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의 바다
비에 젖는 바다빛깔 같은 문수선원, 스님들은 벌써부터 자리를 채웠다. 아직 채워지지 않은 자리에 큰스님께서 준비하신 선물들이 올려졌다. 앞으로 어찌됐든 경은 온전하게 모셔져야 한다고 민족사에서 간행하신 無比스님 현토과목 화엄경 4권 완질을 구비해주셨다. 지난 겨울 문수선원 곳곳에 붙여놓으신 화엄경구성표도 있었다. 공부하는 사람에게 노트, 연필도 사주고 싶고 도와줄 수 있다면 알뜰히 준비해서 주고, 도시락도 간식도 모두모두 다 주고 싶다고 불교신문 기자와 대담하시던 큰스님 마음이 161분의 스님들 책상 위에 오롯하다.
선원을 돌아보시는 큰스님
문수선원에 도착하신 큰스님, 잠깐 호흡을 고르시고 선원을 한 바퀴 찬찬히 돌으셨다. 구름처럼 다가와 힘차게 절 올리시는 스님들 붉은 홍조가 얼굴에 가득했다.
이윽고 상강례 법회의 시작
화엄경 불사의 경위
그동안 문수경전연구회에서는 2년전에 법화경을 공부했다. 다음에 임제록을 공부를 다 마치고 공부하신 스님들께서 화엄경을 공부하자고 요청이 있어서 이 달부터 한 달에 한 번씩 화엄경을 공부하도록 했다. 저 나름대로 준비를 하느라고 했지만 많은 스님들이 이렇게 전국 각지에서 동참을 하셔서 대단히 고맙다. 법회라고 하는 것은 법사가 아무리 잘하더라도 청중의 호응이 있어야 하는데 공부하신 스님들 호응이 좋아서 저도 보람이 있고 그동안 준비한 의미가 있다. 특히 저쪽에 계신 태고종 스님은 처음부터 용기있게 오셔서 인사 탁하고 공부하겠다고 이렇게 동참하셨는데 지금 2년여 공부하고 있다. 오늘 마침 태고종 스님들이 몇 분 더 보이셔서 특별히 애착을 가지고 환영한다. 여기는 초종파로서 오로지 출가한 스님만을 위한 교육의 장이다. 천태종이고 법화종이고 일승종이고 할 것 없이 스님들의 승적을 가졌으면 다 오셔서 공부하셨으면 하는 바램을 가졌는데 제 소원이 조금씩 조금씩 이루어지는 것 같다. 여기는 일체 다른 조건도 없고, 교재는 항상 준비했듯이 제 개인이 준비를 하는 것이고 여러분들은 자체 운영을 위해서 오시는 분들 회비나 제대로 꼬박꼬박 내시면 그것으로 자체적으로 운영해 나간다. 말 나온 김에 ‘화엄산림에 동참합니다’ 하는 메모지에 수고스럽더라도 적어서 주시면 어느 사찰에 계시는 어떤 스님이 와서 공부한다는 것을 알고 싶다. 문수경전연구회 공부가 벌써 3년째 접어드는데 우리는 전혀 조건도 없고 제약도 없기 때문에 자유스러운 점이 좋은 점이기도 한데 누가 와서 공부하는가 그거라도 내가 알고 싶어서 메모지를 한 장씩 돌렸다. 아무튼 많은 분들이 이렇게 성황을 이뤄줘서 고맙다. 내가 250권을 준비를 했는데 아직도 덜찼다. 마저 250명이 차기를 바란다. ‘오늘 스님들만 정확히 161명 오신 것 같은데 100명 더 채웁시다.’
수행자의 본분
수행자 입장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가까이 하는 것은 본분이다. 당연히 해야 할 의무다. 또 불교와 인연을 맺었으면 화엄경은 제대로 한 번 봐야할 필요가 있다. 나눠드린 화엄경은 강원에서, 종단에서 정한 말하자면 국정교과서와 같은 교재이다. 현대적으로 새롭게 편찬한 경전을 고대로 한 분 모시고, 또 그것을 가지고 있어야 어디서 화엄산림을 할 때 여러 스님들이 법사로 나가서 이것을 펴놓고 화엄산림에 설법하기도 좋을 것 같다.
