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합성 암반응
체제가 가장 단순한 남조류로부터 가장 복잡한 육상식물에 이르기까지 모든 식물은 CO2를 당인산으로 전환하는 공통적인 경로를 가지고 있다. 이 경로는 광합성 탄소환원(PCR) 회로, 캘빈-벤슨(Calvin-Benson) 회로, 환원적 오탄당인산 회로 혹은 C3 회로라고 알려져 있다. 이중 PCR 회로라는 용어는 탄소 환원 및 순환적 특징을 강조하고 있다. PCR 회로가 기본적인 카르복실화 기작이기는 하지만 CO2를 우선 보조적인 경로에 의하여 고정한 후, 그 다음 PCR 회로가 작동하는 세포 내에서 CO2를 유리하여 재고정하는 대사도 나타나는데, 이는 C4 및 CAM 식물에서 관찰할 수 있다.
대부분의 식물에서 광합성의 주된 산물은 엽록체에서 형성되는 녹말과 세포질(시토졸)에서 형성되는 설탕이다. 광합성 산물이라 불리는 이들 산물들은 모두 동물세포의 포도당 신합성 경로와 부분적으로 유사한 경로를 통하여 생성된 디히드록시아세톤 인산(dihydroxyacetone phosphate, DHAP)으로부터 형성된다. 녹말합성의 경우에는 DHAP는 6탄당 인산으로 전환되며, 이는 다시 엽록체에서 녹말로 전환된다. 설탕 합성의 경우에 DHAP(혹은 그 유도체)는 세포질로 수송되며, 그 곳에서 설탕으로 전환된다.
1. PCR 회로의 기작
탄수화물의 생합성은 양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엽록체 내에서 일어나는 가장 중요한 생화학적 과정이다. 광합성의 고전적인 반응식은 다음과 같이 표시된다.
CO2+3ATP+2NADPH+2H+ → [CH2O]+H2O+3ADP+3Pi+2NADP+(?Go'≒ 480 kJ mol-1 CO2) [식 1]
이 기작은 1950년대에 캘빈 등에 의해 완전히 해명되었다. 그들은 클로렐라(Chlorella) 혹은 Scenedesmus의 현탁액을 사용하여 광조건에서 14CO2를 주었다(후에 이 실험은 시금치 잎에서 분리한 온전한 엽록체를 가지고 반복되었는데 기본적으로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 14CO2에 노출된 시간을 달리한 후, 조류를 끓는 알코올을 사용하여 추출하고, 합성된 방사성화합물을 크로마토그래피를 사용하여 분리하고 화학적으로 동정하였다(그림 8.1).
PCR 회로 중 CO2의 고정단계가 가장 중요하다. 리불로오스 2인산(ribulose bisphosphate, RuBP)은 RuBP 카르복실라아제(RuBP carboxylase/oxygenase, rubisco)의 촉매하에, CO2와 결합하는 카르복실화 반응을 거쳐 글리세르산 3-인산(3-PGA)을 만든다(그림 8.2). CO2의 수용체인 3-PGA로부터 RuBP는 NADPH와 ATP를 소모하면서 재생산된다. 만약 RuBP를 재생하는데 요구되는 것보다 더 많은 탄소가 고정된다면 탄소는 삼탄당인산의 형태로 회로를 빠져나와 세포질로 나가거나, 엽록체 내에서 녹말합성에 사용된다. 이러한 조절은 PCR 회로 내 구성성분의 결핍을 막고 자기촉매적인 반응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수적이다. 회로의 전환속도는 전자전달반응, ATP 합성 및 각각의 효소 활성의 영향을 받는다. 회로의 전 반응은 카르복실화(3CO2 + 3RuBP → 6PGA), 환원(6PGA + 6ATP + 6NADPH → 6GAP + 6ADP + 6NADP+ +6Pi), 및 재생성(5GAP + 3ATP → 3RuBP + 3ADP + 2Pi)의 세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그림 8.3, 8.4 및 표 8.1).
1.1. 카르복실화 단계
PCR 회로에서 인위적인 시작점은 두 분자의 3-PGA를 만드는 RuBP의 카르복실화 반응(그림 8.4의 1)인데, 이 반응은 PCR 회로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것이며 rubisco에 의해서 촉매된다. Rubisco는 자연에서 가장 풍부하게 존재하는 단백질이다. RuBP의 2번 탄소에서 카르복시화가 일어나면, 6탄소의 중간산물이 생성되었다가 곧 두 분자의 3-PGA로 갈라진다. 회로를 통하여 각 단계의 탄소를 추적해보면, 세 분자의 CO2가 한 분자의 삼탄당 인산을 합성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2. 환원단계
3-PGA는 ATP를 사용하여 인산화되면서, 더욱 반응성이 큰 글리세르산 이인산(1,3-diphosphoglyceric acid, DPGA)이 만들어진다(그림 8.4의 2). 계속해서 NADP-글리세르알데히드 인산 탈수소효소(glyceraldehyde-3-phosphate (GAP) dehydrogenase)는 DPGA에 있는 인산기가 H+로 치환되어 GAP를 생성한다(그림 8.4의 3). 호흡에 관여하는 GAP 탈수소효소가 NAD를 요구하는데 비해 이 효소는 NADP를 필요로한다. 이는 PCR 회로에서만 볼 수 있는 단 하나의 환원과정으로 매우 중요하다.
1.3. 재생성단계
GAP와 DHAP는 상호 전환될 수 있다(그림 8.4의 4); 이들 두 화합물은 반응(8)(그림 8.4의 8)과 반응(12)(그림 8.4의 12)를 거쳐 RuBP를 재생성하면서 5탄소 화합물로 바뀐다. 먼저 삼탄당 인산은 과당-1,6-이인산(fructose-1,6-bisphosphate, FBP)으로 축합되는데(그림 8.4의 5) 이 반응을 촉매하는 알도라제는 알칼리 조건에서 최대 활성을 갖는다. PCR 회로의 독특한 효소인 FBPase에 의해 FBP가 탈인산화되면 과당-6-인산(fructose-6-phosphate, F6P)이 된다. 이 반응은 자유에너지의 변화가 -25 kJ mol-1이며 따라서 비가역적이고, PCR 회로의 조절부위이다.
