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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장을 좋아한다. 넓고 깨끗한 대형 할인마트도 좋지만 재래시장을 더
좋아하는데, 아마 어릴때의 기억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꼬맹이 였을때
엄마손을 잡고 외할머니가 야채장사를 하시던 자갈치 시장에 가면 순대,
곰장어, 고래고기 같은걸 사주셨다. 코흘리개 잠든자유에게
시장은 할머니의 따뜻한 사랑이 있고, 맛있는 음식과 볼꺼리가
많아 심심하지 않은 곳이었다.
원래 계획에는 없었지만 5일장이 열린다는 얘기에 하루 더 머물기로 했다.
정선5일장은 매월 2, 7, 12, 17, 22, 27일에 열리는 시골장터인데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것 뿐만 아니라 정선 지역의 토속적인 문화와 정취를 체험할수 있는
행사라고. 장터 규모는 그리 크지 않기때문에 다 구경하는데는 군것질을 하며
돌아다녀도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시간을 잘 맞춰 가면 장터내에서 하는
사물놀이와 아리랑 공연도 볼 수 있다.
담백하고 영양많은 곤드레밥 <정선 싸리골 식당>
황기백숙, 콧등치기, 감자전, 메밀전, 민물매운탕, 등등 강원도 정선에 가면
꼭 먹어봐야할 토속음식이 몇가지 있지만 특히 곤드레밥 다른곳에서는 접하기
쉽지 않은 음식이니 꼭 먹어보자. 곤드레 나물은 강원도 정선의 특산품으로
고지에서 자라는 산채인데 맛은 담백하고 독특한 향이 있다.
구황작물이었지만 최근에는 그 맛과 영양이 널리 알려지면서 건강식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왜 이름이 '곤드레'일까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 모양이 마치 술취한 사람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정선 5일장을 구경하러 갔는데 장터 안팍으로 이런저런 먹을거리를 파는 곳이 많았다.
곤드레밥을 하는 곳도 굉장히 많았는데 어디에 가서 먹을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공설운동장 뒷길에 있는 바위에 걸터 앉아 쉬고 계시는 어르신들 몇 분이 보이길래 다가가서 여쭤봤다.
"별 맛인가, 다 맛있지뭐."
"저 가면 싸리골이 있어. 거 가보시오."
아무데나 가서 먹어도 똑같다는 분도 계셨고, 싸리골이라는 식당을 알려주신 분도 계셨다.
그래서 또 물어물어 싸리골 식당을 찾아갔다. 여러 종류의 음식들을 파는 다른 식당들과는 달리
곤드레밥을 전문으로 한다는게 일단 제대로 찾아온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작은 가게였다. 4인용 테이블 6개와 8명 정도가 들어갈수있는 방이 하나 있었고
한쪽 벽에는 유명 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이집 주인 아주머니의 사진들이 걸려있었는데
난 그런 사진들에 심각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찍지 않았다.
곤드레 나물밥은 4천원으로 가격도 싸다.
명태찜이나 도토리무침에다 아우라지 막걸리도 무척 땡기는 메뉴였지만
혼자서 뭘 어쩌라고...
우선 아침을 먹어야 겠는데 뭐가 좋을까 생각하며 정선읍내 여기저기를 기웃거렸다.
정선의 유명한 먹을거리로는 황기백숙, 민물매운탕, 감자옹심이, 곤드레밥,
콧등치기, 올챙이국수, ... 등등이 있다. 오늘도 하루종일 많이 걸어야 하니까
든든하게 밥을먹자. 곤드레밥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으로 갔다.
정선 지역 특산물인 곤드레나물을 넣고 지은 밥에 식성에 따라
여러가지 나물과 양념장 또는 막장을 넣어서 비벼 먹는다.
곤드레나물은 독특한 향이 짙고 씹는 맛은 부드러웠다.
꼭꼭씹어 한그릇 뚝딱 비우고 나니 기운이 불끈 솟아나는 기분이다.
정선을 여행하면서 먹었던 음식중 가장 기억에 남는것이 곤드레밥이다.
든든한 아침을 먹고난뒤 식당 아주머니께 길을 물어 아라리촌으로 갔다.
아라리촌은 정선읍에서 동남쪽으로 약 2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정선의 옛날주거 문화와 서민들의 생활을 재현한 곳이다.
지붕을 덮은 재료로 구분지어 지는 기와집, 굴피집, 너와집, 저릅집, 돌집 등의 전통가옥과
물레방아, 통방아, 주막 등을 둘러 볼 수 있다.
눈초리가 곱지않은 주모의 시선에도 아랑곳 않고 주거니 받거니 하며 술을 마시는 농부들.
항상 빈잔이었을테지만 오늘만큼은 간밤에 내린 비가 잔을 가득 채워 주었다.
공설운동장 옆 산책로를 걷고 있는데 멀지않은 곳에서 구성진 정선아리랑이 들려온다.
