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012 프로 농구는 원주 동부의 시즌 이었다.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승리와 관련된 많은 신기록을 만들어 냈다. 리그를 지배 했고 프로 농구 역사상 가장 찬란하게 빛났다. 농구팬들은 이런 동부가 손 쉽게 통합 우승을 차지할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런 기대에 부응 하듯 동부는 4강 플레이오프 에서 함지훈이 복귀한 모비스에 3,4 차전 완승을 거뒀다. 사람들은 '사실상 결승전'에서 승리한 동부의 챔프전 재패를 기정 사실화 했다.
하지만 동부에 위기가 찾아왔다. 홈에서 열린 챔피언 결정전 1,2 차전에서 1승 1패에 그친 것이다. 시리즈 전적 동률을 기록 중이지만 동부 에게는 여러 가지 불길한 징조가 나타났다. '아직 2경기만 치뤘을 뿐 최대 5경기가 남았으며 여전히 동부가 유리하다' 라고 위안을 삼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다.
어긋난 계획 챔프전은 최대 7번을 싸우는 결코 짧지 않은 일정 이다. 정규리그에서 시즌 플랜이 필요하듯 챔프전도 시리즈 플랜이 필요하다. 동부의 챔프전 계획은 홈에서의 1,2차전은 정예 멤버 위주로 운영하면서 모두 잡은 후 원정 3,4 차전은 선수를 폭넓게 돌리며 주전 선수의 체력을 보존 시키는 것이었다. 이러면 '젊은팀' KGC를 상대로도 5~7 차전 체력전에서 밀리지 않을 거라는 계획.
하지만 홈에서 1승 1패에 그치 면서 모든게 어긋나 버렸다. 정예 멤버 위주로 운영을 했음에도 패했기에 더 뼈아프다. 설상 가상으로 KGC는 동부와 달리 주전 선수들을 수시로 교체 해주며 장기전에 대비 했다. 가뜩이나 기초 체력에서 열세인 동부 인데 현재까지의 체력 소모 마저 더 많은 것이다.
이제 계획과 달리 3,4 차전도 1,2차전과 마찬가지로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두 경기를 모두 잡으면 문제가 없지만 한경기 만 놓치더라도 시리즈는 장기 전으로 흘러 간다. 이건 동부가 절대 만나고 싶지 않은 상황이며 반대로 KGC의 시리즈 플랜 이기도 하다.
끌려가는 흐름 정규리그 KGC와의 6경기에서 동부는 평균 61.8득점 56.7실점을 기록 했다. 동부가 가장 많은 점수를 허용한건 66실점 이었고 이 경기에서 패했다. 그 다음 많은 점수(65실점) 경기에서는 기적적인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밖의 경기에선 각각 60-60-41-55점을 내줬을 뿐이다. 다시 말하면 KGC에게 65점만 내줘도 경기를 내줄뻔 했던 그야말로 지독하게 적게 넣고 적게 주는 농구의 추구로 좋은 결과를 낸 동부 였다.
정규리그 맞대결 결과를 감안하지 않더라도 동부가 '저득점 저실점' 농구를 해야 하는 이유가 존재한다. 동부는 강력한 수비를 자랑 하며 이건 많은 활동량을 필요로 한다. 수비력을 유지 하기 위한 체력을 느리고 적은 공격으로 세이브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리그에서 가장 젊은 팀인 KGC를 상대로 주전의 평균 연령이 높은 동부가 빠른 농구를 펼칠 이유는 전혀 없다.
챔피언 결정전 1,2 차전에서 동부는 평균 75.5득점 74.5실점을 기록 했다. 정규리그 기록과 비교 하면 점수가 엄청나게 많이 났다. 실제 경기를 보더라도 양 팀은 빠른 공격을 주고 받았다. 이런 경기 흐름을 주도 한건 KGC 였고 동부는 이 페이스에 휘말렸다.
동부는 정규리그에서 상대의 페이스에 휘말린적이 적지 않았다. 그 중 대표적인게 LG와의 대결. LG의 페이스에 휘말려 점수 쟁탈전을 벌이면서 연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본 전력에서 앞서 있기에 그 후에는 무난 하게 승리를 거뒀다. 이 처럼 확실히 전력에서 앞선다면 상대 페이스에 맞춰줘도 이길수 있다.
하지만 비슷한 전력 이라면 얘기가 달라 진다. 사상 유례가 없는 화끈한 리빌딩에 성공한 KGC는 국가대표 선수들이 즐비 하며 동부가 우위를 장담할수 있는 매치업이 단 한곳도 없다. 전력이 비슷한 팀간의 대결 에서 경기 흐름이 한쪽이 의도한 대로 흐른 다면 결과는 뻔 하다.