RuBP의 재생산은 3, 4, 5 및 6탄당 화합물의 상호변환에 의해 가능해진다. 트랜스케토라아제(transketolase)는 F6P와 세도헵튜로오스-7-인산(sedoheptulose-7-phosphate, S7P)으로부터 2탄소 단위(글리코알데히드)를 제거한다. 에리쓰로스-4-인산(erythrose-4-phosphate, E4P)은 DHAP와 반응하여(그림 8.4의 8) 세도헵튜로오스 이인산(sedoheptulose-1,7-bisphosphate, SBP)을 만든다. 이는 PCR 회로에서만 볼 수 있으며 조절부위를 이루는 효소 중 하나인 SBPase (sedoheptulose bisphosphatase)에 의해서 인산기를 잃게 된다. 리불로오스-5-인산(Ru5P)은 S7P로부터 만들어지며(그림 8.4의 10), 리보오스-5-인산(ribose-5-phosphate, R5P)으로 바뀐다(그림 8.4의 11). 한편 크실루로오스-5-인산(xylulose-5-phosphate, X5P)은 글리코알데히드와 GAP로부터 형성되며(그림 8.4의 12), 리블로오스-5-인산(ribulose-5-phosphate, Ru5P)으로 바뀐다(그림 8.4의 13). 최종적인 단계로 Ru5P 키나아제에 의해서 Ru5P가 인산화되어 더욱 반응성이 큰 RuBP로 전환된다(그림 8.4의 14). 위에서 생성된 6개의 PGA중 한 분자는 탄소가 고정되어 순합성된 광합성 산물로 남고, 나머지 다섯개는 RuBP를 재생산하는데 사용된다.
PCR 회로는 기본적인 카르복시화 시스템으로 역할하기 위해 필요한 네 가지 특징을 갖는다: (1) Rubisco 반응은 PGA 합성방향으로 높은 평형을 이룬다(ヤG' = -35.1 kJ); (2) Rubisco는 대기중에서 ~350 ppm, 혹은 공기로 포화된 수용액에서는 ~10 ?M이라는 비교적 낮은 농도로 존재하는 CO2에 대해 친화도가 크다 (3) CO2 수용체인 RuBP는 카르복시화 반응의 산물로부터 순환, 재생산된다. 따라서 회로 자체는 단속없이 작동할 수 있다. (4) 회로는 삼탄당 인산의 형태로 고정된 탄소를 순생산할 수 있다. 회로가 세번 돌면 6분자의 삼탄당인산이 형성되는데, 다섯 분자는 세 분자의 RuBP 분자를 재생산하는데 사용이 되고, 6번째의 삼탄당 인산은, 주로 엽록체의 전분 합성 또는 세포질 내의 설탕 합성 등 최종산물(광합성 산물)을 만들어 내는데 이용된다.
2. PCR 회로의 조절
엽록체에서 일어나는 탄수화물 대사의 중요한, 그리고 궁극적인 조절자는 빛이다. 빛이 조절역할을 다하려면, 먼저 엽록체에 의하여 흡수되면서 특정한 효소의 활성을 조절할 수 있는 조절신호로 바뀌어야 한다. 이러한 조절은 필수적인데, 왜냐하면 엽록체에는 탄수화물을 합성하는 효소와 아울러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효소가 공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생합성 효소는 빛에 의하여 활성화되는 반면, 분해효소는 빛에 의하여 불활성화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엽록체는 쓸모 없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효소나 경로의 동시작동을 최소화한다. C3 식물에서 빛의 조절 기능이란 낮 동안에 CO2의 동화가 일어나고, 밤에는 주로 탄수화물의 분해가 일어나게끔 '효소의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다. 새로 합성되는 탄소나 저장되어 있는 녹말의 분해로부터 형성된 DHAP로부터 엽록체는 세포질에서 일어나는 설탕 합성에 필요한 탄소를 공급할 수 있으며 따라서 항상 비광합성 조직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
조절에 민감한 단계는 극히 일부에 한정되어 있다. 대사조절이 가능한 단계는 rubisco, 포스포리불로키나아제(phosphoribulokinase, PRK), FBPase와 SBPase에 의하여 촉매되는 부위라는 것이 밝혀졌다. 경로의 조절에서 이들 단계가 중요하다는 증거는 명-암, 암-명 전이 조건에서 대사물질의 농도를 분석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 그림 8.4에서 볼 수 있듯이 rubisco는 카르복실화 단계에서, FBPase, SBPase 및 PRK는 재생성단계에서 관여한다.
반면에 3-PGA를 3탄당 인산으로 환원시키는데 관여하는 환원단계의 효소는 비교적 가역이 자유로운 산화/환원반응을 촉매하는데, 생체 내에서의 진행방향은 주로 ATP와 ADP, NADPH와 NADP+의 양에 따라 결정된다. 빛을 비추면 ATP와 NADPH의 양이 많아지므로 반응은 삼탄당 인산 쪽으로 진행한다. 왜냐하면 3-PGA는 지속적으로 합성되고, 삼탄당 인산은 감소하기 때문이다. 정류상태의 광합성에서 이는 회로의 서로 다른 부분의 활성을 통합되게 한다. 예를 들어 PRK의 활성을 증가시키는 어떤 구성성분은 ATP의 소비와 ADP의 생성을 야기한다. 그 결과 ATP가 결핍되어 3-PGA의 환원속도를 낮춰주어 Ru5P의 합성이 감소하고 경로는 평형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환원단계의 한 효소인 NADP-GAP 탈수소효소는 빛에 의해서 직접적으로 조절된다는 것도 상기할 필요가 있다.
2.1. Rubisco 활성의 조절
RuBP를 카르복실화시키는 rubisco의 능력은 기질(RuBP, CO2와 O2)의 농도, 효소의 양과 활성에 의하여 결정이 된다. 시금치 잎에서는 CO2의 농도가 낮고 광이 강할 때 rubisco 활성과 CO2 고정이 직접적으로 관련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광합성 속도가 단기적으로 변화할 동안에는 효소의 활성화 상태가 바뀐다. 효소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우선 CO2와 복합체를 형성하고 뒤이어 Mg2+이 첨가되어 활성화된 복합체를 형성해야 한다. 이 반응의 평형은 pH에 민감하여 스트로마의 pH가 낮아지면 효소가 불활성화 된다. 빛을 쪼이면 스트로마 부위로부터 틸라코이드 안쪽으로 H+가 이동해서 스트로마의 pH는 7.0에서 8.0으로 높아진다. 스트로마로부터 H+가 유출될 때 Mg2+이나 Ca2+과 같은 양이온들이 유입된다. 따라서 CO2 존재시, 스트로마 내의 pH와 양이온 농도는 rubisco 활성화에 유리해질 것으로 제안되고 있다. 최근에는 rubisco의 활성화/비활성화에 대한 다른 두 가지 메카니즘이 보고된 바 있다(그림 8.5). 생장을 위해 높은 농도의 CO2를 필요로 하는 애기장대(Arabidopsis)의 돌연변이를 통한 연구의 결과로 rubisco가 빛에 의하여 활성화되는 메커니즘이 밝혀지게 되었다. 다른 효소 활성조절 시스템과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되는 이 시스템에서는 빛과 효소활성을 연결시켜주는 rubisco 활성화효소(rubisco activase)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활성화 기작이 아직 확립되지는 않았으나, 현재로는 ATP와 빛에 의한 틸라코이드 막의 전기화학적인 전위차의 변화가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ubisco의 활성 조절을 설명하는 다른 메카니즘에서는 효소의 촉매 부위와 결합하는, 인산화된 촉매반응의 억제제가 관여한다는 것이다. 빛을 비춘 강낭콩 잎에서 추출한 rubisco의 활성이 암처의 잎에서 얻은 것보다 상당히 높다는 사실에서 이 억제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 억제제는 촉매반응도중 생성되는 6탄소 중간산물의 유사체인 카르복시아라비니톨-1-인산(carboxyarabinitol 1-phosphate, CA1P)임이 밝혀졌다. 이 화합물은 시험관내에서도 rubisco의 효과적인 억제제로 작용하지만, rubisco의 암활성을 0에 가깝게 떨어뜨릴만큼 충분한 양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은 강낭콩에서만 보고되고 있다.
