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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301 나무꾼의 아들
라자가하 성 내에 두 소년이 살고 있었는데, 그들은 구슬치기를 하며 놀곤 했다. 그런데 그중 한 소년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신자였고, 다른 한 소년은 외도를 따르고 있었다. 부처님을 믿는 소년은 항상 부처님의 공덕을 회상하고 ‘부처님께 예경 올립니다!’라고 외치면서 구슬을 던졌다. 그러면 소년이 던진 구슬은 영락없이 목표를 맞히곤 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상대방 소년은 소년대로 모든 공덕을 자기가 믿는 신께 돌린 다음에, ‘나의 신이시여!’ 하며 구슬을 던졌다.
그런데 두 아이가 구슬치기를 하면 언제나 따는 쪽은 ‘부처님께 예경 올립니다!’를 외는 소년 쪽이었다. 그러자 늘 지기만 하는 소년은 이기는 소년이 하는 행동과 방법을 자세하게 관찰해 보았다. 그 결과 그 소년은 이같이 생각하게 되었다. ‘저 아이는 이러저러하면서 마음을 조용하게 가다듬은 다음 이러저러한 말을 외면서 구슬을 던져서 잘 맞춘다. 그렇다면 나도 그렇게 해보자.’ 이리하여 그 소년도 마침내는 부처님의 공덕을 회상하면서 ‘부처님께 예경 올립니다!’를 외는 데 익숙해지게 되었다.
그러다가 어느 때 이제는 부처님의 공덕을 회상하는 데 익숙해진 소년은 달구지에 황소 두 마리를 매어 성 밖으로 나무를 하러 떠나는 아버지를 따라가게 되었다. 두 사람은 나무를 잔뜩 해가지고 달구지에 싣고 성 안으로 다시 돌아오다가 중간에 환희의 동산이라고 하는 곳에서 잠시 쉬었다. 그곳에는 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고, 멀지 않은 곳에 화장장이 있었다. 그들은 거기서 황소를 잠시 달구지에서 풀어놓아 마음껏 풀도 뜯고 물도 마시도록 했다.
그런데 아버지와 아들이 준비해 온 음식을 먹고 있는 동안 소들은 다른 소떼를 따라가 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아버지는 소를 찾아 이리저리 헤매었고, 겨우 성 안에 들어가서야 소를 찾을 수 있었다. 그는 곧 소를 몰아 성 밖으로 나오려고 했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성문이 닫혀 있었다.
이렇게 되어 소년은 혼자 숲 속에 남아서 수레 밑에 누워 잠을 자게 되었다. 그런데 라자가하 근교는 야차가 자주 나타나는 곳이었었다. 더구나 소년이 누워 있는 곳은 화장장에서 가까운 곳이었기 때문에 야차가 나타날 가능성이 많았다. 그러나 소년은 무서운 생각도 없이 다만 ‘부처님께 귀의합니다!’를 암송하다가 잠이 들었다.
이때 야차들이 숲 속을 떠돌다가 수레 밑에 누워서 잠자고 있는 소년을 찾아냈다. 그중 한 야차는 화장장에서 먹을 것을 찾아내는 질이 나쁜 야차이었고, 다른 한 야차는 전통적인 신앙을 지닌 비교적 마음씨 좋은 야차이었다. 나쁜 야차는 소년을 보고는 “이놈이 오늘 내 먹이다. 우리 함께 이놈을 먹어 치우자.” 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다른 야차는 “그 같은 생각만 해서는 우리의 야차에 업보는 끝이 없게 된다. 그만 두자.” 하며 그를 제지했다. 그래도 나쁜 야차는 그 말을 듣지 않고 소년을 수레 밑에서 끌어내려고 했다. 그 바람에 잠에서 깨어난 소년은 습관적으로 “부처님께 예경 올립니다!”하고 소리쳤다. 이에 야차는 소스라치게 놀라서 흠칫 뒤로 물러섰다. 이때 착한 야차가 그에게 말했다.
