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 이탈리아 로마에서 이탈리아와 아르헨티나의 친선경기가 있었습
니다. 아르헨티나 역사상 최강의 전력으로까지 평가되는 아르헨티나대표팀
은 바티스투타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최근 몰라보게 두터워진 선수층을 바탕
으로 전후반 내내 이탈리아를 몰아부친 끝에 2대1의 승리를 거두며 남은 월
드컵 지역예선에서의 순항을 예고해 주고 있습니다.
특히 어제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는 미드필드 중앙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바탕
으로 이탈리아의 공세를 사전에 차단하며 세밀하고도 정교한 패스웍을 기초
로 잘 다져진 공수의 연결플레이와 날카로운 돌파력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장
악하여 시종일관 이탈리아를 압도한 끝에 역전승을 일구어내며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과시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어제의 이탈리아와의 평가전에서는 부상으로 제외된 바티스투
타를 제외하고 기존의 주전멤버들인 오르테가, 로페스, 센시니 등을 대신하
여 아이마르, 소린, 사무엘 등의 신예들을 스타팅으로 기용하여 예비전력의
가동폭을 넓히며 남은 월드컵지역예선과 본선을 대비한 멤버의 정예화 작업
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70년대나 80년대와 비교하였을 때 현대축구는 그 시스템이나 전형에 있어서
많은 차이를 나타내고 있을뿐만아니라 전술도 보다 다양하게 구사되고 있는
관계로 과거의 팀들과 현재의 팀을 동일한 평면에 올려놓고 단순비교를 한
다는 것 자체가 다소 무리는 있지만 과거의 축구에 비해 보다 발전된 형태
의 현대축구의 면모를 살펴본다는 측면에서 월드컵사의 대표적인 팀들인 역
대 브라질대표팀들의 전형과 전력을 토대로 하여 현재의 최강전력이라 할 수
있는 아르헨티나대표팀의 전력을 살펴보려 합니다.
70년 브라질대표팀 82년 브라질대표팀 현 아르헨티나대표팀
(4-3-3) (4-3-3) (4-4-2)
GK : 펠릭스 GK : 바우디르 페레스 GK : 부르고스
FB : 카를로스 알베르토 FB : 레안드루 FB : 자네티
피아자 오스칼 아얄라
브리토 루이징요 사무엘
에베라우도 주니오 비바스
MF : 클로도아우도 MF : 토닌요 세레조 MF : 시메오네
제르손 소크라테스 소린 (오르테가)
펠레 팔카웅 베론
킬리 곤살레스
FW : 자일징요 FW : 지코
토스타웅 세르징요 FW : 아이마르
히벨리노 에데르 크레스포 (바티스투타)
70년 브라질 82년 브라질 현 아르헨티나 86 아르헨티나
미드필드 10 10 9 9
수 비 10 9 10 10
포 워 드 10 10 10 9
조 직 력 9 10 10 10
창 의 력 10 10 9 8
기 동 력 9 10 10 10
밸 런 스 10 9 9 9
결 정 력 10 10 10 10
교체전력 10 9 10 9
벤 치 10 9 9 10
(창의력은 경기를 만들어가고 득점기회를 포착해내는 능력을 포괄하는 개념
이며 밸런스는 공수의 조화 내지 균형과 완급조절능력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될 것입니다. 참고로 86 아르헨티나대표팀의 전력분석도 포함하였
습니다.)
1.각 팀들의 특징
70년 브라질대표팀은 지금의 축구에 비하면 선수들을 상당히 넓게 그라운드
에 배치하여 강력한 개인기를 주무기로 경기장 곳곳을 장악하고 경기의 주도
권을 틀어쥐며 이를 바탕으로 쉴새없는 공격축구를 펼쳤었는데, 이는 역시
전 포지션에서 개인능력이 우수한 선수들을 확보하고 있었기때문에 구사가
가능한 전술형태였습니다. 70년 브라질팀은 공격적인 성향의 팀답게 팀의 공
격루트가 매우 다양해서 정교한 패스웍에 의한 중앙돌파나 자일징요나 히벨
리노의 돌파력에 의한 측면공격에도 능할 뿐만아니라 펠레나 제르손 등에 의
한 미드필드에서의 숨을 고르는 플레이에도 아주 능해 흡사 삼바리듬에 비유
할 수 있을만큼 리드미컬한 공수의 완급조절이 매우 돋보이는 팀입니다.