2.2. 광합성관련 효소의 협동적 조절
생화학적인 과정들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조절계에 의하여 조절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연관되어 있는 여러 개의 조절계에 의하여 조절되고 있다. 예를 들어 빛에 의해 유도되는 대사 조절계들의 농도 및 pH 변화 등이 조절효과를 나타내는데 있어, 서로 다른 조절계와 연계된 기능이 있는 것 같다. 대사조절계로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티오레독신이 관련된 NADP-말산 탈수소효소(malate dehydrogenase, MDH)의 활성화, 6-포스포글루콘산(phosphogluconate)과 같은 화합물에 의한 포스포리불로키나아제(phosphoribulokinase, PRK)의 억제, 기질(당 이인산)과 2가 이온(Ca2+, Mg2+)에 의한 티오레독신이 관련된 FBPase와 SBPase의 활성화 등이다. 수 많은 엽록체 효소의 활성 조절시에는 이온과 대사산물의 광의존성 변화가 촉진되는 기작과 페레독신/티오레독신 계가 동시에 작동한다(그림 8.6). PCR 회로와 생체에서의 CO2 고정율을 일차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rubisco의 활성인가 또는 RuBP의 재생성율(이는 회로의 FBPase, SBPase 및 PRK 등 나머지 부분의 조절단계와 명반응에 의해 공급되는 ATP와 NADPH에 의해 좌우된다)인가에 대한 것은 확실치 않다. 최근 일부 식물에서 얻은 결과에 따르면 강광에서 약광으로 신속하게 변화하는 동안에 포화광 이하의 광도에서의 광합성율은 RuBP의 재생성율에 의하여 좌우되며 rubisco의 영향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rubisco의 활성화 상태가 변화하면 RuBP가 포화될 경우 카르복실라아제의 활성 속도는 RuBP 재생성율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나 CO2가 포화농도일지라도 rubisco 활성은 광합성율의 가장 중요한 제한 요인이라고 생각되고 있다.
2.3. 구획화와 삼탄당 인산 수송
PCR 회로의 일부에서만 활성의 조절이 일어난다면 다른 대사과정에 의해 PCR 회로의 중간 산물이 소비되는 것을 억제하기 불충분하다. 그런데 이러한 생화학적인 조절 이외에, 대사계의 구획화라는 수단으로 조절하는 방법이 있다.
광합성 도중에 엽록체는 CO2와 물, 무기인산(Pi)을 사용하여 세포질로 수송되는 삼탄당 인산을 만든다. 인산은 이 과정에서 필요한 기질이므로 PCR 회로가 계속적으로 동작하는 것은 엽록체 내에서 녹말의 합성과 세포질에서 설탕이 합성될 때 삼탄당 인산을 계속 공급받을 수 있는가의 여부에 달려있다. 녹말과 설탕의 합성과정에서는 Pi를 방출하기 때문에, 광합성이 제한될 정도로 세포내의 유리 Pi 농도가 감소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분리엽록체의 광합성을 유지하기 위하여는 Pi를 계속적으로 공급해주어야 한다.
수송체를 통한 삼탄당 인산의 수송과 Pi의 역수송은 녹말 합성과 관계가 있다. 세포질에서의 대사와 Pi 이용 가능성이 제한되면 엽록체내의 3-PGA/Pi가 높아져 녹말합성은 촉진된다. 이는 녹말합성의 주된 조절효소인 ADP-포도당 피로포스파타아제가 3-PGA에 의하여 강력하게 활성화되고 Pi에 의하여 억제되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삼탄당 인산으로부터의 녹말이 합성될 때 Pi가 유리되므로 CO2 고정시 Pi 부족을 어느 정도 완화시켜준다.
과당-2,6-이인산(fructose-2,6-bisphosphate, F2,6P)은 세포질의 FBPase와 피로인산, F6P 1-인산전이효소(pyrophosphate, F6P 1-phosphotransferase, PFP)의 활성을 변화시킴으로써 대사에 영향을 미친다. PFP는 피로인산에 의한 F6P의 가역적 인산화 반응을 촉매하며 식물조직에서 해당과정과 포도당 신합성(설탕합성)의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그림 8.7).
시금치를 재료로 하여 연구한 결과 F2,6P는 광합성 세포(잎의 유세포)의 세포질 부분에 존재하고 있다. F2,6P에 의하여 효과적으로 활성화되는 PFP와 억제되는 설탕합성의 중요한 조절효소인 FBPase는 세포질에 존재한다. F2,6P는 세포질의 FBPase를 억제하고 설탕합성과 분해시 중요한 역할을 하는 PFP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설탕대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동물세포와는달리 F2,6P는 식물세포의 포스포프락토키나아제(phosphofructokinase, PFK)에는 별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반면에 식물의 세포질 PFK는 일부 대사물에 의하여 활성이 직접 조절될 수도 있고, 또한 서브유니트의 결합과 해리에 의한 활성변화도 일어날 수 있다.
기질-특이적인 F6P 2-키나아제(F6P 2-kinase, F6PK)는 잎세포의 세포질 분획에서 동정되었다. 실험결과 잎의 F6PK에 의한 F2,6P의 합성은 일부 대사물에 의해서 조절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예를 들면 Pi와 F6P는 활성촉진제로 작용하고 3-PGA와 DHAP는 억제제로 작용한다. 또한 시금치의 잎에서 F2,6P를 F6P와 Pi로 선택적으로 가수분해하는 과당-2,6-비스포스파타아제(fructose-2,6-bisphosphatase, F2,6Pase)는 그의 산물인 F6P와 Pi에 의하여 심하게 억제된다. 따라서 대사물질에 의한 F2,6Pase의 조절은 F6PK의 조절과는 달리, 동일한 대사물에 의하여 억제되는 것이 아니라 활성화된다(표 8.2).