화엄경 현수품의 비유
비유하건대 캄캄한 방에 보물이 가득 있다고 하자. 그런데 등불이 없다면 그 보물을 알 수 없듯이 부처님 깨달음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것을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다면 아무리 출중한 개인이라도 능히 알 수 없다. 사람사람이 다 본래로 부처이지만 그 부처라는 사실을 부처님께서 먼저 깨닫고 일깨워 주셔서 우리는 보다 더 차원 높은 삶을 당당하게 살수 있다. 또 비유를 들면 눈에 병이 난 사람이 산천초목의 색깔을 보지 못하듯이 불법을 공부하고자 하는 신심이 없을 것 같으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을 우리 또한 볼 수 없다. 우리는 부처님의 설법을 열심히 정진하면서 공부해야 불법의 위대함을 알 수 있다. 세상은 여러 가지로 편리하게 살 수 있게 되어 있는데 먼길마다 않고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셔서 큰 화엄회상을 이룬 것은 희유한 일이다. 고과점수에 포함되는 것도 아니고, 꼭 공부해야 된다는 것도 아니고, 그야말로 소문 듣고 이 많은 스님들이 자발적으로 오신 것은 순수한 신심이다. 화엄경 공부에 들어가기 전에 우선 한국불교 화엄경의 분위기를 조금 말씀을 드릴까 한다. 한국불교 화엄경의 분위기
* 인물로 살펴보기 * 의상스님; 의상스님은 중국에 가서 11년간 유학을 하면서 화엄경 공부를 많이 하였다. 돌아오셔서 전국에 화엄10찰을 건립하고 많은 제자들을 파견해서 화엄경을 전파하도록 했다. 우리가 화엄시식을 하든 관음시식을 하든 최후의 소대에 나가서 이생의 마지막 이별을 할 때 그 이별곡으로써 불러주는 노래가 있다. 화엄사상을 엑기스만 뽑아서 정리한 의상스님의 법성게이다. 불자들의 의식이나 생활속에는 화엄경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원효스님; 화엄경의 서문과 광명각품의 소(疏)를 썼다. 심상스님; 일본에 화엄경을 전파했다. 백제의 행기스님,양변스님,심상스님; 일본 나라지방의 화엄총본산인 동대사 비로자나 부처님을 건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고려 균여대사; 화엄경 보현십원가를 지어서 향가로써 우리 국문학상에 빛나는 업적을 남겼다. 이것이 전부 화엄경에서 나온 것이다. 의상스님의 10대제자; 오진스님 지통스님 표훈스님 진정스님 진장스님 도융스님 양원스님 상원스님 능인스님 의적스님 이런 의상스님의 십대제자가 전국에 화엄사찰을 건립해서 아직 불교가 완전히 뿌리내리지 못한 한국 불교에 화엄경의 뿌리를 내렸다. * 화엄십찰; 해인사, 범어사, 화엄사, 부석사, 보광사, 보원사 심지어 불국사도 그 당시로서는 화엄사찰로 기록이 되어 있다. * 스님으로 보나 사찰로 보나 한국불교는 면밀히 살펴보면 화엄불교가 3,40퍼센트는 차지하고 있다. 지금 선불교가 한국 불교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우리의 생활속에는 화엄사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예불 하고 나서 신중단에다 반야심경을 외우는 것, 화엄신중은 모두 화엄사상에 기인한다. 정초 신중기도인. 화엄신중기도 역시 화엄사상에 근거한다. 화엄시식도 그렇다. 방금 우리는 금세기 최고의 도량석을 들었다. 화엄경 약찬게로써 도량석을 한다. 곳곳에서 화엄산림을 한다. 승려의 교육과정중 대교반에서 화엄경을 공부한다. * 그동안 화엄경을 한글로 번역한 분들로 볼 것 같으면 용성스님 운허스님 탄허스님 이런 이들 그 외 또 많은 이들이 화엄경을 번역하거나 논문으로 많이 정리한 내용들이 많다. * 일본에 있는 화엄학자들은 한국을 부러워한다. 일본에는 거의 법화경의 풍토다. 일본사람들이 볼 때 한국은 화엄의 풍토다. 한국에는 화엄경이 살아있다고 말한다. 한국의 사찰에서는 늘 법성게가 소리 높여 울려퍼지고 약찬게가 소리 높여 울려퍼진다. 화엄신중에다가 늘 기도하고 예불끝마다 화엄신중을 모셔서 도량신을 삼는다. 그런 것들이 일본에는 없다. 그래서 일본의 화엄학자들은 한국을 그러한 차원에서 부러워 한다는 표현을 한다. * 제대로 갖춘 사찰에는 으레 비로전이 있다. 유명한 산에는 비로봉이 있고 곳곳에 비로암이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전부 화엄사상에 근거한다. 이런 것을 우리는 잊고 살지만 이번 기회에 우리가 새롭게 상기하면서 화엄경이 정말 우리와 깊은 관련을 갖고 있구나 인식하기 바란다. 간단히 살펴봤지만 이런 분야에 여러 스님들이 좀더 많이 연구해 보면 보다 많은 화엄경 관련 역사가 있으리라고 본다.