이에비해 82년 브라질대표팀은 측면에서의 스피드와 공격진들의 기동력을 보
다 강조하는 축구를 지향함으로써 기존의 남미축구의 특성에 유럽축구의 장점
을 취합하여 보다 현대화된 축구를 구사하였습니다. 특히 지코, 소크라테스,
팔카웅, 세레조로 이루어진 미드필드진의 공격전개능력이 매우 탁월해서 이들
의 개인기술과 조직력이 한데 어우러져 창조적인 공격축구를 구사하여 보는이
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현 아르헨티나대표팀은 최근의 전력만을 놓고보자면 프랑스와 함께 양대산맥
을 형성할 정도로 선수구성에 있어서나 경기력에 있어서 막강한 전력을 구축
하고 있습니다. 최근의 아르헨티나팀은 선수 개개인의 뛰어난 개인역량에 잘
다져진 조직력을 더하여 마치 2002년 월드컵의 "준비된 우승팀"으로의 면모
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입니다. 아르헨티나팀의 두드러
진 특징은 스피디한 움직임을 바탕으로한 기동력이 매우 뛰어나고 미드필드
에서의 압박에 능해 기존의 남미식 기술축구에 힘과 속도가 더해져 최근 세계
축구의 추세인 기술에 조직력을 가미한 축구를 가장 잘 소화해내고 있다는 점
입니다. 게다가 현 아르헨티나대표팀은 최전방 공격진과 최후방 수비진의 폭
을 좁혀 선수들의 치밀한 패스웍을 활용한 좁은 공간에서의 경기운영능력이
뛰어날뿐만아니라 전방에서부터 상대를 압박하는 프레싱에도 능해 상대의 공
격을 효율적으로 차단함과 동시에 빠르고 날카로운 역공을 잘 구사하여 현대
적인 전형의 압박축구를 가장 이상적으로 소화해내고 있습니다.
2.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축구스타일
70년 브라질팀이나 82년 브라질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역대 브라질축구의 두
드러진 특징은 정교함과 세밀함을 바탕으로 플레이를 만들어낼 줄 안다는 데
있습니다. 즉 브라질은 선수들의 뛰어난 개인기를 바탕으로 문전에서의 아기
자기한 득점기회를 만들어내는 창의력이 돋보입니다. 이는 전통적으로 승부
에 우선하여 팬들에게 보여주는 축구를 우선시하며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축구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브라질축구 특유의 환경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브라질에는 역대로 테크닉과 정교함을 갖춘 선수들을 무수히 배출
했을 뿐만아니라 이러한 선수들을 바탕으로 화려한 기술축구를 구사하며 월
드컵을 정복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단지 골을 터뜨리고 승리를 따
내는 것만으로는 브라질 국민들을 만족시킬 수 없었기때문에 팬들의 환호를
이끌어낼만한 절묘한 플레이에 역점을 두지 않을 수 없었고 오랜 세월동안
이러한 개념의 축구가 지향되면서 세밀함과 창의력에 주안점을 두는 브라질
식 기술축구가 정착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브라질축구가 흔히 예술축구나
아트싸커로 불리며 높이 평가받는 것은 바로 이러한 브라질만이 가진 독특
한 축구철학과 그러한 축구를 지향해왔었던 브라질축구의 오랜 전통에 기인
한 것입니다.
아르헨티나는 브라질과 함께 남미축구를 대표하는 양대산맥을 이루어왔지만
전통적인 남미식 기술축구에 기동력과 조직력을 보다 강조하고 수비에도 많
은 비중을 두어 다분히 쇼를 추구하는 브라질에 비해서 상당히 진지한 축구
를 구사해왔습니다. 남미지역에서 브라질이 유독 아르헨티나에 약한 모습을
보여왔던 것은 거친수비도 불사할 정도의 타이트하고 철통과도 같은 아르헨
티나의 수비력과 그러한 튼실한 수비력에 기반한 아르헨티나의 빠른 역습에
브라질이 고전했었던 것에서 연유합니다.