3. C4 광합성과 크래슐산 대사
PCR 회로는 이제까지 생물에서 발견된, 화학에너지가 순증가하는 유일한 시스템이며, 그 기작과 조절방식은 모든 생물에서 매우 유사하다. 3탄소 화합물인 3-PGA는 PCR 회로의 최초 산물이며, 이런 탄소동화방식을 C3 광합성이라고 한다(그림 8.8a). 그러나 고등식물의 많은 과에서는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하여 CO2를 축적하는 부차적인 대사 시스템을 이용한다. 다수의 열대초본류를 포함하는 일부 식물에서는 대기에서 유입된 CO2가 3탄소 전구물질인 포스포엔올피루브산(phosphoenol pyruvic acid, PEP)과 반응하여 최초산물로 4탄소 카르복실산을 생성하므로 C4 식물이라고 불린다(그림 8.8b). 카르복실산은 엽육세포에서 생산된 후, 유관속초 세포로 수송되는데, 이 곳에서 탈카르복실화 작용이 일어나고 이때 유리된 CO2는 PCR회로에 의하여 다시 동화된다. 이와는 달리 다수의 다육식물, 특히 돈나물과(Crassulaceae)에는 크래슐산 대사(crassulacean acid metabolism, CAM)라고 불리는 변형된 기작이 존재한다(그림 8.8c). C4 식물에서처럼 4탄소 유기산이 CO2와 PEP로부터 형성되지만, 4탄소 유기산의 생성은 낮 동안에 축적된 에너지를 바탕으로 밤에 이루어져 액포에 저장된다. 다음날 낮 동안에 유기산은 탈카르복실화되며, 이때 발생하는 CO2는 빛에너지를 사용하여 PCR 회로에 의하여 동화된다. CAM 식물의 잎에서는 구조적으로 분획되어 있지는 않지만 CO2 축적과 PCR 회로에 의한 CO2의 동화가 서로 시간적으로 분리되어 있다. CAM 광합성은 수분의 소실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리고 C4 대사는 대기 내 CO2 농도가 낮을 때 강력한 빛을 사용하기 위하여 생태학적으로 발달한 중요한 대사기능이다. 식물체 중 약 3000 종이 C4 대사를 갖고 있으며, 약 250 종류가 CAM의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비하여 C3 대사를 갖는 식물은 300,000 종으로 추정된다. C4 종에서도 종에 따라 효소, 광수확, 대사물 교환 등에서 차이가 있다. 이로 미루어보아 그들은 서로 다른 진화적 기원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으며, 따라서 C4 광합성은 다원 발생적이라 하겠다.
3.1. C4 광합성
C4 동화는 단자엽 식물인 사탕수수, 옥수수와 수수와 같은 열대 수수류 초본과와 명아주과(Chenopodiaceae)와 국화과(Compositae)와 같은 쌍자엽 식물에서 발견된다. 같은 속 내에서 어떤 종은 C3 식물인데, 다른 종은 C4 식물인 경우도 있다. Atriplex에 속하는 어떤 종(A. sabulosa)은 C4 대사를 가지며 다른 종(A. hastata)은 C3 광합성을 한다. C4 식물의 CO2 동화율은 C3 식물보다 높다. C4 식물의 광합성은 밝은 빛에서도 포화되지 않으며, 매우 낮은 농도의 CO2에서도 지속된다. 이로써 생장율은 C3보다 빠르고, 건물생산량이 증가하여, C4 작물은 C3 보다는 더욱 생산적이라고 할 수 있다.
C4 광합성의 특징을 갖는 식물은 해부적으로도 특징이 있어서, 대개 유관속을 둘러싸고 있는 유관속초가 뚜렷하게 발달하고 있다. 유관속초 세포에서 엽록체의 배열은 C4 대사형(그림 8.9)에 따라 다르다. 다수의 틸라코이드를 가지는 커다란 엽록체는 세포의 바깥쪽 세포벽 주위에 배열되어 있다. 반면에 일부 아스파르트산 생성 식물(Panicum maximum)과 말산 생성 식물(옥수수), 아스파르트산을 형성하며 다른 C4 식물보다 유관속 조직에 인접해있는 커다란 미토콘드리아를 가지고 있는 NAD-ME형(Amaranthus edulis)에서는 엽록체가 유관속 조직에 인접한 세포벽에 붙어있다. 유관속초 세포는 엽육세포보다는 크며 체적에 대한 표면적 비가 작아 산소의 확산이 저해된다. 발달된 소포체는 동화산물의 수송에 필요한 내부 막 표면적을 넓혀준다. 일부 말산 생성 식물의 엽록체는 스트로마 틸라코이드만 존재하지만, 일부 아스파르트산 생성 식물(Sporobolis aeroides)에는 그라나가 발달하고 있다. 말산과 아스파르트산 생성 식물의 엽육세포에는 그라나가 있다. 유관속초 세포와 엽육세포 사이에는 많은 원형질연락사가 있어서 물질 교환의 기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왜냐하면, 유관속초 세포는 세포벽이 조밀하고 불투과성인 층을 가지고 있으므로, 기체의 확산을 제한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C4 광합성은 4개의 단계로 구성된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PEP가 카르복실화되어 별다른 에너지의 소비없이 엽육세포에서 유기산을 생산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이 유기산이 유관속초 세포내로 수송된다. 세 번째 단계로 이 유기산은 그곳에서 탈카르복실화되며, CO2 가 생성되면 이는 rubisco에 의해 PCR 회로에 동화된다. 마지막 단계에서 탈카르복실화된 화합물은 엽육세포로 돌아와 PEP로 재생된다. 내용적으로 C4 광합성의 변이는 있지만, 이 네가지 단계는 모든 C4 광합성 식물에서 공통적이다. 그러나 탈카르복실화 효소와, 엽육세포와 유관속초 세포 사이에서 수송되는 화합물은 C4 식물에 따라 다르다(그림 8.10). 옥수수를 14CO2에서 광합성을 시키면 초기에는 방사능 표지가 옥살로아세트산(oxaloacetic acid, OAA), 말산 및 아스파르트산에서 나타나지만 후에는 PCR 회로의 화합물(예; 3-PGA)에서 발견된다. 이로 미루어보아 탄소는 유기산으로부터 PCR회로로 흐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초기에 고정되는 14C의 분포를 고려해 볼 때 95% 이상의 14C가 유기산으로 5% 미만이 3-PGA로 직접 투입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C4 잎에서 rubisco는 대기와는 직접 접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모든 C4 식물에서 카르복시화 반응은 엽육세포의 세포질에서 일어나며, 이 반응에서는 중탄산 이온(HCO-3)이 PEP와 반응하여 OAA를 형성하는데 이는 PEP 카르복실라아제 (PEP carboxylase, PEPC)에 의하여 촉매된다.
