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밥을 먹느라 늦었습니다 거기에 쓰다가 글 절반을 날리는 실수를 해서...... 허허)
자, 저번 글을 쓴지 2일이 지났으니 글을 쓸 때가되었군요. 투표 결과대로 (오후 8시 기준) 그리스 이야기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제목만 보고 오셨다면, "에이~ 그 그리스신화에서 나오는 트로이 목마 그거 다 아는 내용인데...?"라고 생각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쓰려고 하는 이번 트로이 목마 이야기는 좀 다릅니다. 대체적으로 우리가 잘 아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 전쟁은 B.C 1200세기에 일어났다고 하는데, 이번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은 800년 뒤인 B.C 360년에 일어난 전쟁이라고 하네요.
배불리 밥을 먹은 카리데무스는 막사 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커다란 손으로 머리를 쓸어 넘겼다.
"트로이를 점령하기는 글렀어. 성벽은 너무 튼튼하고 성 안에는 아직도 식량이 넉넉한 것 같아. 안 그런가 부관?"
카리데무스의 질문에 부관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트로이의 목마 전술을 다시 한 번 써 보는 게 어떻습니까?"
그 말에 카리데무사는 부관을 노려보면서 말했다.
"그 말이 몇 번짼지는 아나? 벌써 열다섯 번째라고! 목마를 보내면 빌어먹을 트로이인들의 어서 오세요 하고 그 목마를 받을 줄 아나? 그들은 분명히 목마를 불을 질러 버릴 거라고! 어때? 자네가 그 목마에 들어가서 트로이로 가겠나? "
그러자 젊은 부관은 얼굴이 벌게지면서 대답했다.
"사.. 사양하겠습니다, 장군님."
바로 그때, 누군가 막사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부관이 잽싸게 문으로 달려갔다.
"암호?"
"아이아스."
암호를 확인한 부관이 막사의 문을 열어 주었다. 문이 열리자, 경비병이 거지 차림의 사내 하나를 쇠사슬에 묶어서 끌고 들어왔다. 그리고는 차려 자세로 보고를 시작했다.
"대장님, 이 자는 간첩입니다. 이 자가 음식을 훔치는 것을 잡아왔습니다. 당장 처형할까요?"
경비병의 보고를 들은 카리데무스는 끌려온 사내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사내의 옷은 때가 잔뜩 묻기는 했지만, 꽤나 고급스러워 보였다.
"아직 죽이지는 마라, 그 자를 놔두고 나가 있어라."
경비병이 경례를 하고 밖으로 나가자, 카리데무스는 사내에게 방석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앉아라, 이름이 뭐지?"
사내는 씩 웃으며 말했다.
"다이몬입니다."
비쩍 마른 몸에 교활한 눈빛을 가진 이 사내는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먹을 걸 훔치러 트로이에서 왔다고 했지? 그럼 트로이에는 먹을 것이 없나?"
그러자 다이몬이 야비한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아마 당신네 그리스인들이 우리보다는 훨씬 더 잘 먹고 있을 겁니다. 우리 왕은 당신네들에게 포위되기 전부터 먹을 걸 제대로 준 적이 없지요."
"그래? 그럼 자네는 네 나라 왕을 싫어한다는 말인가? 그런데 왜 그 왕을 위해서 일하지?"
다이몬은 카리데무스의 대답에 어깨를 들썩이며 대답했다.
"뭐... 그게 제가 할 일이니까요."
카리데무스는 사내에게로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그러면 말이지 다이몬. 내 밑에서 일해보지 않겠나? 돈과 음식을 자네 왕보다 많이주겠네."
그 말에 다이몬은 자기 손을 멍하니 쳐다보더니 입 안으로 엄지를 쑥 집어넣으면서 말했다.
"장군님을 위해서 일하게 된다면 영광입니다. 목숨이라도 바치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카리데무스는 눈을 번뜩이면서 말했다.
"좋아, 충성을 다하게나. 다만 잘 들어 둬라. 나를 배신한 자는 여태껏 죽음을 면치 못했어. 그것도 아주 천천히 고통스럽게 말이야."
