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건 취재를 통해 밝혀낸 미국 도살장의 현실과 육류의 실체
“미국산 쇠고기는 미국인들에게조차 두려움의 존재이다!” 대한민국을 들끓게 만든 ‘미국산 쇠고기 협상’과 ‘광우병 논란’ 대한민국 사회는 지금 ‘미국산 쇠고기 협상’ 문제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들끓고 있다. 정치권과 환경단체는 물론 많은 학생들까지 앞장 서 ‘협상 무효’와 ‘수입 금지’를 외치고 있으며 수만 명 이상의 군중이 모이는 ‘촛불 문화제’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쇠고기’ 수입 문제가 이렇게 뜨거운 이슈로 번질 수 있었던 걸까? 젊은 계층의 반미 의식, 보수층에 대한 저항감 등이 원인이라고 분석하는 언론과 사람들도 있지만 무엇보다 그 논란의 중심에‘광우병’이라고 하는 강력한 ‘공포의 대상’이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진행되고 있는 모든 논쟁의 핵심이 ‘광우병’으로 집중되는 동안 미국산 육류의 뒤에 감춰진 ‘더욱 끔찍하고 충격적인 비밀’은 아무도 모르게 깊은 그림자 속으로 감춰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우려마저 생겨나고 있다.
생명을 건 잠입취재를 통해 밝혀낸 ‘미국 도살장 내부의 어두운 비밀’ 이 책 『도살장 Slaughterhouse』의 시작은 동물 보호단체 회원인 게일 A. 아이스니츠에게 도착한 한 통의 편지에서 시작되었다. 그 편지의 내용은 대규모 도살장인 ‘카플란 인더스트리’에서 도살되는 소들은 산채로 껍질이 벗겨지고, 온몸이 절단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직원들까지도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는 그야말로 충격적인 것이었다. 제보자를 만나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실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아이스니츠는 온갖 위협과 암투병 속에서도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오랜 조사에 돌입한다. 때로는 신분을 속이고, 때로는 오랜 설득을 통해 도살장 직원들과 관련 공무원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도살장 내에 잠입해 촬영을 해갈수록 동물 학대, 인성 파괴, 고기의 오염 문제가 비단 도살장 한두 곳만의 문제가 아니며 정육 업계의 탐욕, 정관계의 부적절한 커넥션이 함께 빚어낸 참혹한 현실임을 밝혀내는 데 이르게 된다.
『도살장』이 이 시점에서 의미를 지니는 이유는 동물의 생명을 존중하는 환경운동가의 주관적 의견이나 감정적인 주장이 아니라 말 그대로 발로 뛰고 몸을 희생시켜 가며 조사한 현장 고발서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에 기록된 모든 내용들은 직장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도살장 내부의 끔찍한 현실’과 ‘공장에서 생산된 고기의 정체’를 대중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용기로 증언을 해주고, 녹음에 응해 주고, 서면 진술서를 작성해 주면서까지 협조를 아끼지 않은 ‘도살장’ 근무 직원들과 ‘공무원들’의 ‘자기 고백’과 ‘내부 고발’을 바탕으로 한 만큼 어떤 데이터나 기사보다도 신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가치 있고, 의미 있는 결과물일 것이다.