빠른 농구를 추구하는건 분명 KGC 다. 수비 성공 이후 공격 전환 속도를 엄청나게 빨리 가져가고 있으며 과감한 얼리 오펜스 시도도 많다. 여기에 수비에서도 강력한 압박 수비로 동부가 급한 공격을 하도록 잘 유도하고 있다. 반대로 동부는 철저하게 느린 공격을 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빠른 공격으로 맞대응 하고 있다. 가드진이 냉정한 경기 운영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2차전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은 KGC에 공격 리바운드를 15개나 허용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수비 리바운드 사수에 실패했고 이건 작은 선수들의 책임이 크다. 1차전에서 김주성-윤호영-벤슨을 제외한 선수들이 잡아낸 수비 리바운드는 9개 였지만 2차전에서는 5개에 그쳤다. 작은 선수들이 리바운드 가담 대신 속공 전개만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기 때문이다. 가드진은 속공을 전개 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미숙을 드러 냈다. 아웃 넘버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공을 운반 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턴오버를 범했다.
KGC의 의도대로 많은 공수 전환을 한 동부는 시리즈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벌써 체력 문제를 드러 냈다. 2차전 후반전에 동부 선수들의 움직임이 둔화 되었고 이건 체력 저하 탓이다.
준비의 차이 챔프전을 앞두고 동부가 과연 어떤 준비를 했는지 의문이 든다. 정규리그에서 워낙에 압도적인 상대 전적을 거뒀기에 방심한 것일까? 아니면 굳이 다른 준비가 필요 없을 정도로 정규리그 에서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였던 걸까? 두 경기를 치룬 현재 동부의 특별한 작전은 보이지 않는다.
반면 KGC는 많은 준비를 했다는걸 쉽게 확인 할수 있다. 동부의 수비가 정돈되기전에 공략하는 빠른 공격을 많이 시도 했으며 드롭존을 공략하기 위해 하이-로 게임을 들고 나왔다. 강력한 압박 수비로 동부의 박지현을 괴롭 혔고 프레스 돌파가 보다 뛰어난 안재욱이 나오면 박찬희와 김태술이 신장 차를 이용해서 포스트업을 시도 했다. 양희종이 중앙에 서는 3-2 지역방어도 정규리그에서는 볼수 없었던 'KGC의 준비' 이다.
첫댓글 역시 젊은 KGC팀이 2차전 유리 할걸로 봤는데, 역시 체력이 문젠가.....
시리즈 전에 윤호영>양희종, 김주성>=오세근 정도로 예상이 됐었는데 이 두 포지션에서 윤호영>=양희종 김주성<오세근. 이렇게 되니까 대등한 경기를 안양이 할 수 있는것 같네요.
거기다 김태술도 너무 잘해주고 있고, 다니엘스까지 2차전에서 각성모드!! 안양으로서는 박찬희 이정현 이 둘중에 한명만 터져주면 더 무서운 팀이 될 것 같습니다.
동부는 1,2차전에 올인했고 KGC는 장기전에 대비했죠. 무조건 다 잡았어야 3-4차전 내주더라도 5-7차전에서 승부볼수있는 힘을 비축하는데. 시리즈 초반인 2차전에서 이미 체력 문제가 나타나 동부는 이제 좀 힘들다고 봐야죠. 안양이 4승 2패나 4승 3패로 우승하지 않을까 싶네요.
시즌내내 동부의 페이스에 말려 고전하던 안양이 정말 신기하게도 결승전에서 안양의 페이스대로 경기를 이끌고 있네요 참... 예상하기 힘드네요 ㅎㅎ
수비가 셋팅된 상태에서 진행하는 하프코트 오펜스로는 원주산성을 넘을수 없다고 파악한듯 합니다. 사실 원주를 상대로 얼리오펜스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고 보고 공격을 서두르며 떨어지는 야투율에 대한 공격리바가 어제 좋았던게 승리의 한 요인이었다고 봐요. 거기에 안양 특유의 장점인 가드진의 풀코트프레스 압박도 제대로 먹혀들어갔고요. 4쿼터 안양의 변화된 수비에 대응하지 못한점, 해남전 서태웅처럼 전반에 모든걸 쏟아붇고 후반에 (특히 4쿼터에) 방전되버린 이광재, 4쿼터 클러치타임때 3점 제외하고 민폐를 많이 끼쳤던 박지현등이 원주에선 아쉬웠을거 같습니다.
