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Beethoven
Violin Sonata No.9 in A major Op.47 "Kreutzer"
violin - Nathan Milstein
piano - Georges Pludermacher
1,Adagio sostenuto.Presto
2,Andante con Variazioni
3,Finale.Presto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에서는 넓은 음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숨가쁘게 펼쳐지는 피아노 파트가 특히 화려하다.
너무나 화려한 나머지 마치 바이올린을 위협하듯 공격적이다.
그러나 바이올린 파트 역시 만만치가 않다.
바이올린은 불을 뿜는 듯한 스타카토와 강렬한 악센트를 선보이며 피아노와 접전을 벌인다.
그래서 음악학자들은 이 곡이야말로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서로 대등한 위치에 있는
진정한 의미의 듀오 소나타로 보기도 한다.
베토벤 이전, 또는 베토벤 초기의 바이올린 소나타들은 사실 '바이올린 오블리가토에
의한 피아노 소나타'라고 할만큼 피아노의 비중이 매우 컸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9번도
표면적으로는 이러한 전통을따르고 있다.
이 곡의 초판본을 보면 악보에 "거의 협주곡처럼, 극히 협주곡과 같은
스타일로 작곡된 바이올린 오블리가토에 의한 피아노 소나타"라고 써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협주곡의 스타일'로 작곡되었다는 말이 특히 강조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협주곡 스타일로 작곡되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마치 협주곡처럼 바이올린이 독주를 하면 피아노가 오케스트라처럼 반주를 한다는 뜻일까?
Beethoven이 작곡한 바이올린 소나타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지고 친근한 것이
이 '제9번'과 '제5번'의 2곡이다. '제9번'은 'Kreutzer', 그리고 제5번은 '봄'이라는 애칭으로 각각 알려져 있다. '봄'의 경우는 과연 봄을 생각하게 하는 2곡의 느낌으로부터 애칭이 붙여졌는데 대해 '크로이쳐'는
곡의 내용과는 무관하게 이 곡이 헌정되었던 프랑스의 유명한 바이올리니스트인 크로이처의
이름을 따서 붙인 제목이다.
이 '제9번'은 '제5번'의 2년 후인 1803년에 작곡되었다.
결국 교향곡 제3번 '영웅'과 같은 해로서 이 무렵의 Beethoven은 인간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그 이전과는 다르게 스케일이 커졌다. 바이올린 소나타의 작곡상에도 그것이 명확히 나타나 있다.
큰 특색은 Beethoven 자신이 붙인 타이틀이 가리키는 것처럼 '거의 협주곡처럼 서로 겨루어
연주되는 바이올린 조주부(助奏付)의 피아노 소나타'로서 쓰여져 있다는 점이다.
요컨데 대부분 사람들은 바이올린 소나타라고 하면 바이올린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피아노는
반주를 맡는 식의 음악형태를 머리에 떠올리지만 Beethoven 이전에는 그렇지가 않았다.
그것과는 반대로 주체는 피아노이고 바이올린은 단순히 조주의 역할만 하는
'바이올린 조주부의 피아노 소나타'였던 것이다.
Beethoven 시대에는 이 두 악기의 관계가 점차 대등해져 왔으나 이 '제9번'에서 Beethoven은
바이올린 협주곡과 같이 바이올린이 피아노와 대등히 연주되는 새로운 형태의 음악을 완성했던 것이다. Beethoven이 붙인 타이틀은 바로 그것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이 곡은 Beethoven의 건강상태가 좋았던 무렵에 작곡한 것인 만큼 전체가 당당한 내용의 작품이 되어 있다.
전부 3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제1악장은 변화가 뛰어나고 정열적으로
만들어져 있는 훌륭한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