“우리는 지금 해서는 안 될 짓을 저질렀다. 우리는 이 잘못에 대해 반드시 나쁜 과보를 받게 될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속죄하기로 하고, 착한 야차는 밤새 소년을 보호하고, 다른 야차는 성 내 왕궁에 들어가 왕의 아침 식사로 준비되어 있는 음식을 황금접시에 담아와 소년에게 주었다. 그리고서 그들은 소년의 아버지와 어머니로 변신하여 소년을 잘 보살펴 편안하게 잠이 들도록 해주었다. 그들은 또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신통력으로 그간의 사정을 잘 설명하는 글을 왕의 황금접시에 적었다. 그 글은 오직 왕만이 읽을 수 있는 것이었다. 두 야차는 접시를 수레의 땔나무 위에 얹어 두고 날이 밝을 무렵 그곳에서 떠났다.
아침이 되자 왕실 부엌에서는 당황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임금님의 황금접시가 없어졌다!”
관계자들은 요란스럽게 외치며 곧 성문을 닫게 하고 사방 구석구석을 뒤졌다. 그러나 끝내 황금접시를 찾을 수 없었고, 마침내 성 밖까지 수색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한 사람이 소년의 수레 위에서 그것을 발견하여, 그는 소년을 범인이라고 단정하여 그를 왕에게 데리고 갔다. 왕은 황금접시에 쓰여 있는 글을 읽어 보고 소년에게 물었다.
“이 글이 무슨 뜻이냐?”
“대왕이시여,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저는 제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밤에 제게 음식을 가져다주셔서 잘 먹었으며, 지난밤을 부모님의 보호 아래 편안하게 보냈다는 것밖에는 모릅니다.”
이때 소년의 부모가 왕궁에 도착했다. 왕은 그들을 조사해 보고 왜 이 같은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왕은 곧 소년과 소년의 부모를 데리고 웰루와나(죽림) 정사에 계시는 부처님을 찾아갔다. 왕은 부처님께 그간의 이야기를 다 말씀드린 다음 이렇게 사뢰었다.
“부처님, 부처님이나 담마에 대한 명상만으로도 보호 받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여래에 대한 명상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명상에 잘 숙달되어 있으면, 다른 보호수단이나 방어수단이나 주문이나 귀신을 쫓는 풀 같은 것이 필요 없습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여섯 가지 명상을 설명하셨다.
296
낮이나 밤이나 언제나
부처님의 공덕에 대해 명상하는
고따마의 제자들은
행복하게 잠들고 기쁘게 일어난다.
297
낮이나 밤이나 언제나
가르침의 공덕에 대해 명상하는
고따마의 제자들은
행복하게 잠들고 기쁘게 일어난다.
298
낮이나 밤이나 언제나
승가의 공덕에 대해 명상하는
고따마의 제자들은
행복하게 잠들고 기쁘게 일어난다.
299
낮이나 밤이나 언제나
몸에 대한 사띠를 확립하는
고따마의 제자들은
행복하게 잠들고 기쁘게 일어난다.
300
낮이나 밤이나 언제나
비폭력(非暴力)을 기뻐하는
고따마의 제자들은
행복하게 잠들고 기쁘게 일어난다.
301
낮이나 밤이나 언제나
수행을 기뻐하는
고따마의 제자들은
행복하게 잠들고 기쁘게 일어난다. *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소년과 그의 부모는 수다원과를 성취하였고, 그 뒤로도 열심히 수행하여 마침내 아라한과에까지 이르렀다.
*주: 여기에 설명된 여섯 가지 명상을 상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부처님의 공덕에 대해 명상(buddhagatā sati): 부처님의 공덕과 관련되어 생기는 사띠를 말한다. 부처님의 공덕을 계속해서 생각하는 것이다. 부처님의 열 가지 공덕은 ① 아라한[應供], ② 정등각자(正等覺者, 正徧智), ③ 지혜와 실천을 갖추신 분[明行足], ④ 피안으로 잘 가신 분[善逝], ⑤ 세상을 잘 아시는 분[世間解], ⑥ 가장 높으신 분[無上士] ⑦ 사람을 잘 길들이시는 분[調御丈夫] ⑧ 신과 인간의 스승[天人師] ⑨ 부처님[佛] ⑩ 세존(世尊)이다.