PEP + HCO3- + H+ → OAA + Pi [식 2]
이 반응은 비가역적이며, 따라서 C4 동화에서 제어단계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최적 pH는 8(엽육세포의 세포질의 pH) 정도이며 중탄산에 대한 친화도(Km)는 300 ?M이다. 그러한 농도는 공기 중 C4 잎의 내부 CO2 농도와 평형을 이룬다. PEPC가 HCO3-를 소비하여도 C4 식물은 광합성을 지속할 수 있는데, 그것은 C3 식물은 광합성을 할 수 없는 낮은 CO2 농도에서도 대기중의 CO2는 탄산무수화효소 (carbonic anhydrase)에 의해 HCO3-로 빠르게 변환되기 때문이다. CO2에 대한 이 효소의 Km은 2 ?M이며 PEPC는 0.5~1 Pa CO2를 포함하는 대기와 평형상태에 있는 물로부터 중탄산 이온을 기질로 이용할 수 있다. PEPC는 rubisco와는 달리 CO2 고정을 상쇄하는 옥시게나아제(oxygenase) 활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효소는 CO2를 동화하는데 매우 효율적이며, 매우 낮은 CO2 보상점을 갖는다. 이 효소는 PEP에 대한 Km값이 크지만, PEP는 광합성을 하는 엽육세포 내에 상당량 존재한다. PEP의 카르복시화 반응은 효율적인 'CO2 펌프'로 작용하여 PCR 회로에 CO2를 공급하며, C4 식물이 적응해 있는 고온에서 특히 효율적이다. 많은 광합성 산물들이 PEPC의 촉매부위 이외의 자리에 결합되어 반응속도를 변화시킨다(즉 그들은 효소의 작용부위와 직접 결합하지 않고 반응속도를 변화시킨다). G6P, F6P, Ru5P 등은 효소 반응을 증가시키지만, OAA와 말산은 반응속도를 늦춘다(그림 8.11). 만약 최초 산물의 대사가 억제되면, PCR 회로의 전환이 늦춰져 말산이 축적되고 PEP 소비는 느려져 PCR 회로로부터 탄소의 배출이 감소한다. PEPC는 다양한 대사물질에 대하여 반응을 보이며 이로써 잎에서 탄소의 흐름을 조절하게 된다. PEP로부터 만들어질 수 있는, 녹말합성의 주요 중간대사물인 G6P의 농도가 높아지면 PEPC는 활성화되어 광합성이 증가하고, 저장되기 위한 탄소의 배출은 줄어든다.
C4 식물간에는 유관속초 세포에서 유기산을 탈카르복실화하는 효소의 차이가 나타난다. 엽육세포에서 생성된 OAA는 유관속초로 수송되지 않고 대신 NADP-MDH에 의하여 말산으로 환원된다. 말산을 촉매하는 MDH는 NADP와 OAA에 대한 친화력이 높은데, NADP와 결합하기 위하여는 빛과 환원물질을 필요로 한다. 이렇게 말산을 형성하는 것은 NADP-MDH를 가지는 옥수수와 사탕수수의 특성이다. 말산은 유관속초 세포로 수송되어 NADP-말산효소(NADP-malic enzyme, NADP-ME)에 의하여 엽록체 내에서 탈카르복실화된다(NADP-ME 형, 그림 8.9a). 말산이 탈카르복실화되어 만들어진 피루브산은 엽육세포로 돌아와서 PEP로 재생된다.
아스파르트산 형성 식물의 한 그룹은 PEP 카르복시키나아제(PEP carboxykinase, PCK)가 작용하기 때문에 PCK 형(그림 8.9b)이라고 불리는데, 유관속초 세포의 세포질에서 아스파르트산은 먼저 OAA가 된다. 이는 PCK에 의해 PEP가 되면서 떨어져 나온 CO2는 PCR 회로에서 고정되고, PEP는 피루브산을 거쳐 알라닌으로 된다. 엽육세포로 되돌아온 알라닌은 피루브산을 거쳐 PEP가 된다. 한편 NAD-ME 형(그림 8.9c)은 아스파르트산을 OAA로 전환시키며 OAA는 유관속초 세포의 미토콘드리아에 의하여 말산으로 환원되며 NAD 특이성 말산효소(NAD-malic enzyme, NAD-ME)에 의해서 탈카르복실화 된다. 이는 엽록체에 존재하는 NADP-ME 형과 대조된다. 피루브산은 특이한 아미노기 전이효소에 의하여 알라닌으로 전환되며 엽육세포의 세포질로 되돌아온다.
C4 식물은 피루브산을 PEP로 변화시켜야하기 때문에 1분자의 CO2를 고정하기 위해서 C3 식물보다 2~3 분자의 ATP를 더 필요로 하며, 따라서 5~6 ATP와 2 NADPH가 필요하다. NADP-ME 형 식물에서는 엽육세포에서 2 ATP와 1 NADPH가 필요한 반면 NAD-ME형과 PCK형 식물에서는 엽육세포에서 각각 단지 2 ATP와 1 ATP만을 필요로 한다(표 8.3).
광화학적인 능력도 C4 식물의 여러 형에서 서로 다르다. NADP-ME 형의 유관속초 엽록체에는 PS II가 거의 없으며 순환적 광인산화에 의하여 ATP가 합성된다. 따라서 유관속 초에서는 산소가 거의 축적되지 않는다. NADP-ME 형 식물에서는 NADPH는 말산 셔틀에 의하여 말산으로부터 공급된다. 탈카르복실화되는 말산 한 분자당 1 NADPH가 방출된다. 만일 PCR 회로에 NADPH 공급이 불충분하다면 엽육세포 엽록체로부터 유관속초로 DHAP를 셔틀 수송함으로써 환원제가 생성될 수 있다. 유관속초에서 DHAP는 3-PGA로 산화하면서 NADPH와 ATP를 생성한다.
DHAP + ADP + NADP+ → 3PGA + ATP + NADPH [식 3]
유관속초로부터 생성되는 3-PGA는 엽육세포로 재순환되어 기질을 형성하게 된다.