부처님의 일대시교와 화엄경
* 부처님의 일대시교 (一代時敎)와 연관시켜서 생각해 보자. 부처님이 열반 하시고 500년 600년 경에서부터 대승불교 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그 때부터 대승경전이 세상에 등장했다. 그러나 불교, 혹은 불법의 이치는 어느 때 어떻게 설했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현시점에서도 항상 살아 움직이는 생명있는 가르침이기 때문이다. * 언제 누가 설했냐와 관계없이 부처님의 일대시교 전체를 부처님의 일생에 다 맞춰서 배대를 하는 소위 교상판석(敎相判釋)이라고 하는 것이 있다. ‘아함십이 방등팔 이십일재담반야 阿含十二方等八 二十一載談般若 종담법화우팔년 최초화엄삼칠일 終談法華又八年 最初華嚴三七日 ’ 이렇게 간단하게 교상판석을 한다. * 그 가운데 보면 부처님이 성도하시고 나서 그날로부터 삼칠일인 21일 동안 부처님은 그 깨달음의 법열속에 계셨다. 우리가 삼칠일 기도를 하는 것이 거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 부처님은 그 때까지 중생제도를 하겠다는 생각이 없었다. 당신의 깨달으신 내용을 검토하고 또 검토하면서 기뻐하고 법희선열에 도취하면서 내가 제대로 깨달았는가 다시 검토하며 21일간의 시간을 보냈다. 완전히 깨달음의 법열속에서 노니는 시간이었다. 바로 그때 부처님의 그 정신세계를 고스란히 표현해 본 것이 화엄경이다. 아직 부처님의 제자가 한 사람도 없을 때이지만 화엄경에는 부처님의 10대제자 전부가 나온다. 논리적으로 안 맞고 역사적으로 안 맞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치로 이해하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 최초에 화엄경을 삼칠일 동안 설했다. 그러나 아무도 알아듣는 사람이 없었다. 부처님은 열반에 들려고 하였다. 범천왕이나 제석천들이 중생들을 위해서 수준을 낮춰서 설하면 어떻겠냐고 권유했다. 부처님이 다시 처음부터 소승경전인 아함경전을 설했다. 12년 동안 설하고 다음으로 좀 더 차원을 높여서 방등부를 8년 동안 설했다. 이후 반야부를 21년동안 설하고 마지막에 부처님은 법화경, 열반경을 8년동안 설했다. 전통적으로 부처님 일대시교를 49년의 설법시기와 맞춰 배대한다. 이것은 상징적으로 좋은 배대이다. * 언제 설해졌고, 언제 결집이 되었더라도 화엄경의 내용은 부처님의 깨달음의 그 순간에다가 초점을 맞춰서 설해놓은 것이다. 법화경이나 열반경은 언제 설해졌든지 관계없이 처음부터 편집의도 결집의도가 부처님의 열반에 맞춰서 결집된 것이다. 또 반야부경전부 같은 것은 초기 경전이기 때문에 한참 공이나 무상의 이치에 목말라 있을 때 그 분위기에 맞는 내용으로써 반야경을 설했다. * 이러한 것은 법화경에서 궁자의 비유로써 잘 표현하고 있다. 궁자경악화엄시(窮子驚愕華嚴時); 화엄경을 설하니까 모두들 깜짝 놀라서 아무도 알아듣는 사람이 없었다. 제분정가아함시(除糞定價阿含時);아함경을 설할 때는 거친 일을 하면서 품팔이를 하는 때다 출입자재방등시(出入自在方等時);그 집에 출입을 자유롭게 할 수 있을 때는 방등경을 설할 때다. 영지보물반야시(令知寶物般若時);반야경을 설할 때는 그 집의 재산사항, 보물이 어디 있는가 그 보물의 목록은 어디 있는가 하는 사항을 충분히 이해할 때다. 전부가업법화시(傳付家業法華時);부처님의 일생 살림살이를 전부 자식에게 물려주듯이 우리 중생들에게 화반탁출해서 다 물려준 시기가 법화경을 설한 때다. 전통적으로는 이렇게 교상판석한다. * 이러한 사실을 염두에 두고 화엄경은 언제 결집되었든 상관없이 부처님이 깨달음의 법열을 누리는 삼칠일 동안의 정신세계를 그린 것임을 이해하자.
