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후 11시. 신도시가 개발될 고양시 덕양구 오금1동에 2.5톤 트럭 한대가 어둠을 뚫고 나타났다. 트럭에는 석면 슬레이트가 담긴 하얀 자루가 가득 쌓여 있었다. 이 트럭 주인은 주민이 목격하고 다가가자 차와 쓰레기를 남겨두고 도망가버렸다.
경찰 조사 결과 이 트럭은 고양시 덕은동에서 영업하다 2006년 2월 허가가 취소된 청소업체 소속. 고양경찰서는 "트럭에서 지문을 채취해 감식을 의뢰해놓았지만, 지문이 희미해 추적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 ▲ 지난 26일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 삼송택지개발 예정지구에 석면 폐기물을 가득 실은 트럭이 버려져 있다. 김건수 객원기자 carol@chosun.com
삼송택지개발예정지구는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을 비롯해 삼송동, 원흥동, 동산동, 신흥동 등 492만㎡(약149만평) 일대다.
작년 말 보상 지급 등이 거의 끝나 주민들은 대부분 이사 가고 현재 100가구 정도만 보상비 지급 문제로 남아있는 상태다.
이 일대에는 건물을 철거하면서 남겨진 건축 자재들도 많고, 무단으로 버린 쓰레기도 여기저기 버려져 있다. 인근 신도지구대 측은 "개발 예정지이다 보니 개인이 쓰레기를 무단으로 버리는 일은 종종 발생하지만 이렇게 트럭 채 건축 폐기물을 버린 적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오금동에 사는 장신근(64) 씨는 "밤만 되면 석면 같은 건축 폐자재들을 버리고 달아나는 사람이 많은데 혹시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입력 : 2008.05.28 2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