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일어나보니 이주 오랜만에 눈이 어느정도 분간을 할 수 있을 만큼은 되는 듯싶어 컴퓨터를 부팅시키고 잠시 기다려 보았습니다. 희미하게나마 마우스의 포인터가 보이니 익스플로러를 가동시키고 한국창에 들어왔습니다.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참으로 궁금하기도 하여 마우스로 드래그를 하여 큰 글자를 볼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복사하여 붙여넣기를 한 다음에 글을 읽어 내려가다가 너무 힘이 들어 그만 두었습니다.
당뇨병성 망막증... 이것이 제가 눈이 보이질 않게된 병명입니다. 작년에 한 쪽 눈에 발생을 하여 수술을 하고나서도 보이질 않게되어 걱정을 많이 하였는데 최근에 또 다른 눈에도 발생을 하였습니다.
당뇨. 신장기능의 저하. 고혈압, 고지혈증 등 성인병이라는 종합병이 제게 찾아왔지만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린 저로서는 경제적인 어려움에 상심의 나날을 보내고 있기도 합니다.
보건복지부의 손길은 제게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가봅니다. 힘들 때 도움이 되는것이 복지라고 생각을 했는데 복지를 담당한 공무원은 사무적으로 서류를 제출하라는 말만하고 거들떠도 보질 않습니다. 물론 자신은 멀쩡한 눈으로 사니 불편함을 알 리가 없겠지요. 발로 뛰는 행정이라는 소리를 들어본지가 언제인데...
추석이라는 명절이 우리들에게도 다가옵니다. 이럴 때는 추석도 정말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차라리 비라도 주룩주룩 퍼부어 썩어 냄새나는 하수구나 시원스럽게 청소라도 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먼저 듭니다.
산다는 것에 대한 회의를 요즈음처럼 많이 느껴본 적도 드믑니다. 잘사는 것들을 이야기하지만 제겐 어울리지 않는 단어로 느껴집니다. 물론 저만 그런 생각은 가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도 됩니다.
10월 10일이 되면 왼쪽, 10월 29일에는 오른쪽 눈의 수술이 있습니다. 전신마취를 할 수 있는지 다른 부분도 진료를 받아야하기에(협의진료) 어제는 또 병원엘 갔었습니다. 당뇨병센터, 내분비내과, 신장내과, 심장내과 등등 거쳐야하는 곳도 많이 있습니다.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신마취를 하려면 다른 병이 수술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것저것 검사를 하고 이름도 외우기 힘들 정도의 10여가지의 약처방전을 들고 약국에서 약을 구했습니다.
한주먹의 약을 입에 넣으며 이렇게 해야 살 수 있다는 말인가? 궁금하기도 합니다.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그렇게 많이 저질렀다는 말인가? 반성해보고 또 반성해봅니다.
눈이 잘 보이게 된다면 무엇을 할까? 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아마도 처음에 이곳 한국창에 들어올 것 같습니다. 시시콜콜한 이야기라도 그 뜻을 잘 생각하면서 읽어보겠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지금이지만 그래도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보이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 동안 만나지 못했던 분들도 만나보고 싶습니다.
제게 힘내라고 용기를 주시는 분들께도 제가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재너머.
첫댓글 재너머님의 뉴창의 사랑은 누구나 다 알것입니다.뉴창을 지켜낸분중의 한사람입니다..재너머님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