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병에 관해서 짧게 쓰려 했더니 BBC에서 전문적으로 조사한 게 있길래 번역기와 되지도 않는 영어를 동원해서 책의 내용과 엮어서 써봅니다.
제1차 세계 대전 때는 수 많은 병사들이 전사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다 알고 있는 보편적인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중에서 소년병이 꽤나 많다는 것은 소름끼치고 충격적인 사실입니다.
제1차 세계 대전 때 영국군에서만 무려 25만 명의 만 18세 미만의 소년들이 전쟁에 참전했다고 합니다. 대체로 15~18 세가 많았으며 13세(!)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럼 어쩌다가 제1차 세계 대전 때 이렇게나 많은 소년병들이 성인 병사들도 겁에 질리게 하는 끔찍한 전쟁에 참전하게 됐을까요? 그 이유로는 꽤나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1. 사회 분위기, 전쟁에 대한 환상
사실 이것은 소년병뿐만이 아닌 당시 다른 젊은 남성들에게서도 흔히 입대 사유가 됐던 원인입니다.
당시 수많은 남성들은 애국심과 민족주의에 빠져있으면서 전쟁이 나자마자 수많은 젊은이들이 전쟁에 참전하겠다며 입대를 했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입대할 때 크리스마스 전에는 전쟁이 끝나지 말라고 빌었고 그리고 그 소원은 이루어졌다고 ....)
그런 사회 분위기는 소년들에게도 큰 영향을 주었고 몇몇 겁 없는 소년들은 그런 사회 분위기에 물들어져서 나이를 속여서 입대를 했습니다.
또 사회에서 전쟁은 남자의 의무라는 강압적인 분위기도 소년들을 부추기는데 한몫을 했다고 합니다.
2. 너무나도 부실한 입대전 검사
원래는 법률상 만 18세 전에는 입대를 하지 못하게 돼있습니다. 그리고 입대 전에 모병장교들이 검사를 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병장교들은 검사를 하면서 그런 법률을 그렇게 잘 지키기지를 않은 겁니다.
이것의 예로 좋은 스토리가 있습니다.
장교:자네는 몇 살인가?
소년:19살입니다!
장교:유심히 살펴보니 자네는 19살이 아닌거 같군. 자네는 19살이 아니지 않는가?
소년:네... 맞습니다.
장교:그럼 자네는 이제부터 이 거리 한 바퀴를 돌고 오게. 그럼 자네는 19살이 된다.
소년:네... 알겠습니다.
(소년이 한 바퀴를 돌고 온 뒤...)
장교:자네는 몇 살이지?
소년:19살입니다!
장교:사실은 19살이 아니지 않나?
소년:아닙니다! 저는 19살입니다!
장교:좋다. 이제 여기에 서명하고 1실링(입대를 상징합니다)을 받게나.
(그렇게 소년병이 탄생한다....)
또는 2실링 정도만 장교에게 쑤시면 어렵지 않게 입대를 했다고 하는군요....
3. 문서위조
위조라기도 애매하고 .... 당시 20세기 초반에는 출생증명서가 애매모호해서 문서따위 없이 그냥 모병소에 가서 나이를 말하면 그것이 공식 나이가 되는거라고 하네요...
(장교들은 별 의심을 안하거나 윗 사례처럼 행동 했다고 한다.)
다만 법률상으로 송환이 가능해서 집을 '가출'한 소년병들을 부모들이 전선에서 빼올수 있다고 합니다.
그 사례들로...
-1914년 8월 런던 출신 마이어 리젠블롬은 13세 9개월의 나이로 런던 웰시 연대에 입대했다. 그 해 10월 전선에서 그는 부모의 송환 요청으로 영국으로 돌아갔지만 이듬해에 다시 입대했고 결국 부상을 당한 후에야 다시 송환 조치 되었다.
-1915년 10월 아서 페이먼은 8월에 탈영죄로 군사 재판을 받게 되는데, 그의 부모님이 재판장에서 출생증명서를 제출하고는 겨우 풀려났다고 한다.