NAD-ME 형의 유관속초 세포는 NADP로 비환원적인 전자의 흐름을 갖고 있고, PCK 형에서의 전자 흐름은 낮은 PS II 활성 때문에 약하고, 순환적 광인산화는 더욱 뚜렷하다. NAD-ME의 엽육세포의 엽록체는 PS I과 II를 모두 가지는 PCK 형과 마찬가지로, NADP-ME 형보다는 순환적 ATP 합성능력이 크다. 아스파르트산을 형성하는 식물은 유관속초 엽록체에서 PS I과 PS II 활성이 정상적으로 균형을 잡고 있어서 별도의 환원제 수송을 필요로 하지 않는 다.
만약 밀폐된 상자에 C4와 C3 식물(예를 들면 옥수수와 콩)을 넣고 빛을 같이 비춰준다면 C4 식물은 C3 식물보다 대기 중 CO2를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C4 식물은 탄소원이 고갈되어도 나중에 죽게 된다. 이처럼 C4 식물이 생존에 유리한 점은 무엇인가? 결론적으로 C4 대사는 광호흡을 제거하거나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더욱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광호흡에 관하여는 다음 장을 참고할 것). 그리고 PEPC가 효율적이어서 생성된 CO2는 재동화되기 때문에 광 조건일때 C4 식물의 잎에서 CO2가 배출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기공의 크기가 작을 때 C4 식물은 C3 식물에 비해 광합성 속도가 크다. 따라서 C4 식물은 물의 이용효율(광합성/증산)이 크며 건조한 환경에서도 물의 총 소실량이 비교적 작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C4 식물은 수분 스트레스가 늦게 나타나기 때문에 간헐적인 강우 조건에서도 견딜 수 있다.
C4 대사는 세포막을 통해 동화 산물이 상당량 수송되어야 하기 때문에, 부가적인 에너지 부담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이들 세포 사이에서 물질수송은 단순확산에 의해 일어나는 것 같다. C4 광합성은 매우 낮은 CO2 농도에서도 효율적인 CO2 동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C3 식물보다 우수하다. C4 식물의 기공전도도는 C3 식물보다 더욱 낮아, 체내의 물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반면, 체내의 CO2 농도는 낮아지게 된다. 그렇지만 PEPC가 CO2를 모으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광합성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C4 식물의 광계와 엽록체 구조 등의 차이는 그들이 다른 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하여 필요한 CO2/O2 비율의 중요성, 균형잡힌 에너지 공급, 환원제 등의 요구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대부분의 C4 식물은 뜨겁고 건조한, 그러나 사막기후는 아닌 조건에서 강광일 때 생산력이 높다. 그러나 C4 종은 온대 및 음지 지역에도 분포한다. 온대성 초본인 Spartina townsendii는 갯벌에서도 발견되는데, 그곳의 염분 및 삼투 스트레스 조건에서 C4 대사는 잇점을 가질 것으로 해석된다.
C4 식물의 효율성은 '정상적인' C3 식물이 상당히 변형되어 이루어진 것이다. 세포와 세포소기관 수준에서 해부학적인 구조가 분화되었으며 PEPC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효소도 양적, 질적으로 변화하였다. 엽록체의 구조와 명반응은 ATP와 NADPH 공급을 최적화하기 위해 수정되었다. 아마도 C3 선조의 게놈은 긴 진화 기간동안 환경압에 의한 자연선택에 의해 수정되었을 것이다.
C3와 C4 식물의 중간적인 성질을 가지는 식물은 Mollugo 속과 Panicum 속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중간 정도의 가스교환속도, 보상점 및 해부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CO2 고정은 PEPC를 가지며 C4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 같은데, 이런 중간형은 C4 광합성의 진화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어 흥미롭다. Atriplex의 C3 및 C4 종을 교배하면(예를 들어 A. triangularis; C3와 A. rosea; C4), 생식가능한 F1 잡종이 생기는데, 이는 형태학적이며 해부학적인 중간종으로서 유관속초가 미약하게 발달하는 특징을 보인다. 효소의 특징으로 볼 때는 PEPC와 rubisco를 동시에 갖는 C4 형이지만 C4 조상들처럼 효소들은 구획화되어 있지 않다. 예를 들어 rubisco는 유관속초에만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세포에 고루 분포해 있다. 또한 C4 산도 합성되지만 효율적으로 대사되지는 않는다. 이로 말미암아 광합성과 생장은 C4 식물에 비해 비효율적이다.
3.2. 크래슐산 대사
CAM 식물은 밤에 기공을 열어 CO2를 동화하여 유기산인 말산을 합성하나 낮 동안에는 대기중 CO2를 거의 동화하지 않는다(그림 8.8c). 세포질의 PEPC는 PEP의 카르복실화 반응을 촉매하여 OAA를 합성한다(그림 8.12). 세포질의 NAD-MDH는 NADH를 소모하면서 OAA를 환원시켜 말산으로 전환한다. 말산은 말산 -H+의 형태로 액포 내로 수송되어 축적된다. 그 결과 액포의 pH는 높은 산성이 된다. 이 때 저장탄수화물인 글루칸(glucan)이 분해되어 PEP를 공급한다. ATP는 이들 반응에서 소비되고 또 합성되어 에너지 소비평형을 맞춘다. GAP가 산화할 때 생성되는 NADH는 OAA를 환원시키는데 사용된다. ATP와 아울러 저장 탄수화물은 암처에서 CO2 고정시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암기 초기에 말산의 축적과 CO2 고정속도는 느리지만, 암기 중반에는 증가했다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그림 8.13). 이러한 경향은 말산에 의한 PEPC의 억제를 능가할 정도로 PEP 농도가 높아져 CO2의 고정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F6P를 FBP로 전환시키는 C4 식물의 PFK는 C3 식물보다 PEP에 대한 친화도가 매우 낮다. CAM 잎에 빛을 비추면 CO2 고정은 급속히 감소하며, 기공은 닫힌다. CAM에 속하는 일부 식물에서 액포에 저장되었던 말산은 세포질로 운반된 다음, NADP-ME이나, 혹은 NAD-ME에 의하여 탈카르복실화된다. 예를 들면 파인애플과나 백합과와 같은 식물에서는 PCK의 역할이 더욱 크다. 이들은 각각 NADP-ME 형과 PCK 형이라고 한다. 세포질에서 방출된 CO2는 엽록체로 들어가 PCR 회로에 의하여 3-PGA로 동화된다. 이 때 산소 분압은 21에서 26 kPa로 증가하여 조직 내의 CO2 압력이 1,000 Pa에 달하기 때문에 rubisco에 의한 CO2 동화반응은 더욱 잘 일어나고, 광호흡은 최소화된다. NADP/NADPH 비가 낮을 때 말산의 탈카르복실화는 촉진되는데, 왜냐하면 NADP는 환원력의 수용체이기 때문이다. 말산의 탈카르복실화로 생성된 피루브산은 PEP로 인산화되며 삼탄당인산으로 재순환하여 저장 탄수화물(주로 글루칸)이 된다. PCK형의 CAM 식물에서는 세포질 혹은 엽록체에 존재하는 MDH에 의하여 말산으로부터 OAA가 생성된다.