경의 제목 * 스님들은 여행길을 가다가도 축생을 보면 습관적으로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하고 최고 대승경전의 이름을 들려준다. 축생은 스님이 ‘대방광불화엄경’이라 하든 ‘내가 니를 잡아먹고 싶다’ 라고 하든 못 알아듣는다. 그러나 경 이름을 들려주고자 하는 우리의 마음은 전달된다.
* 우리들은 화엄경을 모시고 있으면서도 워낙 방대한 경전이기에 감히 공부할 엄두를 못냈다. 이제 이러한 인연으로 공부를 해보려고 시도한다. 얼마나 다행한가. 평소에 축생에게 제목 한 번 전해주는 것으로써 우리의 의무를 다 했는데, 그 뜻을 한 번 우리가 작정하고 새겨보겠다고 하는 순간이다.
* 복잡하고 세세한 설명은 기회가 되는 대로 하기로 하고 우선 간단하게 경제목을 살펴보기로 한다. * 대(大); 크다, 위대하다는 뜻이다. 방(方); 방정하다. 바르다 정확하다 아주 똑바르다. 기울여져 있거나 비뚤어져 있지 않고 바르다. 광(廣); 넓다. 광대하다. 불(佛); 부처님의 세계 화(華); 보살의 다양한 실천의 꽃. 식물로 된 꽃이 아니다. 꽃 같은 실천, 꽃 같은 아름다운 마음씨, 꽃 같이 아름다운 말씨 이것이 보살의 모습이다. 다양한 꽃처럼 보살의 아름다운 실천의 꽃이 화이다. 엄(嚴); 이 세상을 꾸미는 내용 경(經); 경전 한 글자로써 몇 페이지를 설명할 수 있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그렇다. * 대방광불화엄경; 위대하고 바르고 광대한 부처님의 세계를 보살의 다양한 실천의 꽃으로써 아름답게 꾸미는 것을 설하는 경전
화엄경 대장정의 지도
화엄경을 처음 보시는 분은 ‘한문만 꽉 차 있는 경전을 언제 공부할까’ 이 생각부터 났을 것이다. 나는 여행을 할 때는 현지에서 가장 잘 된 지도를 구입한다. 지도는 중요하다. 지도가 있으면 길을 잃어도 찾아오기 쉽다. 우리가 화엄산림이라고 하는 10년간의 대장정을 하는 데도 지도가 필요하다. 여러분에게 나눠드린 화엄경 구성표가 화엄경 대장정의 지도이다.
화엄경 구성표 * 화엄경은 방대하지만 이 구성표 안에 모두 들어있다. 화엄경 구성표는 화엄경의 지도이다. 입에 익숙하게 하자. 될 수 있으면 외우도록 하자. 분차; 신해행증이라고 하는 종교수행의 과정 거과권락생신분(信); 부처라는 결과를 들어보이면서 근사하고 즐겁고 행복하고 좋은 것이며 우리들의 삶에 평화를 가져온다는 믿음을 내게 하는 과정 수인결과생해분(解); 인을 닦아서 결과에 계합하여 어떤 이해를 내게 하는 것 탁법진수성행분(行); 하나하나 법에 의탁해 닦아 나가며 실천 행동을 이뤄가는 부분 의인증인성덕분(證); 선재동자라고 하는 구체적인 인물을 등장시켜서 사람에 의지해서 증득해 들어가며 부처의 덕을 이뤄가는 내용 주차; 소신인과주 차별인과주 평등인과주 성행인과주 증인인과주, 전문적인 화엄경 공부의 용어. 차별인과주는 차별인과 차별과로 나눈다. 평등인과주 역시 평등인, 평등과로 나눈다. 회차; 화엄경은 총 39품이다. 화엄경 39품은 9회에 걸쳐서 일곱 장소에서 설해졌다. 7처9회라고 한다. 약찬게를 외울 때 ‘6.6.6.4.급여3. 1.11.1.역부1.’이라고 되어있다. 각각의 숫자는 회차마다 설한 품의 숫자이다. 예를 들면 1회는 6품 2회는 6품 3회도 6품 4회는 4품을 설했다. 약찬게 이 구절의 숫자를 모두 더하면 39품이 된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면 화엄경 약찬게를 이해할 수 없다. 화엄경은 한 품이 다른 경전의 몇 배가 될 정도로 양이 많다. 우리가 공부하는 교재 4권의 마지막 한 권은 입법계품이다. 화엄경의 양은 방대하기 때문에 공부 잘하는 강원에서도 입법계품 한 품을 보는 정도이다. 