가르침의 공덕에 대해 명상(dhammagatā sati): 부처님께서 설하신 가르침은 ‘잘 설해졌고, 스스로 보아 알 수 있고, 즉시 결과를 주고, 와서 보라고 할 만하고, 최상의 목표로 인도하고, 현자라면 스스로 알 수 있는 것’이라는 가르침의 공덕과 관련되어 생기는 사띠를 말한다.
승가의 공덕에 대해 명상(saṁghagatā sati): 부처님의 제자들인 승가는 ‘수행을 잘 하고, 정직하게 수행하고, 현명하게 수행하고, 존경받을 만하게 수행한다. 네 쌍으로 여덟 단계인 승가는, 공양 받을 만하고 대접 받을 만하고 보시 받을 만하고 합장 받을 만하며, 세상의 위없는 복 밭’이라는 승가의 공덕과 관련되어 생기는 사띠를 말한다.
몸에 대한 사띠(kāyagatā sati): 여기에는 ① 32가지 몸에 대한 사띠 ② 아홉 가지 묘지의 시체에 관찰 ③ 네 가지 요소(지수화풍)로 분석 ④ 까시나 선정 ⑤ 호흡 사띠 ⑥ 행주좌와에 대한 사띠가 있다. (상세한 것은 『법구경-담마파다』, 640-641쪽 참조)
비폭력(非暴力)을 기뻐함(ahiṁsāya rato): ‘모든 중생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기를!’이라고 기원하는 자애 명상을 하면서 기뻐한다는 것이다. (『법구경-담마파다』, 642쪽 참조)
수행을 기뻐함(bhāvanāya rato): 여기서 수행은 앞의 자애 명상을 말하며, ‘모든 중생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기를!’에 이어서 ‘모든 중생들이 증오에서 벗어나기를!’ ‘모든 중생들이 악의에서 벗어나기를!’ ‘모든 중생들이 질병에서 벗어나기를!’ ‘모든 중생들이 행복하기를!’이라고 기원하는 것이다. 이렇게 자애의 마음을 닦아서 증오가 사라지면 삼매에 든다. 그러면 얼굴이 빛나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으며, 신들이 보호한다. (『법구경-담마파다』, 642쪽 참조)
참고 자료
1. 전재성 역주, 『법구경-담마파다』, 한국빠알리성전협회, 2008.
2. 일아 옮김, 『빠알리 원전 번역 담마빠다』, 불광출판사, 2018.
3. 김서리 옮김, 『담마빠다 빠알리어 문법과 함께 읽는 법구경』, 소명출판, 2016.
4. 난다라타나 스님, 위말라키타 스님 옮김, 『팔리어 직역 법구경』, 佛사리탑, 2008.
5. 무념/응진 역, 『법구경 이야기 3』, 옛길, 2008.
6. 거해 스님 편역, 『법구경 2』, 샘이 깊은 물, 2003.
7. Ācharya Buddharahhhita, 『Dhammapada』, Buddha Vacana Trust, Maha Bodhi Society, Bangalore, India, 1986.
8. http://blog.daum.net/gikoship/15780902
9. https://www.accesstoinsight.org/tipitaka/kn/dhp/dhp.21.budd.html
10. https://blog.naver.com/byunsdd/60211297512
11. http://tipitaka.wikia.com/wiki/Dhammapada_Verses_296_to_301_-_Darusakatikaputta_Vatt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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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ammapada Verses 296 to 301 - Darusakatikaputta VatthuEdit
The Story of a Wood-Cutter's Son
While residing at the Jetavana monastery, the Buddha uttered Verses (296) to (301) of this book, with reference to the son of a wood-cutter.
