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18학년도 초등학교 교사 임용시험 선발규모가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발표되고
특히 예비교사들의 근무 선호지역인 서울의 채용규모가 폭락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을 일으킴
이에 대해 서울의 지역 교대인 서울교대와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학생들이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는데
이들이 들고 나온 "엄마 미안 나 백수야" 등의 시위 문구와 방법이 문제를 일으켜 사회적으로 큰 비난을 받음
서울교대생들의 시위가 사람들에게 비난받는 논점은 크게 2가지.
1. 초등교사는 이미 총 13개 교대(및 한국교원대/이화여대 초등교육과)라는 장치를 통해 한정된 숫자의 자격자만을 양성하고 있음. 그래서 초등교사는 여타 직종의 경쟁률에 비하면 수치적으로 취업 난이도가 훨씬 낮은데도, 교육청을 상대로 시위를 해가며 어떻게든 자신을 철밥통 공무원인 공립학교 정교사로 취업시켜달라고 하는 것은 배부른 징징이라는 것
2. 서울 외에도 나머지 시 · 도 근무라는 선택지가 충분히 존재하고, 심지어 근무 기피지역과 낙오지가 많은 일부 도지역의 경쟁률은 1대 1을 하회하는데도 생활환경이 좋은 서울 지역의 임용시험 지원만 고집하는 서울교대생의 행동은 이기적이라는 것
이러한 비난은 충분히 타당하며 이들의 시위는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움.
그러나 이 문제를 놓고 단순히 서울교대생 욕하고 끝내기에는 간단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초등과 중 · 고등학생을 가르치는 중등을 합쳐 교사는 법적으로 국가직 특정직 공무원이라고 규정되어 있음.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1. 국가직 = 교사는 국가(중앙정부)에서 고용하는 공무원으로, 국가직 공무원인 교사는 법에 따라 서울 교사, 지방 교사 할 것 없이 100% 동등한 대우를 받음
2. 특정직 = 교사는 일반 공무원과는 달리 직급(1~9급)에 따라 서열을 나누지 않으며, 오히려 교사라는 업무의 특성을 고려한 여러 수당들이 따로 지급됨
이 두 가지만 보면 교사가 될 교대 졸업생들이 굳이 서울 교사를 고집할 필요가 없고, 전국으로 골고루 퍼져 나가면 될 법하지만
문제는..
교사가 국가직 공무원인 것은 맞지만, 교사의 신규 임용과 인사, 봉급 지급 등 교사를 관리하는 핵심적인 권한은 중앙정부(교육부)에서 각 시 · 도 교육청에 위임되어 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국가직이면서도 전국 단위로 교사를 일괄 선발하지 않고 월급도 각 시 · 도 교육청의 이름으로 따로 나감
그래서 초등교사 임용시험은 전국 17개 광역시 · 도 교육청의 주관하에 지역별로 따로 실시되고 임용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지역도 나뉘어
3대 1에 육박하는 경쟁률에 높은 합격 커트라인을 자랑하는 지역(서울과 각 광역시)이 있는가 하면
1대 1도 안 되는 경쟁률에 과락만 통과해도 교사로 임용되는 지역(일부 도지역)이 생김
사람들은 미래의 새싹을 키워낼 숭고한 책임을 맡은 교사가 생활환경이 우수하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지역 근무에 대거 몰리는 것은 이기적이라고 비난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초등교사 역시 다른 직군에 종사하는 시민과 마찬가지로 가장 먼저는 자신의 밥벌이를 걱정하는 직업인이며
교사 생활을 하면서 가족과 함께 행복하고 윤택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이기 때문에
과거와 달리 교사들에게 무작정 교사로서의 사명감과 소명 의식만 요구하기는 어려우며
특정 지역에서 교사하겠다고 그쪽에만 대거 몰리는 교대생들의 행동을 무작정 비난하기는 어려움
대신 초등교사 지망생들이 중등교사나 다른 직군과는 달리 유달리 특정 지역 근무에 몰리는 이유를 제대로 알아봐야 하는데
일반인들이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보통 두 가지
1. 서울(과 수도권)은 기타 지역에 비해 생활 인프라가 압도적으로 우수하며, '부부교사는 준재벌'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급여의 수준도 괜찮으니 서울 교사로 임용되기만 하면 풍부한 문화생활을 누리며 윤택하게 살 수 있을 것