산채로 껍질이 벗겨지고 몸이 갈라지는 참혹한 도살장의 실태 근무자들에 의해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실제 미국 내 대부분의 도살장에서는 소, 돼지, 말, 가금류 등 다양한 종류의 동물들이 참혹한 환경에 노출된 채 도살되고 있었으며 그로 인해 도살장 근무 직원들까지도 심각한 육체적, 정신적 피해에 노출된 상태였다. ‘생산성’과 ‘경제성’의 논리에 쫓기느라 살아 버둥거리며 울부짖는 동물의 목을 따 피를 쏟아내고, 칼과 톱으로 온몸을 해체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해 때로는 동물을 상대로 때로는 가족과 자신을 상대로 가학적인 행동까지 보이게 된다는 그들의 증언은 과연 ‘돈’과 ‘자기 욕심’을 위해 인간이 어느 선까지 파괴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이 참담한 현실이 동물에 대한 자비와 직원의 안전성 논란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병원균과 오염물질로 가득한 공장에서 병들어가는 미국산 육류肉類의 실체 저자 아이스니츠가 조사 과정에서 특히 주목한 부분은 열악한 환경, 전혀 안전하게 관리되지 않는 시스템을 거치면서 각종 병원균과 오염물질에 노출된 채 유통, 소비되는 육류의 치명적 위험성이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많은 피해 어린이들과 부모의 증언을 읽다 보면 지금 우리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왜 전문가들이 심각한 경고를 전해주고 있는지를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
보이스카우트 캠프장에서, 집 근처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가족과 함께한 외식 자리에서 먹은 햄버거, 스테이크를 통해 O157:H7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그 결과 '용혈성 요독 증후군 HUS'등 각종 합병증들로 인해 수많은 아이들이 쓰러지고, 투병생활을 하고 또 목숨을 잃어가고 있다. 피로 가득 찬 설사를 해대고 장기가 녹아드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살려 달라’고 외쳐대는 아이들의 비명을 접하면서 ‘과학적 관리와 철저한 검역과정을 통해 생산된 안전한 식품’이라는 말을 반복하고 있는 미국 정육 업계의 주장은 비양심적인 장사꾼의 농간처럼 들릴 뿐이다.
정육 업계와 정부, 관료들의 부적절한 커넥션이 빚어낸 참극 이 모든 상황은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육업계의 로비, 개인적인 이익을 쫓는 정치인과 관료들의 방관과 은밀한 거래가 빚어낸 종합적인 참극이라고 아이스니츠는 주장한다. 1900년대 초반 가축 사육장과 도살장의 충격적인 위생 상태가 문제되자 루즈벨트 대통령이 앞장 서 제정한 법령을 기점으로 엄격한 기준과 규정들이 생겨났고, 1958년에 통과된 <자비로운 도살법 Humane Slaughter Act>을 통해 도살 대상인 동물들에 대한 관리 규정 또한 확대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육 업계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가진 레이건과 부시 행정부 시절을 기점으로 대형 정육 업체들의 합병은 늘어나고 도살장에 대한 규제와 검역 수준은 현격히 완화되기 시작했다.
대통령 또는 유력 정치인들의 후원자가 경영하는 정육 업체들은 공장과 인력을 확충하기 위한 세금 특전과 다양한 인센티브를 받았고, 클린턴 시절에는 살모넬라 식중독을 감소시키기 위해 작성된 정책까지도 도살 속도를 줄이고 불량품 판정을 받는 닭고기가 늘어날 거라는 이유로 철회되기까지 했다.
미국 송아지고기 업계에서 급성중독, 근육 경련 등 인체에 치명적인 위험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 ‘클렌부테롤’이 들어간 사료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판매를 허용하고, 이러한 내용을 소비자들에게 경고하는 대신 뉴스 발표 금지 조치를 실시한 사례, 육류 오염과 질병 사례가 발생할 때마다 도리어 정부 감독원을 줄여 정육업자들이 더욱 품질이 떨어진 고기들을 대중에게 판매할 수 있게 한 사례에 대한 고발 내용을 따라가다 보면 ‘미국인들이 먹는 고기는 안전하게 관리되겠지만 우리가 먹을 고기는 믿을 수 없다’고 외치던 사람들조차 망연자실해질 것이다.