명기 초기에는 PEPC가 말산에 의하여 활성이 억제되기 때문에 CO2 고정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말산이 탈카르복실화 될수록 명기에서 PEPC는 더 많은 CO2를 고정하게 된다. 명기에서 활발한 탈카르복실화 작용으로 만들어진 CO2는 직접 rubisco에 의하여 고정되어, PCR 회로를 돌아서 저장 글루칸을 만들게 된다. CAM식물에서 탈카르복실화 작용이 일어나 말산이 소진되었을 때 CO2/O2 비율이 낮아져 광호흡이 일어난다. CAM 식물은 물을 잃지 않기 위해 기공이 열려있는 암기 동안에만 CO2를 흡수해서 축적을 할 수 있다. 따라서 CAM 식물은 뜨겁고 건조하며 강광이 비치는 사막과 같은 서식처에서 다른 식물보다 더 자랄 수 있다. 대부분의 C3 식물이 살 수 없는 환경에서 CAM 식물의 수분 소실에 대한 CO2 고정비는 매우 높다. 광하에서 축적된 에너지는 온도가 낮아(사막이나 고산 환경의 특징) 말산 축적이 주로 일어나는 밤에 PEPC 반응에 필요한 기질을 생성하는데 필요하다. CAM 식물은 커다란 액포를 가지고 있어서 말산과 물을 동시에 축적할 수 있는데 이는 건조에 대한 완충능력으로 중요한 특징이 되고있다.
4. 광합성 산물의 합성
식물에서 대사에 필요한 모든 탄소는 궁극적으로 PCR 회로에 의해서 마련되기 때문에 어느 과정에서 광합성이 멈추고 '이차적인 대사'가 시작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PCR 회로만 광합성에 해당하며, 그 산물을 사용하는 일련의 반응들은 광합성이 아니라 '이차적인 대사'라고 하는 것인데 이는 명확한 정의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의의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PCR회로에서 동화되는 탄소중 RuBP를 재생하는데 이용되는 것 이외에는 엽록체에서 녹말이나 PCR 회로 산물(특히 탄소의 수송이 느릴 때), 지질, 아미노산 등의 물질을 합성하는데 사용된다(그림 8.14). 특히 어린 잎에서는 엽록체 게놈에서 지시하는 단백질 합성에 이용되는 정도가 높고, 성숙한 잎은 엽록체로부터 동화된 탄소를 DHAP 및 글리콜산의 형태로 세포질로 신속히 수송한다. DHAP와 글리콜산은 광합성의 주산물이라고 할 수 있는 설탕을 합성하기 위해서 사용되며, 이렇게 만들어진 설탕은 식물체 전체로 수송된다.
4.1. 녹말 합성
엽록체에서 녹말은 6탄당 인산으로 분해된 후 해당과정을 거쳐 삼탄당 인산으로 바뀌는데, 엽록체에는 이와 관련된 포스포프락토키나아제 (phosphofructokinase, PFK)를 포함하는 여러 효소들이 많이 들어있다. 이러한 경로로 글루콘산 인산을 통한 분해가 일어날 때 불가피하게 CO2가 발생되어 탄소가 소실되는 것을 막아준다.
녹말은 낮 동안에 엽록체 스트로마에 커다란 과립의 형태로 축적된다. 축적되었던 녹말은 암조건에서 분해되어 호흡기질로 사용된다. '녹말사진술'이 보여주듯이 녹말의 합성은 빛을 받은 잎에서만 일어난다. 녹말사진은 사진 음화를 덮은 잎(예를 들어 Pelagonium)에 강하게 빛을 몇시간 쬐어준 후, 잎에서 엽록체를 제거하고 녹말을 요오드화 칼륨 용액으로 발색시키면 잎에서 빛을 받은 부분만이 진하게 염색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음화는 빛을 받은 부분과 빛을 받지 않은 부분 사이에서 뚜렷한 구분이 생기는 것을 비교적 자세히 보여준다.
녹말은 PCR 회로의 F6P가 육탄당인산 이성질화효소(hexose phosphate isomerase)에 의하여 G6P로 바뀌면서 합성된다(그림 8.15). 포스포글루코뮤타제(phosphoglucomutase)에 의하여 G6P로부터 포도당-1-인산(glucose-1-phosphate, G1P)이 만들어지는 반응은 가역적이다. 그러나 후속 반응에 의해 G1P가 제거되기 때문에 G1P의 합성이 계속된다. 탄수화물 대사에서 녹말중합체의 형성에는 뉴클레오티드 당이 관여한다.
ATP + glucose-1-phosphate → ADP-glucose + PPi [식 4]
ADP-glucose + (glucose)n → (glucose)n+1 + A에 [식 5]여기서 (포도당)n은 포도당 잔기가 부가될 이미 형성된 중합체(?-1,4-글루칸 중합체)이다. 반응 [4]는 탄소 흐름을 조절하는 ADP-포도당 피로포스포릴라아제에 의해서 촉매된다. 이것의 반응속도는 3-PGA의 농도 증가에 의하여 10~20 배정도 증가하며, F6P에 의하여도 낮은 정도로 증가한다. 3-PGA와 F6P는 RuBP를 재생산하고도 남을 경우에 축적되며 이러한 상황은 녹말합성을 진행시킬 효소에 신호를 주게 된다. 만약 광합성율이 낮아지거나 암조건에서처럼 3-PGA가 결핍되면 효소의 활성은 억제된다. 또한 ADP-포도당 포스포릴라아제는 3-PGA와 상호작용하는 Pi가 효소의 조절부위에 결합하면 억제된다. 그렇기 때문에 3-PGA/Pi 비가 높을 경우에는 녹말 합성이 촉진된다. ATP 합성이 충분하지 못할 경우 3-PGA는 감소하고 Pi는 증가하여, 녹말 합성을 억제하므로써 PCR회로 중간산물의 부족을 방지하게 된다. 만약 엽록체 밖에서 탄소소비가 빠를 경우에는 엽록체에서 3-PGA의 농도가 낮아지고 Pi 농도는 높아져 녹말합성을 늦추게 된다. 예를 들어 헥소키나아제(hexokinase)에 의해 인산화되기는 하지만 재대사되지 않는 만노오스(mannose)를 잎에 주어, Pi와 결합시킨다면 Pi 농도는 감소하게 되고 녹말합성은 증가한다. 분리한 엽록체의 부유액에 들어있는 1 mM의 Pi 농도를 두배로 높여준다면 스트로마의 3-PGA/Pi 농도는 10 배가 되고 녹말합성율은 40 배가 된다. Pi이 부족한 식물에는 다량의 녹말이 들어있는데 이는 영양부조의 증세이다. 녹말은 G1P(포스포릴라아제에 의하여 촉매), G6P, F6P 및 과당이인산를 거쳐 분해되어 DHAP가 된다.
