蜜柑(밀감)은 '꿀처럼 달콤한 감자'란 뜻. 여기서 감자는 쪄 먹는 덩이뿌리 채소가 아니라 柑子(감자), 즉 밀감나무의 열매를 가리킨다. 蜜柑은 달콤한 맛도 맛이려니와, 燦然(찬연)한 빛깔과 싱그러운 향기가 一品(일품)인 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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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익어 주렁주렁 매달린 제주도의 밀감. 제주도가 빚은 빛깔과 향기가 눈앞에, 코끝에 맴돈다. | |
예전 蜜柑 포장지에는 으레 '온주밀감'이란 말이 있었다. 밀감은 蜜柑인 줄 알았으나 온주는 뭐지 하는 생각을 했다. 나중에야 溫州蜜柑(온주밀감)이란 걸 알게 되었다. 중국 浙江(절강)에 溫州(온주)라는 고을이 있고, 본디 蜜柑 명산지로 유명한 곳이다. 온주밀감은 땅이름에서 온 말.
蜜柑을 까면 조각조각 주머니에 싸여 있다. 이런 귤 조각을 橘包(귤포)라 한다. 오물오물 까먹고 남은 껍질은 橘皮(귤피) 柑皮(감피)라 한다. 오래 묵은 귤껍질은 陳皮(진피)라는 약재. 扁桃腺(편도선)이 부어 목이 따가운 자식에게 어머니는 陳皮와 生薑(생강)을 끓인 물에 꿀을 타 주셨다. 신통하게 들을 때면 어린 마음에 무척이나 신기했다. 첫겨울 感氣(감기)에 어머니가 끓여주신 그때 陳皮生薑湯(진피생강탕)이 간절하다.
출처:국제신문 글 임형석 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외래초빙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