과연 우리 식탁에 오르기 직전인 미국산 육류의 정체는 무엇일까? 철저한 검역 시스템에 의해 완벽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주장과 달리 현재 미국 내에서는 녹이 섞인 채 적발된 학교 급식용 고기, 금속 조각들이 뿌려져 있는 닭고기 적발 사례, 고기의 썩은 냄새를 없애기 위해 연기로 소독하고 끈적한 점액과 냄새를 없애기 위해 향신료에 절이고 빵가루를 묻혀 유통하다 적발된 사례, 함께 포장된 배설물로 인해 고기가 죽은 벌레와 구더기로 오염된 사례, 작업 도중 고기의 몸통을 식히는 냉장고와 작업장 곳곳에 용변을 보다 적발된 사례, 이렇게 오염된 바닥에 떨어진 고기를 식용 소시지통에 넣다 적발된 사례 등이 끊임없이 적발되고 있다. 또한 부산물에 의해 하수구 구멍이 막혀 발목까지 차오르는 핏물과 동물들의 다리와 코, 귀 그리고 병균과 벌레들로 가득한 환경 속에서 오염물질에 노출된 고기가 만들어지고 때로는 그런 물질들이 의도적으로 식용 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는 ‘내부 고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정육업자들은 ‘배설물, 기름, 오일, 구더기, 금속, 바닥 찌꺼기’ 등은 ‘일부 오염물질’이므로 허용되어야 하며, 소비자들이 ‘제대로 구워 먹으면’ 자신들이 생산한 육류는 안전하다는 주장을 계속해오고 있다.
우리가 극히 희박한 가능성을 지닌 ‘광우병’을 외치는 동안 이렇게 광범위하고 치명적인 위험성은 슬그머니 고기 포장 속에 감춰진 채 우리의 식탁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미국 내에서조차 논란이 끊이지 않고, 끊임없이 질병을 전파하는 매개체로 적발되고 있는 쇠고기 등의 육류. 과연 인간의 미각을 위한 훌륭한 음식재료인 것인지 인간의 본성과 건강을 파괴하기 위한 악마의 식단인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미국의 과학적 관리와 철저한 검역 시스템은 믿을 수 있는 만큼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한 식품이라고 정부와 협상 담당자들은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쇠고기를 포함한 미국산 육류’는 미국인들에게조차 두려움의 대상임이 명백해졌다. 미국 내에서도 자신들의 국민이 먹는 ‘제품’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이 시간에도 어린이와 노인들은 오염된 고기로 인해 쓰러지고, 끔찍한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우리의 몸에 들어갈 ‘육류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동물들이 산채로 목이 잘리고, 끓는 물에 던져지고 또 온갖 위험 요소에 오염되고 있는 도살장 내부의 모습과 종사자들의 생생한 증언으로 가득한 이 책 『도살장 Slaughterhouse』을 읽고 난 한국 독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저자 아이스니츠와 용기 있는 내부 고발자들은 무척 궁금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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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살장』에 담긴 무서운 진실은 당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이다. - 존 로빈스 (환경운동가,『음식혁명 Food Revolution』 저자)
이 책을 읽고 나면 미국의 도살장은 히틀러가 유대인을 학살한 아우슈비츠 수용소보다 훨씬 더 끔찍한 곳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것은 괴담을 퍼뜨리는 레토릭이 아니라 생생한 현실이다. 얼마 전 TV토론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릴 가능성은 로또 복권에 당첨된 후 다음날 벼락을 맞고 죽을 확률만큼 희박하다”고 주장했던 어느 경제학자에게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미국의 도살장은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아니라 광우병, O157 대장균, 리스테리아균과 같은 괴물을 생산하고 있는 동물수용소에 불과하다. 이것이 바로 미국산 쇠고기의 진실이다. - 박상표 (국민건강 수의사연대 정책국장)
미국 축산 업계의 감춰진 진실에 관한 충격적인 보고서인 이 책은 계속해서 읽어나가는 것이 고통스러울 만큼 끔찍하다. 따라서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믿고 싶은 분이라면 절대 이 책을 읽지 않기를 바란다. 온갖 위험을 이겨내고 진실을 알려준 저자에게 감사한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조국과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 이선영 (미주한인주부들의 모임)
이 책을 읽는 내내 이것이 사실이 아니길 바랐다. 너무 끔찍한 진실은 그냥 묻어두고 싶을 만큼 충격적이었다.『도살장』에는 동물과 인간의 생명조차 경제적 이윤창출을 위해 희생되는 현대사회의 야만성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갈수록 식탁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현실에서 안전한 먹을거리와 생명의 존엄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올 것이다. - 박명숙 (환경정의 다음지킴이국장.『차라리 아이를 굶겨라』 공동저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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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늘 한겨레신문에서도 이 책을 인용해서 기사 나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