2. 서울(과 수도권)에는 기타 지역에 비해 나중에 배우자로 만날 수 있는 직군의 종류가 다양하며, 특히 '일등 신붓감'이라 불리는 여교사들은 의사와 판 · 검사 등 고소득 전문직군과 결혼할 확률이 월등하게 높아져 서울 지원을 선호할 것
그러나 아무리 김대중 정부 이후 공무원의 월급이 현실화되어 과거에 비해 사기업의 급여 수준을 많이 따라잡고
일부 직종과 비교하면 오히려 교사의 급여 수준이 매우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세전 3,500~4,000만원 정도를 받는 젊은 초등교사가 서울에서 착실히 돈을 모아 내집마련하고 결혼해 윤택한 삶을 누리기는 또래의 다른 직업인들과 마찬가지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고소득 전문직 배우자와 결혼에 골인하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초등교사는 5%가 채 되지 않음
현실은 같은 교사로 근무하는 이성을 만나거나, 다른 직업인들과 마찬가지로 공기업 또는 사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을 만나는 경우가 대부분임
특히 부모님의 지원이나 아무런 연고 없이 서울에 정착한 교사들에게 살인적인 집값과 주거비용 탓에 서울 근무는 애로사항이 꽃핌
물론 임용시험에 응시할 때에는 서울 생활에 막연한 환상과 동경을 가지고 지원하는 수험생들이 있지만
정작 서울 교사로 발령받고 나면 우수한 생활환경을 들어 서울에서의 교사생활에 만족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음
오히려 수험생들이 타 지역 대신 서울과 수도권 근무를 압도적으로 희망하는 이유는 생활환경보다는 다른 데 있는데
2017년인 지금도 관리자(교장 · 교감)들의 부당한 갑질과 보신주의, 권위적 · 수직적인 조직문화가 지방에는 많이 남아있기 때문임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지역 교대인 서울 · 경인교대에 편중되지 않고 전국의 모든 교대 출신 교사들이 골고루 모여 출신이 매우 다양하며
전교조의 세력이 강하고 전교조 출신 또는 친전교조 성향의 진보 교육감까지 배출해내다 보니
실제 교직 현장에서 민주적인 조직문화가 형성되고 평교사가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목소리를 내기 쉬워졌으며
관리자인 교장 · 교감의 갑질이나 무조건적인 회식 강요, 구시대적인 조직 문화가 많이 사라진 상태
그러나 임용 선호도가 높지 않은 지방에서는 굳이 타 지역 교대에서 무리해가며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자기 지역 교대 중심의 제식구 감싸기 문화가 여전히 만연해 있고 타 지역 교대 출신 교사가 조직에 적응하기 매우 힘들 뿐 아니라
심지어는 교사의 공식적인 승진, 인사에까지 상당 부분 개입되기도 하며 교장 · 교감의 부당한 갑질에 대응하기도 어려움
최상급자인 교장부터 막 신규 발령을 받은 초임 교사에 이르기까지 교사의 대부분이 해당 지역 교대 출신이니
교장 · 교감으로부터 부당한 요구를 받아도 거절하기 어렵고, 설사 거절하더라도 이들의 협박에 굴복하는 경우가 대부분임
ex) "너 ○○ 지역 이 바닥이 얼마나 좁은데 내 얘기 안 듣고 배길 것 같아?" 등등
또 보수적인 교총의 세력이 강하고 최근 진보 교육감이 다수 당선되었다고는 하지만 교직 문화가 여전히 보수적이기 때문에
관리자인 교장 · 교감의 갑질, 무조건적인 회식 강요, 구시대적인 조직 문화가 여전히 많이 남아 있음
심지어 충남에서는 과거 신라의 골품제를 연상시키듯 교사들의 급을 비공개적으로 나누어
낮은 급간에 해당하는 교사들에게 승진과 인사에서 불이익을 준 사례가 다수 발생하여 문제를 일으키기도 함
또 지방 교장 · 교감들의 갑질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문화로 '교직원 친목 배구'라는 것이 있는데
교장 · 교감들이 학생들을 하교시킨 오후 2시 30분부터 교직원 퇴근 시간인 4시 30분(또는 그 이후)까지 한창 업무 중인 교사들을 불러내어 배구를 시키는 것을 가리킴
일반인의 상식대로라면 교사가 출근한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는 학생들의 수업 · 생활지도에 힘쓰고
오후 2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는 다음 날 수업 준비와 학교 행정업무 처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맞겠지만
문제는 이 업무를 처리하기도 바쁠 오후 시간에 교직원 친목을 미명으로 배구를 시킨다는 것