내가 공부할 때는 입법계품도 안보고 본문도 안보고 현담이라고 하는 화엄경 개론서를 1년동안 공부했다. 회장; 법회를 설하는 장소. 7처9회이기 때문에 장소가 7번 바뀐다. 초회에는 보리장, 부처님이 깨달음을 이루신 바로 그 장소이다. 2회는 보광명전, 3회는 도리천으로 올라가서 설해진다. 4회는 야마천궁에 올라가서 설해지고 5회는 도솔천궁에 올라가서 설해지며 6회는 타화자재천궁에 올라가서 설해진다. 7회째는 보광명전에서 설해지는데 앞에서 보광명전이 한 번 나왔기 때문에 재회라고 하였다. 8회는 보광명전에서 세 번째 설해졌기 때문에 3회 보광명전이라고 하였다. 9회는 기타림에서 입법계품을 설했다. 방광별; 화엄경에는 방광이 여러 번 나온다. 법회 때마다 부처님이 방광한 것이 여러 번이다. 치아, 미간, 두 발바닥, 발가락 끝, 발등, 양 무릎, 미간, 입, 백호상 등등 방광의 장소도 다르다. 이 방광의 장소 역시 상징하는 바가 있다. 회주; 화엄경은 불설이 아니라 보살이 부처를 설하는 것이다. 부처님은 앉아계시기만 하다가 단 두 품을 설한다. 요즘 우리 불교에서는 회주라는 말을 잘 쓰는데 회주라는 말은 화엄경에서 나오는 말이다. 법회의 주인이라는 뜻이다. 화엄경의 회주는 보현보살이 첫 시작이고 문수보살, 법혜보살, 공덕림보살, 금강당보살, 금강장보살, 여래, 보현보살, 여래선우 등등으로 늘 바뀐다. 화엄경 전체를 공들여서 공부를 하면 그 화엄경의 세계가 복잡하면서도 아름답고 치밀하게 짜여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아무리 부처님이라 하더라도 어떻게 이렇게 구성할 수 있었는가 감탄해 마지않는다. 선우는 선지식인데 선재동자가 53선지식을 찾아갈 때는 그 한분 한 분이 모두 회주가 된다. 삼매; 들어가는 삼매도 다 다르다 설법별거; 각 품의 내용이 무엇인가를 밝힌 것이다. 이것이 제일 중요한 부분이다. 여래의정법- 초회 6품의 내용은 여래의정법이다. 의정이란 여래 의보(依報)와 정보(正報)에 대한 것이다. 의보는 부처님의 생활환경이다. 우리가 산천초목을 본다고 부처님이 산천초목을 보는 것과 같지 않다. 모두는 자기 감량만치 산천초목을 본다. 오늘 이 법회도 각자 느낌이 다를 것이다. 자기 심성만치 자기의 불교 수준만치 자기가 이 법회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것만치 법회를 느낀다. 뭉뚱그려서 신심의 정도만치 법회를 느낀다고 해도 맞다. 그렇기 때문에 화엄경의 초회 6품은 부처님의 입장에서 느끼는 이 세상과 자기자신에 대한 이야기다. 부처님의 생활환경과 부처님 그 자신에 대한 내용이다. 십신,십주,십행- 수행의 점차이다. 대개 화엄경이나 대승경전에서는 보살의 수행점차를 42위라고도 하고 52위라고도 한다. 어떤 수행 단계를 거쳐서 불과에 이르느냐 하는 것이 화엄경에는 구체적으로 나와 있다. 화엄경의 주된 품은 10주품 10행품 10회향품이다. 10회향품을 설하기 위해서 도솔천에 올라간다. 도솔천에 올라가면 열 명이 나와서 번갈아 열 곡의 찬불가를 부르고 10회향 법문이 나온다. 십신, 십주, 십행, 십회향, 십지, 등각, 묘각을 합하면 52위가 된다. 그런데 십신이라고 하는 것은 믿는 단계이지 지위의 단계가 아니라고 해서 10신을 빼면 42위가 된다. 보살 42위 혹은 보살 52위라고 하는데 10신을 보살의 지위로 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십신만심(十信滿心)에 십주초주(十住初住)라는 것은 10신의 마지막에 10주의 제1주가 된다는 것이다. 십신만심과 제1주를 동일시한다. 이천행문-한 문에 백가지 답이 쏟아지고 이백 문에 이천 답이 쏟아진다. 마지막으로 과법문의 내용이 나온다.
