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금슬 좋았던 노부부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바케트 빵을 좋아했던 부부는 늘 자기가 좋아하는 부분을
상대방도 좋아하리라 여기고 양보했단다.
그래서 그들 부부는 수십 년 동안 자신이 싫어하는 부분만 먹으며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할아버지가 노환으로 생을 마감하게 되었을 때
할머니에게 한 고백은 기막힌것이었다.
"할멈, 실은 나는 바케트 빵의 껍질을 좋아했다우."
이게 무슨 어이없는 소리인가. 할머니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할머니는 자기가 좋아하는 속은 늘 양보하고 딱딱한 껍질만 먹어온 것이었다.
둘은 한번도 상대방이 어느 부분을 좋아하는지 물은 적이 없었고,
다만 상대도 나와 같으려니 하며 양보했던 것이다.
그러니 야속하고 섭섭할 때가 왜 없었겠는가.
하지만 서로 사랑했던 그들은 한번도 내색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얘기를 들으며 초점이 맞지 않았던 그 사랑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생각했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많은 경우에 잣대와 기준을 자신에게 고정시킬 줄밖에
모르는 우를 범하곤 한다. 내 식대로 사랑하고 내 식대로 생각하면서
상대방도 그럴 것이라고 으레 생각하기에 대화란 그토록 필요한 것인가 보다.
평생을 살아도 자기 하나도 다 이해하지 못하는 게 우리들이거늘,
수십 년을 함께 살았다고 한들 상대방 마음을 어찌 다 알겠는가?
내 잣대만을 꺼내들지 않고 서로 대화하는 시간을 마련해봐야겠다.
-이지데이 좋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