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5월부터 ‘집전화 10분 무료 통화’를 각종 언론 매체(신문, TV광고)를 통해서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평소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관심이 많던 사람으로서… 처음에는 역시 KT!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큰 손실을 감수하고서도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핸드폰 요금 10분에 우리나라 집전화 사용 세대수를 어림잡아 곱해보아도 너무나 큰 액수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 또한 드는 것이 사실이었다. (아… 난 궁금증을 참지 못한다.) 여기저기 물어보고 수소문한 결과… 기업은 결코 손해 보는 장사는 하지 않는다는 단순한 진리에 도달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러한 과정에서 많은 KT고객들(국민이라고 써도 되지 않을까?)이 정말로 속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 글을 올리게 되었다.
10분 무료통화의 배경을 살펴보면 여기에 소요되는 막대한 자금이 어디서 충당되는 것인지 알 수 있다. 지난4월 정통부는 집전화에서 휴대폰으로 걸 때 발생하는 통신사업자간 접속료를 2002년 1월부터 소급하여 인하하도록 발표 하였다. 그 결과로 KT는 집전화에서 휴대폰으로 거는 통화료를 5월부터 10초당 19원에서 15.63원으로 인하하였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소급 적용이 된다는 점이다. 즉 1월부터 4월까지 받았던 통화료를 KT는 국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감이 오시는가? 쉽게 말하면 KT는 소급 적용으로 인해 발생한 되돌려줘야 할 수익분을 5월부터 모든 KT 고객들에게 10분 무료 통화 혜택을 주는 형식으로 되돌려 주면서 마치 혜택을 주는 것처럼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4월까지 집전화에서 휴대폰으로 사용한 통화의 사용량에 따라 고객들에게 직접 환불하거나 적어도 요금 감면을 해주어야 하는데, 12월까지 모든 KT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10분 무료통화를 통해 되돌려 주는 것은 괜히 손해보는 기분이다. 머 기업이니 위기를 기회로 삼아 고객들에게 선심쓰는 척 마케팅 전략을 쓰는 것은 좋으나 실상을 알고 보니 괜히 억울하다. 사실 몇 달동안 그것도 통화 몇 분으로 돌려받는 것보다는 당장 현금으로 돌려준다면 얼마나 좋은가…!! 이와 더불어 몇 가지 추가적인 문제점(형평성 문제들…)의 발생 가능성을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4월까지 집전화에서 휴대폰으로 통화를 많이한 고객은 12월까지 매월 무료통화를 이용한다고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된다. 즉 5월부터 12월까지 주간시간에 무료통화를 전부 소진한다고 할지라도 약 7,600원의 혜택을 보는데 반해, 1월부터 4월까지 하루에 약 3분이상 휴대폰으로 통화를 한 고객은 매월 무료통화를 소진하더라도 손해가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둘째, 5월이후 집전화 해지자 및 타사 집전화로의 전환자는 혜택을 아예 볼수가 없다.
셋째, 이동전화로의 사용량이 많지 않은 가입자에게 10분 무료통화 혜택을 주는 것은 아주 효과가 미미하다. 즉 집에서 핸드폰으로 10분을 걸지 않는 고객들의 경우 무료혜택을 다 쓰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KT입장에서는 10분 무료통화를 다 쓰지 못하는 고객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큰 이익을 보게 된다.
마지막으로 KT는 4월까지 국민으로부터 미리 수납한 엄청난 금액의 미환불에 따른 막대한 이자수입 또한 생기게 된다. 그건 가입자 몫의 이자를 가로채 가는 게 아닐까? 즉, 내가 받아야할 이자를 KT가 기분좋게 가져가는 것이다.
글이 길어졌다. 간단히 정리해 보면 KT의 ‘무료통화 10분 혜택’의 이유는 분명해 진다.
첫째, 10분 무료통화 적용으로 상대적 불평등을 이용하여 부당 이익을 챙길 수 있다.
둘째, 국민들이 애써 혜택을 보기 위해 집에서 이동전화로 월 10분이상 통화를 하게 된다면, 이를 통해 길들여진 통화습관으로 KT전화 사용량이 늘어 향후 이익을 볼 수 있지도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