78년 월드컵을 자국에 유치하여 최초로 월드컵을 제패하기까지 아르헨티나
는 강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늘상 결승리그의
길목에서 좌절되어 세계축구계를 리드하는 진정한 강자로써의 대접을 받지
는 못했었지만 적어도 남미지역에 있어서만큼은 오히려 브라질을 능가하는
업적을 쌓아왔습니다.
아르헨티나도 브라질과 마찬가지로 선수들의 뛰어난 개인기를 바탕으로 세
밀한 기술축구를 구사해왔지만 일대일의 개인역량에 의존하기보다는 짜임새
있는 협력플레이를 기반으로 상대의 수비벽을 돌파하는 조직축구를 보다 강
조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기동력을 가미하고 미드필드에서부터 강력한 수비
벽을 쌓아 안정된 수비진을 바탕으로 공격에 나서는 이른바 선수비 후공격
의 전략을 취함으로써 보다 안정감있는 경기운영을 선호합니다.
결국 브라질과 비교해 보았을때 브라질이 기교에 보다 역점을 두는 감각적
인 축구를 구사해왔다면 아르헨티나는 지키는 축구에 보다 역점을 두는 실
리우선의 축구를 구사해왔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3.아르헨티나의 전망
과거 90년대까지 아르헨티나는 자국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마라도나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팀이었었는데 이는 아르헨티나의 강점이자 또한
한계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었습니다. 94년 미국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는 바티스투타 등을 중심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했었지만 그때까지 너무
마라도나에만 의존하여 우승은 고사하고 대회도중 되레 마라도나가 퇴출
당하는 비운을 겪으며 조예선에서조차 탈락하는 아픔을 당해야만 했었습
니다. 그 후 아르헨티나는 근 20년 가까이 자신들에게 드리워졌었던 마라
도나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새로운 스타들과 새로운 전략으로 무장하고 새
로운 출발점에 서고 있는데 2002 월드컵은 아마도 새롭게 무장한 아르헨
티나의 능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최근의 전력만을 놓고 보면 아르헨티나는 전 대회 우승국인 프랑스와 함
께 최강의 전력을 구축하여 과거 그 어느때보다 우승에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월드컵 남미지역예선이나
며칠전에 로마에서 벌어졌었던 이탈리아와의 평가전에서 아르헨티나는 무
르익은 조직력과 파상적인 공격력을 앞세워 상대를 압도하는 위력을 보여
줌으로써 강력한 우승후보로서의 면모를 과시해 보이고 있습니다.
현 아르헨티나대표팀은 사상 유례가 드물 정도의 화려한 멤버를 갖추고
있는데다 포지션별로 대체전력도 풍부해서 스타군단으로써의 입지를 더욱
굳혀가고 있습니다. 일대일 개인돌파만으로도 득점을 일구어낼 수 있을만
큼 선수들의 개인역량이 돋보이는 데다가 짜임새있는 조직력까지 갖추고
있어서 부분전술과 전체전술이 이상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강력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득점을 이끌어낸 이후에 수비를 강화하여
미드필드에서부터 상대에게 강한 압박을 가하며 역습기회를 만들어내는데
에 능해서 힘을 비축하는 경제적인 축구를 구사하고 있을뿐만아니라 경기
의 완급과 템포를 조절하는 경기운영능력도 뛰어나서 역대 최강의 아르헨
티나팀으로 불리는데 조금도 손색이 없다고 보여집니다.
마라도나가 활약했었던 80년대의 전력을 능가하는 힘과 위력을 갖춘 아르
헨티나가 만약 예상대로 월드컵을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역대 최강의 팀
으로 평가받는 70년 브라질대표팀에 버금갈만한 또하나의 신화적인 축구팀
으로 축구사에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카페 게시글
인문/사회- 상식
[펌]최강비교 "아르헨VS브라질"
흐르는~주희
추천 0
조회 114
01.03.18 12:34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