다이몬은 방석에 앉아 몸을 비비꼬면서 불안한 듯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 제게 시키실 일은 무엇인가요?"
"내 목마가 되는 거야. 지금부터 내가 자네에게 할 일을 알려주지..........."
그리고 일주일이 지났다. 젊은 부관은 카리데무스의 갑옷을 입는 것을 도와주면서 불안한 기색으로 물었다.
"장군님, 만약 그자가 배신을 한다면... 다이몬 배신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다이몬은 욕심이 많은 녀석이야. 하지만, 바보는 아니지. 그자는 우리가 언젠가는 트로이를 점령하리라는 걸 알고 있지. 그리고 점령 기간이 늦으면 늦어질수록 우리가 더 화를 내리라는 것도 알고 있지. 그러면 트로이를 점령하고 난 뒤에 트로이인들을 모두 죽일 것고 알고 있다는 말이지. 하지만 다이몬은 우리를 도우면 적어도 자기 자신은 죽지 않는 것도 알고 있다네. 그렇게 되면 굶을 필요도 없게 되겠지."
카리데무스는 칼을 허리에 차고는 계속 말했다.
"망토를 이리 주게나."
젊은 부관은 때에 찌든 커다란 망토를 카리데무스의 넓은 어깨에 걸쳐주었다. 망토에는 머리에 쓰는 두건도 달려있었다. 부관은 망토로 카리데무스의 무기를 숨기고 몸과 얼굴에 먼지를 묻혀주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장군님, 장군님은 지금 영락없는 가난한 여행자 같으십니다."
카리데무스는 막사 밖으로 나와 똑같은 복장을 한 10여 명의 군인들에게 다가갔다. 모두들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칼이데 무스와 군인들은 횃불이 훤히 밝힌 막사를 지나 트로이로 이어지는 돌길로 향했다. 돌길 위에는 말을 탄 사내가 이들을 향해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다가 카리데무스가 낮은 목소리로 외쳤다.
"준비는 다 됐나, 다이몬?"
"예, 장군님!"
사내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고는, 말을 돌려 트로이 성문 쪽으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뒤를 따라 그리스 병사들도 발을 질질 끌면서 걷기 시작했다.
"거기 누구냐!"
성벽에서 누군가 소리를 쳤다.
"나, 다이몬일세!"
배신자 다이몬이 외쳤다.
"자네였군, 그럼 뒤에 있는 사람들은 누군가?"
"빌어먹을 그리스 놈들은 군기가 쏙 빠졌더군. 그놈들의 막사에 가보니까, 우리 쪽 병사들이 포로 잡혀있었어. 지키는 경비가 하나뿐이길래 내가 경비를 죽이고 포로들을 데려왔네. 빨리 우리를 성 안으로 들여보내 주게. 다들 병들고 지쳐 있어."
"어서 들어오게! 아니, 잠깐만! 암호를 대야지!"
"카스트로!"
다이몬이 재빨리 대답했다.
그러자 성문이 천천히 열렸다. 다이몬이 말을 몰고 성 안으로 들어가자, 그리스 병사들도 그의 뒤를 따라 움직였다.
성문이 닫히자, 어둠 속에서 망토를 쓴 군인들은 망토를 벗어던졌다. 그리고는 성벽과 성탑으로 이어지는 돌계단으로 올라갔다.
트로이의 병사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당하고 말았다. 그리스 병사들은 성 밖에서 공격할 것이라고만 생각했지, 성 안에서 공격해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기 때문이다.
카리데무스 마지막 경비병의 목을 베어 성 밖으로 던져 버렸다. 그리스 병사들은 성문 위에 있는 탑으로 모였다.
"이제 우리 병사들이 오기만을 기다리자고..."
카리데무스의 말이 끝나자, 부관이 서둘러 성벽 쪽으로 달려가더니 밖을 내다보았다. 저 멀리서 한 무리의 병사들이 달려와 멈추어 있었다.
