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석봉의 겨울이야기
사진: 2002 국립공원사진전 동상(작가: 엄성수)
지리산 대원사는 가야산 해인사 말사로 경남 산청군 삼장면 유평리 동쪽 기슭에 있으며 신라 진흥왕 4년(543년)에 연기(緣起)조사가 창건하였다. 대원사는 원래 경남 산청군 삼장면 평촌리 셋터마을에 있던 삼장사라는 큰절의 암자였다고 한다.
그러나 삼장사는 화재로 인하여 소실되었다고 하는데 마을에는 화재에 얽힌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 이야기에 의하면 화재가 일어나기 전에 어느 날 도인이 삼장사에 찾아와서 말하기를 "이 절은 얼마 못 가서 화변을 당할 것이다"라고 하면서 "이 화를 면하려면 조산(돌무덤) 3개를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말을 듣고 절에 있던 스님들은 절을 지키고자 조산 2개를 쌓고 3개차 쌓으려고 하던 차에 화재가 발생하여 절이 소실 되였다고 한다. 이 절터는 현재 논으로 경작되고 있으며 논 가운데에는 삼장사 3층 석탑이 있어 옛날 이곳이 절터였음을 말해주고 있다. 3층석탑은 현재 경남 유형문화재 제 31호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대원사는 이 후 임진왜란이 발생하여 전소되었으며, 조선 숙종 11년(1685년)에 운권(雲捲)이 절을 새로 짓고 대원암이라고 했다가 고종 27년(1890년)에 중창하여 대원사(大源寺)로 이름을 바꾸었다고 한다. 이 후 화재로 소실되어 1917년에 다시 중건되었으나 1948년 여순반란사건이 일어나 또 다시 불타는 수난을 겪는다. 현재의 절은 1955년 법일(法一)스님이 비구니선원으로 중창한 것이다.
대원사는 처음에는 태고종 대원암으로 시작하여 김오산, 강태수 스님에 의하여 참선도량으로 관리되었으나 이 후 태고종과 조계종간에 분규가 발생하여 태고종이 패소한 이 후 현재는 조계종으로 종단이 바뀌어 운영되고 있다. 대원사는 비구니스님들의 참선 도량으로 경남 양산 석남사, 충남 예산 경선암, 충남 공주 동학사 등과 함께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비구니스님 도량이다.
대원사는 한국을 대표하는 참선도량으로 경내에는 대웅전, 원통보전, 웅향각, 산왕각, 봉상루, 천왕문, 범종각 등이 있고 절 뒤편에 있는 사리전(舍利殿)은 수도하러 온 비구니스님들의 강원로 쓰이고 있다.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다층석탑은 훤칠하게 뻗어 올라간 탑 모습이 사찰의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이 탑은 경남 유형문화재 제 30호로 지정되어 있는데 이 탑에는 신기한 현상이 발생되고 있다. 그것은 오전에 해가 뜨면 빛이 탑위에 있는 돌에 반사되어 탑 아래에 있는 석조의 물에 비치게 되는데 이 모습이 멀리서 볼 때 마치 많은 구슬을 석조에 담아 놓은 것처럼 보이며 석조에 담겨진 물은 썩지 않는다고 한다.
대원사에서 유평마을 쪽으로 도로를 따라 200m 정도 올라가면 오른쪽 계곡에 용소동이라는 곳이 나오는데 이 곳에는 세속에 물든 사람들에게 마음과 몸을 씻고 가라고 이름 붙여진 소(沼)가 두 개 있다. 위에 있는 것이 세심탕(洗心湯)이고 아래에 있는 것이 세신탕(洗身湯)이다. 옛날에 공부를 하던 스님들은 이곳에 들리어 반드시 목욕을 하였다고 한다. 세심탕에서 마음을 씻고 세신탕에서 몸을 씻으면 하늘 아래 신선이 따로 없으리라.
절에서 거목 숲을 지나 1.2㎞정도 올라가면 유평마을이 나있는데 이 곳에는 1960년도 당시 삼장초등학교 박상화교장선생님이 세운 가랑잎초등학교가 있다. 이 학교는 처음에는 삼장초등학교 유평분교로 출발하였으나, 학교가 숲속에 있는데다가 운동장에 가랑잎이 많이 쌓여 있어 이 곳을 찾아온 기자가 가랑잎초등학교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가랑잎"이라는 학교이름이 산골마을 정서와 어울려 예쁘고 신선하다. 가랑잎초등학교는 한 때 도회지 학교들과 자매결연을 하여 많은 학생들이 방문하였으나 현재는 문교정책에 의하여 폐교되고 심신수련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 지리산 대원사 이야기는 그 곳에 근무한 국립공원 직원과 마을 주민의 말을 인용하여 2002. 6. 10 업그레이드하였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