4.2. 설탕 합성
설탕은 수크로오스-6-인산(sucrose-6-phosphate, S6P)이 수크로오스인산 포스파타아제(sucrose phosphate phosphatase, S6Pase)에 의해 탈인산화가 되어 일어나는데, S6P는 수크로오스인산 합성효소(sucrose phosphate synthetase, SPS)에 의해 우리딘 이인산 포도당(UDPG)과 F6P로부터 만들어진다.
sucrose phosphate synthetase
UDPG+fructose-6-phosphate--→UDP+sucrose-6-phosphate [식 6]
sucrose phosphate phosphatase
sucrose-6-phosphate + H2O ----→ sucrose + Pi[식 7]
설탕은 또한 설탕 합성효소에 의해 UDPG와 과당에 의해서도 만들어진다. 그러나 이 효소는 잎의 설탕합성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같지 않다. 설탕 합성은 아마 엽록체 포막(chloroplast envelop)의 바깥쪽에 느슨하게 결합된 효소에 의해 세포질에서 진행된다고 일반적으로 생각되고 있다. 왜냐하면 14CO2에 노출시켰을 때 14C 표지가 늦어지며, UDPG 합성에 필요한 UDPG-피로포스포릴라아제는 세포질 분획에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설탕 합성의 조절은 회로 내의 세 종류의 효소, 즉 세포질의 FBPase, SPS 그리고 S6Pase가 촉매하는 부위에서 일어난다. 광합성이 빠르게 진행되면 세포질 내의 DHAP 농도는 증가하고, Pi 농도는 감소하여 FBP의 농도를 증가시키며, 따라서 FBPase에 의한 분해가 활발해져 F2,6P의 합성이 감소하게 된다. 강광에서 F6P(G6P)의 농도는 증가하여 SPS가 활성화되고 설탕으로 투입되는 탄소가 많아진다. 그러나 설탕에 대한 요구가 적어져 설탕과 S6P이 축적될 때에는 S6Pase와 SPS를 각각 억제하고, F6P는 증가한다. 이 때 F6PK는 활성화되고 F2,6Pase는 억제되고 F2,6P의 농도가 증가하게 되면 FBPase의 활성은 낮아지게 되어 삼탄당 인산이 축적되며, Pi의 농도는 감소한다(그림 8.7). 이와 같이 이 시스템은 탄소의 흐름의 속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된다. 저온과 같이 생육이 억제되거나 Pi가 결핍되는 경우에는 설탕의 사용이 상당히 억제되어, 삼탄당 인상이 축적되면서 많은 탄소가 녹말로 투입되어 엽록체나 저장기관에 녹말이 축적되게 된다. 역으로, 광합성 속도가 느리지만, 생장, 호흡 등에 많은 설탕이 필요할 경우에는 식물은 거의 탄수화물을 저장하지 않는다.
4.3. 다른 CO2 동화산물
식물세포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탄소는 PCR 회로에 의해 환원되는 CO2에서 비롯한 것이다. 이미 언급하였다시피 성숙한 잎에서 CO2 고정의 주된 최종산물은 설탕과 녹말이다. 그러나 다른 여러가지 산물도 PCR 회로의 중간산물로부터 직접 유도되기 때문에 이들의 합성은 광의존적이며, 발달중인 조직에서 이들 화합물은 고정된 총 탄소의 상당량을 차지한다. 클로렐라와 같은 단세포 녹조를 14CO2에서 한 시간 배양하였을 때 고정되는 탄소의 1/3이 아미노산이며 고등식물의 경우처럼 설탕이 아니다(고등식물은 쉽게 수송되는 탄수화물인 설탕을 생산한다). 그리고 표지되는 주된 아미노산은 글리신과 세린이다. 또한 방사능의 표지는 피루브산으로부터 생산되는 알라닌, OAA로부터의 아스파르트산, 아스파라긴 및 글루탐산, 글루타민 그리고 TCA 회로의 2-옥소글루타르산(2-oxoglutarate)에서도 나타난다. 이들 화합물은 엽록체로부터 배출되는 삼탄당 인산이 세포질내 대사를 거쳐 만들어진 것이다. 대부분의 C3 식물에서 광호흡에 의해 생성되는 글리신과 세린 이외에는 이들 아미노산들은 양적으로 극히 적지만 그 합성은 매우 중요하며 아마도 피이드백 억제 등의 정확한 과정을 거쳐 합성이 조절되는 것 같다.
이와 같이 세포질에서 대사되는 산물 이외에도 많은 산물들이 전적으로 엽록체에서 만들어진다. 이들 중에는 방향성 아미노산(트립토판, 티로신 및 페닐알라닌)과 시킴산 경로로부터 유도되는 플라스토퀴논, 피루브산으로부터 유래한 아미노산, 아세틸-CoA로부터 생산되는 지방산과 테르펜, 그리고 핵산 등이 있다. 세포질에서 합성되는 산물과 아울러 엽록체에서만 합성되는 이러한 산물은 세포질과 색소체내의 녹말생산과 비교하면 양적으로는 미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화합물들의 합성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PCR 회로로부터 이미 언급한 화합물들이 만들어지는 경로가 엽록체 내에 완벽하게 존재하는가의 여부는 분명치 않으며, 적어도 일부 식물에서는 세포질과 색소체의 협동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완두 엽록체는 광합성에 의해 합성된 3-PGA로부터 PEP와 피루브산을 합성하는데 필요한 포스포글리세로뮤타아제(phosphoglyceromutase) 활성을 갖고 있지 않다. 3-PGA로부터 PEP, 피루브산 그리고 아세틸-CoA를 만드는 완벽한 경로를 가지고 있는 시금치 엽록체는 광합성 도중에 PCR 회로로부터 대사물질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완벽하게 조절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엽록체에서의 이러한 생합성 경로의 조절에 대하여는 거의 알려진 바 없다.
☞ 출처 : 한국대학교 < http://www.korea.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