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배현진 아나운서가 파업대열에서 이탈해 업무에 복귀하자마자 노조원들과 친노좌파 언론들이 배 아나운서를 맹공격하고 있다. 특히 미디어오늘과 같은 경우는 아예 배 아나운서 공격칼럼을 뉴스캐스트로 뽑아 마녀사냥에 나서기도 했다. 눈 밖에 난 방송인을 찍어 기사와 칼럼으로 공격하고 뉴스캐스트를 활용해 2차, 3차 공격하는 것이 이 매체의 전형적인 수법이기도 하다. 친여권 인물로 찍힌 방송인이나, 야당과 좌파시민사회세력을 약간만 비판해도 ‘조리돌림’식 집단 이지매는 피하기 어렵다.
과거 SBS ‘나이트라인’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식에 대해 "새 서울시장이 온라인 취임식을 열었는데 인터넷 시대에 젊은이들과 소통하겠다는 발상이 신선하다. 그렇지만 멋진 취임식을 기대한 서울시민도 분명 적지 않았을 것" “어떤 점에서는 시민들의 권리를 빼앗은 것인데 이게 진보는 아니길 바란다"고 클로징 멘트를 했다가 미디어오늘의 사냥감이 됐던 정성근 전 앵커가 그랬다. 작년 6월엔 ‘KBS뉴스12’ 진행자였던 김만석 앵커가 반값등록금 시위보도를 비판적으로 보도했다며 난데없는 수모를 당한 경우도 그랬다. ‘뉴스9’의 민경욱 앵커의 경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아는 정보를 가지고 ‘미국에 기밀을 넘겼다’고 포장해 미국 스파이로까지 몰았다.
미디어오늘의 칼럼 ‘앵커로 돌아간 배현진, 백지연·손석희에게 배워라’의 요지는 결국 이거다. ‘백지연과 손석희가 뜬 것 보고 배워라’ ‘동료들을 배신하고 네가 잘 되나 보자’ 딱 두 가지다. 노조원들의 비난도 같은 식이다. 한준호 아나운서는 "어린아이들이 못된 것만 배웠다. 선택을 존중하라. 이건 너무 판에 박힌 말 아닌가?" "올라간 후배들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봐라 그런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고 했고, 박경추 아나운서는 “몇몇 아나운서들의 방송복귀를 보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사실 그 친구들의 성향과 그간의 행태는 아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놀랍지 않다는 것을 이제야 밝힙니다”고 꼬집었다.
아나운서 출신 전종환 기자는 “파업을 접는 배현진 앵커의 변을 보고 처음에 화가 나다 다시보고는 피식 웃음이 났다. 그녀의 진심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녀는 애당초 앵커자리를 비우고 싶은 마음이 없던거다”고 했고, 이상호 기자는 “‘계시’나 ‘자리’ 운운하며 내뺀 양승은, 배현진 씨. 오늘날 그대들이 ‘앵무새’가 아니라 ‘언론인’이라 예우받는 건 ‘뱃속 아기의 미래를 위해 파업현장을 지킨다’는 방현주 같은 선배 아나운서들의 각성과 헌신 덕분임을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고 비난했다.
파업 이탈 동료에 감정적 배설 수준의 인신공격과 위선적 면모만 보여준 MBC노조
파업에 참여했다가 먼저 노조를 탈퇴한 양승은, 최대현 아나운서와 배현진 아나운서가 특별히 용기가 있어 더 이상의 파업참여를 거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파업100일을 넘겨도 친노좌파 언론매체들이 앞장서 보도하고 기사화해 전폭 지원해도 대중적 호응을 얻어내기 어려운, 애당초 명분 없는 파업이기 때문이다. 미디어오늘의 배 아나운서 비난 칼럼과 동료들의 비난 그 어디에도 시청자와 국민을 먼저 생각한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어린아이가 못된 것만 배웠다’는 난데없는 인신공격, ‘그 친구들의 성향’ 운운, ‘처음부터 그럴 줄 알았다’식의 비아냥, ‘나는 배현진이 ‘그럴듯한 혼처를 얻기 위해 몸값 높은 앵커직에 연연했다’는 식의 마타도어를 믿지 않는다’와 같은 비꼼, 이런 말들에서 감정적 배설 빼고 도대체 뭐가 남나?
