에 별 무리가 없었고 고생뒤에 오는 상쾌한 기쁨을 맛보게 되었다
오! 사랑하는 나의 시나니 정말 고맙다
수영아
진주에서 삼천포까지
아들둘 하고 같이 도보 행군을 한 것은 사실인데
20kg 쌀가마 는 아니고 10kg이내의 베낭이다
그때 큰 놈은 중학생이고 작은놈은 초등학생인데
20kg쌀가마는 무협지에 나오는 말이 안되는 이야기이고
내가 마치 아들 혹사시키는 나쁜 애비인것 같다
아버지를 잘못만나 고생을 해서 그런지
지금 둘이다 나를 닮아 다리알통하고 허벅지는 나를 능가 하는 것같다
내가 딸에 대해 미련이 없는 이유가 딸을 낳아 딸이 나를 닮는다면 실패작으로
여자로서 문제가 심각했을 것라 생각이 든다
엥구기나와라 뚝딱!!
재영이도 나와라!!!
상영인 일라거라!!!
대장님! 큰일났씀니다.
난중일기를 쓰다보니,
참전용사가 28명임니다.
이 역사적인 사건을 우찌해야함니까????
아!
진(억수로 긴)장군 걱정마시게..
쏟아질 물폭탄을 예견하고 최진욱원사는
부대복귀명령을 내렸다네.
인생에서 만들어야 하는 것이
꿈과 스토리인데 몽이는 지리산 빨치산이야기를
친구들의 상황에 맞춰 한편의 스토리 처럼
참 재미있게 만들어 내는 것 같다
서울에서는 수영이가 무협지로 스토리를 만들어 내더니
진주에서는 몽이가 만들고 둘다 창의력이 대단합니다
장단을 맞춰주는 친구들도 대단하고
재주가 부러워이
가도가도 먼저 간 동지들이 안 나타나서
중간에 포기하고 내려오길 잘했네
1급 청정수를 그렇게
오염시키다니,,,,
빨리 나오이라 다들
부럽습니다. 피서를 기가 막히게 했네요. 시원하다 못 해 차게 느껴지는 물 웅덩이에서 온 몸을 적시고 있노라면 세상의 번뇌가 한 순간에 사라지겠네요. 시원하게 피서하면서 맛갈스런 음식까지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게 없겠네요. 애고 빡빡한 서울 생활에서 기껏 시간을 내어 청계산 산행 후 쉼터에서 막걸리 한 잔 하면서 자족하는 서울 산행 친구 들이 불쌍해 보이네.
시원~~한 놀이였다.
친구들 덕에 멋지고 편안했던 하루였다
대성골은 처음 가봤는데 어찌 그리 아름답던지...
전사한 몽이는 유해는 찾았나?
쌍계사 돌쭝이 주워 갖고 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