그의 나이는 출생증명서대로라면 14살이였다.
여기서 아서 페이먼처럼 탈영을 하고도 운이 좋은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소년병들은 그러지 못했다고 합니다.
-아비 해리스는 폴란드계 영국인으로 1914년 9월 참전했으나 탈영을 했다가 체포되었고 그 이후 군사 재판을 통해 처형 되었다.
실제로 이렇게 처형된 소년병의 수는 306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덤 - 지금까지는 소년병들 다루었다면 이번에 '소녀'에 대해서 적어 보겠습니다.
(로리 아님)
1916년 초 영국군의 필립 임피 일병은 라 바스 근처에서 전투 중 버려진 소녀를 발견했다. 임피 일병은 갈 곳은 없어 위험에 처한 소녀를 그나마 안전한 장소인 자신의 참호로 데려갔다. 그리고 몇 일후 소녀는 참호 밖이 잘 보이는 참호의 난간으로 올라갔는데 얼마 멀리 있지 않은 독일군 참호에서 독일군이 소녀를 발견하고는 사탕과 초콜릿으로 소녀를 유혹하려고도 했다고 한다. 영국군 병사들이 저지한 덕분에 소녀는 유혹(?) 되지 않았고 그 후 소녀는 무사히 전방에서 나와 영국으로 갔다.
하지만 필립 임피 일병은 얼마 안 가서 전사하였다.
-출처- 쿵쿵쾅쾅 제1차 세계 대전, BBC magazine
The teenage soldiers of World War One
링크 - http://www.bbc.com/news/magazine-29934965
첫댓글 진지하게 읽고있는데 로리아님에서 터졌 ㅋㅋㅋㅋ
옛날 미드 영인디아나존스 에서 소년 존스가 프랑스군에 입대하려다 나이 때문에 거부당해서 벨기에군에 입대하죠.
사람들이 20세기 초중반에 대해 우리시대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파고보면 또 엄청나게 틀리지요. 특히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면 허술하기 짝이없는 저 사회체계와, 소년병에도 경악하기는 커녕 "캬 역시 영국인다운 기개가 있구만!" 하고 넘기는 저 전근대적인 분위기는... 영국 런던에서 스모그때문에 1만명이 죽은게 1950년대이지요. 오늘날에는 중국이나 인도에서도 안일어날 일인데...
다시 오는 세상
미국 독립전쟁도 소년병있었다 하네요
사실 소년병은 매우 많습니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말이죠. 소년병처럼 몸작고 민첩한 병사는 찾기 힘들죠. 또는 총알받이... (다음 글은 제2차 세계 대전 소년병...)
사실 어떤 기준으로보면 전쟁터에 갈만한 나이였던게 오늘 날에는 소년병이 된거죠..
의외로 어린이, 청소년이 성인과는 다르다는 생각(정신적 신체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잡은건 정말 최근의 일이죠. 과거에는 어린이, 청소년은 단지 몸만 작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위에 독립전쟁도 그렇고 보어 전쟁 까지 영국군의 북치는 고수와 피리부는 소년은 미성년이 많이 맡았죠... 1차 대전이 보어전쟁이랑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라는거 생각하면 1차 대전 때 무신경 했던 것도 이해가... 나이 좀 든 사람 중에는 "니 나이에 나는 줄루족이랑 싸웠어" 이러는 사람도 많았을 꺼고...
사실 소년병 문제는 연합군보다 독일군에서 더 심각했죠... 근데 1차와는 달리 2차대전 때는 소년병이 별로 없었나요? 히틀러유겐트 이런거 빼고 말이죠
안적어서 그렇지 많을겁니다. 뭐 유겐트로 공식적으로 끌고간거고 아마도 나이 속여서 간놈들은 졸라게 많을겁니다. 다만 그게 기록이나 문서를 찾는게 귀찮고 어려울뿐이죠...
소년병 처형이라니.. 무섭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