배현진 아나운서가 복귀하자 사측이 투입했던 계약직 직원들이 사라졌다며 ‘사람을 일회용처럼 쓰고 버렸다’고 비난하는 노조원들의 행태도 우습다. 도대체 언제부터 계약직 직원들에 대해 인간적 예의와 양심을 찾을 정도로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MBC에는 노조와 같은 기득권 철밥통 직원뿐 아니라, 저임금 고노동에 시달리는 많은 독립 PD와 프리랜서 작가 등도 일하고 있다. MBC가 철밥통 밥그릇을 채우는 동안 이들은 생계를 위협받으며 부당한 대우를 받아왔다. 노조가 팽개친 업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임시로 채용된 계약직 직원의 인간적 대우를 부르짖기에 앞서 MBC를 위해 오랫동안 희생해왔던 이들의 처우개선부터 살피는 게 인간적 예의와 양심에 맞는 일 아닐까?
국민적 공감대 형성 실패 이유는 MBC노조의 명분 없는 습관적 정치파업 구태 때문
공정방송사수를 명분으로 내건다고 그 파업이 공정방송을 위한 정당한 파업이 되는 건 아니다. 임금이나 처우개선과 같은 문제도 아니고, 처음부터 끝까지 이명박 정권 퇴진, 낙하산 사장 퇴진을 고장 난 레코드판 틀 듯 외치며 노조 스스로 정치파업의 면모만을 강조했다. 그러다보니 시청자와 국민은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노조가 정권·사측과 어떻게 야합했었는지 모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됐고, 현재 노조의 공정방송사수 명분에 공감하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안 그래도 놀고먹으며 연봉1억과 정년을 보장받는 철밥통들의 파업에 짜증이 나는 국민 입장에선 노조의 명분 없는 파업은 오히려 분노를 자극하는 일일뿐이다.
특히 MBC 뿐 아니라 KBS, YTN, 연합뉴스, 국민일보 파업 등 방송사들의 파업에 민주통합당 등 야당과 경향신문, 한겨레 등 언론들이 ‘박근혜 위원장이 해결하라’ 거들고 나서는 것도 한몫 하고 있다. 스스로 벌인 파업하나 해결을 못하니 이제 미래 권력에게라도 기대보겠다는 심산이 엿보인다. 툭하면 정치권에 해결하라 요구하는 것 자체가 노조의 정치적 면모를 고발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스스로 정치권 개입을 요구하고 정치적 타결을 원하는 노조의 모습을 보면서 ‘방송독립’이란 노조의 구호가 시청자와 국민에게 진정성 있게 들릴 가능성도 없다. MBC 노조는 파업 이탈 노조원들을 한명씩 세워 조리돌림 할 게 아니라 자신들의 무능한 모습이 국민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고민해봐야 한다.
MBC노조와 미디어오늘과 같은 친노조 언론들이야말로 이제는 "더 이상은 자리를 비워둘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적어도 뉴스 앵커로서 시청자 이외의 그 어떤 대상에도 일방적으로 끌려가지 않겠습니다"고 한 배현진 아나운서의 말을 되새겨보았으면 한다. 노조의 지시를 벗어나면 유무형의 각종 압박과 협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현실을 뻔히 알면서도 파업을 멈추고 업무에 복귀한 사람들이 과연 어떤 이유로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말이다.
노조가 말하는 ‘국민의 방송’은 시청자인 국민의 공감과 지지가 없으면 만들어 질 수 없다. 국민 다수가 노조의 파업 명분에 공감했다면 파업은 이미 일찍 끝났을 것이다. 친노좌파 포털과 어용매체들이 아무리 지원해도 파업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에 실패한 이유를 정권의 언론장악과 같은 것에서 찾거나, 엄한 이탈 노조원에게서 찾아봤자 소용없는 일이다. 누가 과연 MBC의 진짜 주인인지, 노조의 습관적 정치파업 행태를 누가 가장 환멸스러워하는지 찾아보기 바란다. 노조가 정말로 파업을 성공시키려면 그 사람부터 설득시켜야 한다. 국민부터 살피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