"장군님, 병사들이 오긴 왔는데 너무 이른 시간입니다. 아직 오려면 멀었지 말입니다."
"그렇군, 우리 쪽 병사들이 아닐 수도 있겠군. 확인해 봤나?"
카리데무스는 말했다.
"너무 어두워서 육안으로는 구별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 암호를 물어봐라. 우리 암호는 목마이지 않는가? 빨리 저들에게 암호를 물어보게나."
부관은 성 밖의 병사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누구냐?"
"친구!"
"암호를 대라!"
"카스트로."
그러자 그리스 병사들은 카리데무스 장군을 쳐다보았다.
"일단 저들을 들어오게 해. 그러지 않으면 저놈들은 소란을 피울 거고 자고 있는 다른 트로이인들을 깨우게 될 거야. 그러면 곤란해진단 말이지... 저들을 들여보내고 모두 들어오면 모조리 처치해버리면 되는 거야."
성문을 여는 동안 그리스 병사들은 전투 준비를 했다. 곧이어 성문이 열리고 트로이 병사들의 발자국 소리가 나더니, 곧 비명 소리와 칼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하지만 금세 조용해졌다.
다이몬은 트로이 성 안의 가장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말위에 탄 채 싸늘한 미소를 지으며 그 관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스군을 성 안으로 이끌고 오면서 탄 말을 타고 있었다.
트로이인들은 다시 한 번 더 목마에 속았고 트로이는 함락 당했다.
-출처- 그럴싸한 그리스인
(잡담:카리데무스가 맞춤법 검사기에 넣으면 칼이 되무스로 나와서 애를 좀 먹었습니다.)
해설 - 이게 무슨 전쟁인지 찾아보니까

여기 보이시는 대로 트로이 8 유적지에서 전쟁이 있었던 흔적이 있었고 그 유적지 시대가 제가 말한 기원전 360년대 라는거죠.
(신화에서 나오는 전쟁은 트로이 7 유적지)
첫댓글 이 전쟁에서 트로이와 싸운 국가의 이름은 뭔가요?
미케네 였나??
비케네이며 트로이는 월루사라고 하타이트 식민지라고 한다고 하기도 ...
트로이 목마 바이러스 이름 아니였나욤!
지금 당신의 컴에...
아 이거...제가 예전에 사회성,인지치료등 받는다고 오은영 갈깨 있던 시리즈 몇몇 권들중 하나였는데...이시리즈 학교 도서관에도 있었고...
근데 이거 실화인가요?지금까지 그냥 책에서 만든 얘기인줄 알았는데
당연히 책에서 만들었겠죠. 다만 전쟁은 진짜 있었습니다.
그 신화 트러이 목마도 뻥인걸여 뭐 ㅋㅋ
@HESSE KINGDOM 아...뭐 그렇지만,저얘기가 실제 신화나 설화에라도 기록돼있냐 뭐 이런뜻이었죠...
근데 진짜 왜 하필 목마인지...
@paul1117 그 지진으로 이겼다는 썰이 있거듬요? 그런데 지진을 일으킨 신은 포세돈입니다. 그리고 포세돈을 표현하는 동물은 말....
이러한 이론도....
@paul1117 왜 목마냐면 《오디세이아》에 그렇게 나오니까요.
뭐, 좀 더 진지하게 적어보자면, 트로이의 상징이 말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거대한 목마를 남겨두고 군을 철수시키면 트로이인들이 자신들의 상징이기도 한 말을 부수기 보다는 승리의 기념물로서 가져갈 것이라고 예측했다나요.
@Diogenes 그 성문 공격시에 화살방어용으로 썻다는 썰도 있죠 ㅋ
저 정말 궁금한데 저렇게 도시가 땅 속에 묻히는게 어떻게 이루어지는건가요..? 지구과학 전공한 친구는 호수에 잠기거나 하지 않은 경우는 잘 모르겠다고 하고.. 로마 같은 경우도 지하철 파다가 건물들 나오고 하는데 로마는 사람이 계속 살던 곳이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묻히는거죠..? 정말 궁금합니다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