구성표에 기록되지 않은 다른 정리
* 처음 6품; 비로자나 부처님이 성불하는 과정이다. 비로자나 부처님이 무슨 성불을 하느냐. 말이 모순되더라도 그렇게 표현한다. 2회에서 8회까지;보살이 성불하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9회; 선재동자가 53선지식을 친견하면서 수행해 나아가는 내용은 중생이 성불하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뭉뚱그려서 표현하였지만 빨리 알아듣기에 편리하다. * 비로자나 부처님이 성불하는 과정, 보살이 성불하는 과정, 중생이 성불하는 과정 공부한 이들은 화엄경 구성을 그렇게 단순하면서도 간단명료하게 표현하기도 한다. * 이 구성표는 늘 책 사이에 끼어넣고 우리가 어디까지 가고 있는가 수시로 살펴보기 바란다. 이정표와 똑같다.
교재 화엄경의 목차 소개
전체가 4권으로 되어 있는 화엄경(현토과목 무비, 민족사 2009)의 제 1권을 보자. 간행사와 일러두기를 넘기면 전4권의 권별 목차가 나온다. 전통권수로는 80권 화엄경을 편집한 것이다. 나는 여기에 제대로 된 교재를 만든다고 해서 마지막으로 보현행원품을 넣어서 81권이 되었다. 옛날 우리가 강원에서 공부하던 목판본 화엄경은 전통적으로 80권이고, 장정이 질 수 있는 딱 한 짐 분량이다. 지금은 4권으로 나누어 토를 달고 과목까지 붙여서 편집이 되었다. 그러나 방대한 내용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전통권수를 다 기재하였다. 다음으로는 1권의 목차가 나오는데 현대적으로 정리한 자세한 목차이다. 이렇게 세목을 정리하는 것은 나의 자의로 하였지만, 먼저 연구하신 청량국사의 과목과 통현장자의 과목을 참고하였다. 화엄경을 연구한 사람 중에 양대 산맥을 꼽으라면 스님으로서는 중국 오대산에 주석하면서 화엄경 소초를 썼던 청량국사를 든다. 거사로서는 통현장자화엄론을 쓴 이통현장자를 든다. 통현장자화엄론은 시원시원하고 뛰어난 화엄경 해석이다. 탄허스님에 의해서 번역이 완료되었다. 청량스님의 화엄경 해석은 미문으로 아름답고 세세한 해석이다. 강원에서는 주로 청량소를 본다.
序分 毘盧遮那의 成佛 擧果勸樂生信分 第 一會 六品 說法
世主妙嚴品 第一之一
* 서분(序分); 경전을 서분, 정종분, 유통분으로 나눴을 때의 서분을 의미한다. 비로자나의 성불(毘盧遮那의 成佛); ‘비로자나의 성불, 보살의 성불, 중생의 성불’과 같이 화엄경을 크게 셋으로 나눌 때의 한 과목이다. 거과권락생신분(擧果勸樂生信分); 화엄경 구성표에서 보았듯이 경전을 신해행증 4단계로 나눴을 때의 한 단계이다. 제1회 6품 설법( 第 一會 六品 說法); 경전 구성 전체를 머리속에 그릴 수 있도록 회차와 그 회에 설한 품의 수를 적었다. 세주묘엄품제일지일(世主妙嚴品 第一之一); 첫 품의 이름이 나오고 다음으로 시성정각, 장엄 등의 소제목이 나온다. * 이러한 형식으로 제1권 15페이지에서 51페이까지 과목을 소개한다. 생략을 많이 했지만 상당한 양이다. 과목소개가 끝나면 새로 1페이지가 시작된다. 경전의 본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