김태술이 인터뷰에서 들어가던 안들어가던 빠른 공격을 해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더라구요 확실히 안양의 플랜대로 경기를 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글잘봤습니다~^^ 상황은 안양이 좋지만(체력,홈코트) 그래도 동부는 무서워요 ㅠ
늘 댓글 달아 주셔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안양 팬이신가봐요.
잘 읽었습니다. 하루 휴식도 주지 않는 KBL이 밉습니다.. 원주동부화이팅!
아무리봐도 결국 체력이 관건일것 같네요.. 동부가 먼저 2승을 했다면 세인들의 예상대로 시리즈가 흘러갈 가능성이 높았는데 1승1패를 하는 바람에 체력적 부담과 정신적 압박이 장난아닐것 같습니다.. 체력전이 되면 결국 젊은 팀이 유리해지는데 이 상황을 동부의 노련한 베테랑들이 어떻게 헤쳐나갈지도 흥미진진하네요.
2차전 잡은게 정말 크다고 생각..반대로 동부는 2차전 준게 너무 뼈아픕니다
안양에서의 3게임은 인삼이 2승1패로 가져갈 듯 보입니다^^ㅋ
시리즈가 시작하기점남해도 저득점의 동부가 유리하리라 생각했는데 득점도 많이나고 경기역도 상당히
좋네요 오늘하루쉬고 주멀2연전이라 동부로썬 주말2연전이 참 중요하리라 생각합니다
근데 이상하게 KBS중계에 이층희해설이면 경기가 막장으로 가던데 일요일경기가 걱정이네요
동부팬이지만 저도 동부가 불리한거 같습니다.. 특히 3차전 못잡아내면 정신적으로도 압박감이 커지기 떄문에 더 힘들거 같구요... 그리고 언급하신대로 동부의 정규시즌 팀컬러 못살리고 계속 이렇게 70~80점대 경기로가면 승산이 더 없다고 봅니다..
비슷하게 보시네요. 정규리그때의 동부가 아니에요. 다들 서두르고 있고(강동희감독 포함) 준비부족이 눈에 띄네요. 시리즈 전체적으로 불리해졌고, 남은경기 스윕도 가능한 판세죠. 3,4차전에서 1승1패라도 해야 나머지 5,6,7차전에 승부를 걸수 있습니다.
3차전이 중요포인트입니다. 경기를 못봐서 그냥 말씀만 들어보면..1.팀의 페이스를 찾아야 할 적당한 시점이고 2.하루라도 더 쉴수있게 되는 3차전과 5차전이 체력관리에서 반드시 이겨야하는 게임이죠. 3. 올시즌 첫 연패의 기로에 놓이고, 올시즌 리드를 뺏기는 듯한 느낌이 들게 되겠죠. 반면 KGC는 젊음팀 답게 리드를 잡게 된다..? 기세가 거세질겁니다. 동부팬으로서 3차전은 핵심 고지입니다.
3-2 지역방어에 쩔쩔메네요. 드랍존 형태의 이 수비를 플옵을 위해서 만들어놓고 정규시즌에 한번도 쓰지 않았다고 하던데, 진짜 동부가 정신을 못차리네요. 영 코치의 위엄인가요. 오히려 이런 플옵용 수비 동부에서 한두개 만들어가지고 나올 줄 알았는데;;
확실히 kGC는 패기도 넘치지만 은근 여우같은 팀이기도 합니다. 김태술이나 양희종 같은 선수의 BQ와 센스는 수준급이라고 보여지네요
잘읽었고 공감가는글이네요.. 친구와의 내기때문에 지금 동부를응원하고있는 저로서는 안정적이던 박지현선수의 삽과 김주성선수의 밀리는매치업이 안타까울따름이네요.. 응원은 동부를 하고있지만 케쥐씨는 정말 매력적인 팀인거같아요ㅋㅋ 두팀다 재밌는시리즈를보여주어 감사할따름이네요ㅋ
박지현선수 시즌 중반 부상당하기 전까지는 MVP패이스였는데 후반부상 후 폼이 떨어진 게 안타깝죠..
한경기 지면 위기 소리듣는 동부네요..... 아주 압도적으로 밀린것도 아니고 3점차 패배인데말이죠. 위기라기 보다 KGC?가 선전하고 있죠. 덕분에 팬들은 재미있는 경기 보고있는거고요.
동부에 첫 홈 두경기 1승1패라는 플랜이 있었을까요...아니, 그것보다도 오히려 두경기다 5점차 이내 가비지 1초도 없는 초접전풀체력소모전이라는 플랜이 있었을까요. 그런점에서 위기가 되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