심지어 아주 최근까지도 지역 교육지원청장배 교직원 배구대회가 버젓이 열릴만큼 교육 당국에서도 교직원 친목 배구 문화를 묵인하고 조장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했음
또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교장 · 교감이 평범한 공무원에 불과하며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지방에서는 교장 · 교감이 지역민과 깊이 밀착하여 심지어 지역의 유지로 대접받는 문제도 무시 못함
지방 소재 군부대의 주임원사가 지역 주민과 깊이 밀착하고 호형호제하며 소속 부대 군인을 대민지원업무의 미명 하에 동원하듯
교사가 해당 지역 사회 내에서 학부모나 지역민에게 피해를 받거나 부당한 민원에 시달리더라도 관리자인 교장 · 교감에게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함
위의 교직원 배구 시간에 열심히 불려가 교장 · 교감 앞에 재롱(?)을 부려놓고, 정작 필요할 때에는 보호를 받지 못한 것
일례로 신안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발생했을 때 교장 · 교감을 비롯한 전남의 교육 당국자들은 지역민과 깊이 밀착하여
피해 여교사를 보호하기보다 지역민을 부당하게 감싸기 바빴으며, 경찰의 수사에도 제대로 협조하지 않아 사회적인 비난을 받음
결국 현재의 초등교사 임용 대란은 위의 문제들이 복합되어 발생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으며
수도권 근무를 희망하여 이곳 임용시험에 응시하는 교대생이나 지방 현직 교사를 무작정 비난하기도 힘든 상황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각에서는 교사 임용시험을 전국단위로 전환해 임용후보자를 일괄적으로 선발하고
공기업이나 일부 공공기관처럼 지역별 순환근무를 돌리자는 주장을 내놓는 경우가 많지만
그러려면 먼저
1. 교육부가 각 광역시 · 도 교육청에 위임한 교사 인사권한을 다시 회수해 와야 하며
2. 각 지역 교육청에서 교사 인사업무를 맡아온 지방직 행정 공무원들을 국가직으로 전환해 교육부에서 인사 업무를 보게 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교육부에 그러한 재원도 없을뿐더러 일부 지방직 교육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은 또다른 역차별 문제를 낳을 위험이 큼
오히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근무 지역 및 업무 분장을 합리화할 뿐만 아니라 관리자의 부당한 갑질을 없애는 제도를 법제화하여
낙오지 및 근무 기피지역에 근무하는 교사들이 실질적인 메리트를 느끼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음
물론 지금도 교사의 연봉 중 5~15% 정도를 성과급으로 떼어 업무성과에 따라 S, A, B의 3등급으로 나누어 차등 분배하고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교사 성과급 제도는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사의 업무 분장은 불합리한 면이 매우 많은데, 나이 · 경력이 많은 교사들이 비교적 업무 난이도가 낮은 업무를 독점하고 어려운 업무를 신규 · 저경력 교사에게 몰빵하며
또 수업과 학생 생활지도, 학부모 상대까지 1인 3역을 해야하는 학급 담임교사가 받는 학급 담임수당이 겨우 월 12만원에 불과해
연초 업무분장을 하는 시기가 되면 학급 담임교사 대신 수업만 담당하는 교과 전담교사를 맡으려는 교사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짐
마찬가지로 현재 전국의 모든 교사가 국가직 공무원으로서 기계적으로 100% 동등한 대우를 받는 것은 타당한 면도 있지만
낙오지 · 근무기피지역에서 근무하는 교사에게 금전 · 인사상으로 충분한 보상을 해준다면 (낙오지 근무수당을 도입 및 대폭 확대)
교사들도 낙오지 · 근무기피지역 근무를 최소한 고려는 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됨
첫댓글 근데 저 시위하러 온 학생들이 위의 복합적이유때문이라고 느껴지지않음
위의 이유로 시위를 했다면 개선의 요구를 했어야지 서울티오 내놔라 라고하면 안되지
엄마 나 백수야
인원수급 책임져라 등 저학생들은 그냥 서울자리가 급급할뿐인거같네요 제생각엔
22 sns에 자기는 지방내려가기싫으니 다른 남자들이나 연고지있는 사람들이 내려가라는 거 자체가 서울자리에 급급했던거
33 원글은 이해하는데 시위는 핀트가 안맞았음
이기적인 놈들에 대해 그만 알아보자
글을 다 읽으시고도 그냥 이기적인놈들이라고만 치부가 되시나요?