Once in Rajagaha, a wood-cutter went into the woods with his son to cut some firewood. On their return home in the evening, they stopped near a cemetery to have their meal. They also took off the yoke from the two oxen to enable them to graze nearby; but the two oxen went away without being noticed by them. As soon as they discovered that the oxen were missing, the wood-cutter went to look for them, leaving his son with the cart of firewood. The father entered the town, looking for his oxen. When he returned to his son it was getting late and the city-gate was closed. Therefore, the young boy had to spend the night alone underneath his cart.
The wood-cutter's son, though young, was always mindful and was in the habit of contemplating the unique qualities of the Buddha. That night two ogres came to frighten him and to harm him. When one of the ogres pulled at the leg of the boy, he cried out, "I pay homage to the Buddha (Namo Buddhassa)". Hearing those words from the boy, the ogres got frightened and also felt that they must look after the boy. So, one of them remained near the boy, guarding him from all danger; the other went to the king's palace and brought the food-tray of King Bimbisara. The two ogres then fed the boy as if he were their own son. At the palace, the ogre left a written message concerning the royal food-tray; and this message was visible only to the king.
In the morning, the king's men discovered that the royal food-tray was missing and they were very upset and very much frightened. The king found the message left by the ogre and directed his men where to look for it. The king's men found the royal food-tray among the firewood in the cart. They also found the boy who was still sleeping underneath the cart. When questioned, the boy answered that his parents came to feed him in the night and that he went to sleep contentedly and without fear after taking his food. The boy knew only that much and nothing more. The king sent for the parents of the boy, and took the boy and his parents to the Buddha. The king, by that time, had heard that the boy was always mindful of the unique qualities of the Buddha and also that he had cried out "Namo Buddhassa", when the ogre pulled at his leg in the night.
The king asked the Buddha, "Is mindfulness of the unique qualities of the Buddha, the only dhamma that gives one protection against evil and danger, or is mindfulness of the unique qualities of the Dhamma equally potent and powerful?" To him the Buddha replied, "O king, my disciple! There are six things, mindfulness of which is a good protection against evil and danger."
Then the Buddha spoke in verse as follows:
Suppabuddham pabujjhanti
sada gotamasavaka
yesam diva ca ratto ca
niccam buddhagata sati.
Suppabuddham pabujjhanti
sada gotamasavaka
yesam diva ca ratto ca
niccam dhammagata sati.
Suppabuddham pabujjhanti
sada gotamasavaka
yesam diva ca ratto ca
niccam samghagata sati.
Suppabuddham pabujjhanti
sada gotamasavaka
yesam diva ca ratto ca
niccam kayagata sati.
Suppabuddham pabujjhanti
sada gotamasavaka
yesam diva ca ratto ca
ahimsaya rato mano.
Suppabuddham pabujjhanti
sada gotamasavaka
yesam diva ca ratto ca
bhavanaya rato mano.
Verse 296: Fully alert and ever vigilant are Gotama Buddha's disciples, who by day and by night are always mindful of the qualities of the Buddha.
Verse 297: Fully alert and ever vigilant are Gotama Buddha's disciples, who by day and by night are always mindful of the qualities of the Dhamma.
Verse 298: Fully alert and ever vigilant are Gotama Buddha's disciples, who by day and by night are always mindful of the qualities of the Samgha.
Verse 299: Fully alert and ever vigilant are Gotama Buddha's disciples, who by day and by night are always mindful of the component parts of the body.
Verse 300: Fully alert and ever vigilant are Gotama Buddha's disciples, whose mind by day and by night always takes delight in being compassionate (lit., harmless).
Verse 301: Fully alert and ever vigilant are Gotama Buddha's disciples, whose mind by day and by night always takes delight in the cultivation (of good-will towards all).
At the end of the discourse the boy and his parents attained Sotapatti Fruition. Later they joined the Order and eventually they became arahats.
첫댓글 사두사두사두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