오 정리글 감사합니다~
서울지역 합격할때까지 경쟁하던가 경쟁없이 지방내려가던가 하는게 맞지 않나. 어느 직업군이나 다 그런건 마찬가지인데 교사만 특별대우해줄 필요가 있나싶음. 대신 지방근무자들은 도서지역근무 수당같은걸로 보상은 해주면 좋을 것 같음.
뭐 저런 이유는 둘째치고 욕먹는건 시위 팜플렛에서 드러나는 개소리와 대놓고 서울에서 일하고싶다 이거아님? 뭐 다른 직장인들은 기업문화 안엿같나? 다 감안하며 사회생활하는거지 ㅋㅋ쟤들 입장이라면 지방혁신도시 정책땜에 지방근무하는 공기업분들은 벙어리라서 그냥 일하고있나?
그냥 편한곳에서 일하고 싶다는거네. 다른 공무원과 똑같이 대우로 바꾸죠.
그럴듯한 X소리 ㄷㄱㅈ
배불른 소리하네요 ㅋ 걍 지방 가기 시러잉 지방은 미개하고 조직문화 극혐이야 이소린데 ㅋ
중고등 임용처럼 초등도 교직이수하고 누구나 볼 수 있도록 열어버려야 암말 못하지
고등 임용준비하는 후배는 술만 먹으면 이 소리하던데 ㅋㅋㅋㅋㅋ
중고등 임용 준비, 현직에 계신분들 꼭 시위해서 초등 임용 꼭 쟁취하시길!
아프리카는 개고생하는데 한국정도면 천국이죠?
정부한테는 지랄다하면서 부조리있는 지방교육청에는 지랄못하니
초등교사들이 지방으로 시험 안치는 이유를 무슨 서울이랑 경기도가 진보교육감때문에 민주적인곳이라 쓴다는 말 같지도 않은 논리를 펼치고 있네요. 지역 선택할때 누가 민주적인 교육감 따라서 쓰나요. 그리고 서울 경기쪽에서도 비민주적인 교감 교장 선생님이 얼마나 많은데.. 그리고 보수 교육감 지역도 괜찮은 교감 교장 많아요. 솔직히 말해봤으면 좋겠어요. 서울이랑 경기쪽으로 시험치는 이유는 인프라가 갖춰서 라고 생각합니다. 이상한 말도 안되는 근거로 서울 경기쪽 티오를 다시 올렸으면 하는 생개을 하네요.
교대 나온 사람만 초등임용 보는게 적폐 아님?
중 고등은 사범대 말고 교직이수하면 시험 볼 수 있는데 초등은 왜 아직도 개방 안함????
일반 대학 초등임용 교직이수 만들어야함 진짜 이번 일을 계기로 공론화되서 초등 교직이수 생기면 개소리 안하고 서로 지방 도서라도 가려고 난리칠듯
서울도 교장 교감 권위 쎈 곳 많은데 그냥 서울에서 살고 일하고 싶다는걸 길게 말해놓네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라와, 전문직 배우자와 결혼한 교사가 5%가 되지 않는다는 말의 근거나 통계는 어디있나요
또, 정작 서울로 발령받으면 서울에서의 교사생활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서울->지방으로 이동한 케이스 많은지 알아봐주시겠어요?
핵심적인말들에만 근거가 없는데 거가 있으면 글을 믿죠
채용감소+서울채용인원 폭락에 시위가 나왔는데 이유를 여러가지 만드느라 정말 수고 많습니다
교사로써, 이미 교사가 된것같은 자부심은 하늘을 찌르고 교사가 사명감이나 소명의식, 뭐, 저희같은 일반인들은 요구하지도 않는데 글에서도 느낄수 없는건 기분탓인가요^^
꿀빨고 싶단말야ㅠㅠ
교사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 서울에서 살고 싶다는 건데, 서울시공무원시험을 보면 서울에서만 근무가능하다고 하네요. 실력 있는 지방교대학생들이나 지방선생님들에게 밀리는 것까지 국민들이 도와줘야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