장터에서 아리랑 공연이 시작된 모양이다.
딱히 입구가 정해져 있는것은 아니고 장이 서는 골목은 사방으로 통하는 길이 있다.
정선5일장이 서는 날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인다는데
지난 며칠간 계속 내린 비 때문인지 이날은 조금 한산한 편이었다.
직접 가꾸고 채취한 산나물, 약초, 버섯, 장뇌삼 등을 가지고나와
길가에 펼쳐놓고 파는 소규모 상인들이 대부분인데 맛볼수 있는건 조금씩 나눠주고
만져볼수 있는건 다 한번씩 만져보고 가라고한다.
손수만든 곡괭이, 낫, 호미, 손도끼, 엿가위 같은 농기구를 파는 좌판이다.
가만, 엿가위는 농기구가 아니지...
사실은 실제 농기구가 아니라 관광객들을 위한 기념품이다.
앙증맞은 크기가 재밌어 손에 들고 하하하 웃었더니
그래뵈도 날이 섰다며 조심하라고 한다.
짚을 엮어만든 갖가지 수공예품들도 있고
어릴때 나도 자주 만들어 놀던 새총도 보인다.
곤쟁이가 뭔지 아는사람?
곤쟁이는 젓갈로만 먹는줄 알았더니 말리거나 볶아서도 먹는구나.
볶은 곤쟁이를 조금 집어 입에 털어 넣었다.
고소하고 짭짤한게 크기는 작아도 새우는 새우다.
정선읍내의 시장 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면 황기백숙을 파는 집들을 심심치않게
발견할 수 있는데 백숙뿐만 아니라 별별 음식에 다 들어갈 만큼 황기가 유명한 곳이다.
나는 집에서도 엄마가 가끔 황기백숙을 해주기 때문에 정선에서 먹어보지는 않았다.
어디선가 한약 냄새와 고기삶는 냄새가 나길래 냄새를 따라가보니
"몸에 좋은 황기, 황기족발 사가세요"
족발을 삶고 있었다.
한 노스님이 말없이 족발을 내려다보고 계신다.
과연, 이 냄새는 불심도 능히 흔들어버릴만 하지 않은가!
체력은 국력!
스님, 몸에 좋은 황기족발 맛있게 드세요.
시골장에 가고싶다. 그것도 시골의 소박함이 가득한
아리랑의 고장 정선 5일장에 시간에 구애됨이 없이
그냥 걸망하나 울러메고...
다음 자료들은 잠든 자유님의 블로그에서 스크랩을 해왔습니다
정선 5일장에서 아리랑에 취하다.
나는 시장을 좋아한다. 넓고 깨끗한 대형 할인마트도 좋지만 재래시장을 더 좋아하는데, 아마 어릴때의 기억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꼬맹이 였을때 엄마손을 잡고 외할머니가 야채장사를 하시던 자갈치 시장에 가면 순대, 곰장어, 고래고기 같은걸 사주셨다. 코흘리개 잠든자유에게 시장은 할머니의 따뜻한 사랑이 있고, 맛있는 음식과 볼꺼리가 많아 심심하지 않은 곳이었다.
원래 계획에는 없었지만 5일장이 열린다는 얘기에 하루 더 머물기로 했다. 정선5일장은 매월 2, 7, 12, 17, 22, 27일에 열리는 시골장터인데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것 뿐만 아니라 정선 지역의 토속적인 문화와 정취를 체험할수 있는 행사라고. 장터 규모는 그리 크지 않기때문에 다 구경하는데는 군것질을 하며 돌아다녀도 2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시간을 잘 맞춰 가면 장터내에서 하는 사물놀이와 아리랑 공연도 볼 수 있다.
담백하고 영양많은 곤드레밥 <정선 싸리골 식당>
황기백숙, 콧등치기, 감자전, 메밀전, 민물매운탕, 등등 강원도 정선에 가면 꼭 먹어봐야할 토속음식이 몇가지 있지만 특히 곤드레밥 다른곳에서는 접하기 쉽지 않은 음식이니 꼭 먹어보자. 곤드레 나물은 강원도 정선의 특산품으로 고지에서 자라는 산채인데 맛은 담백하고 독특한 향이 있다. 구황작물이었지만 최근에는 그 맛과 영양이 널리 알려지면서 건강식품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왜 이름이 '곤드레'일까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바람에 흔들리는 잎사귀 모양이 마치 술취한 사람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정선 5일장을 구경하러 갔는데 장터 안팍으로 이런저런 먹을거리를 파는 곳이 많았다. 곤드레밥을 하는 곳도 굉장히 많았는데 어디에 가서 먹을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공설운동장 뒷길에 있는 바위에 걸터 앉아 쉬고 계시는 어르신들 몇 분이 보이길래 다가가서 여쭤봤다.
"별 맛인가, 다 맛있지뭐." "저 가면 싸리골이 있어. 거 가보시오."
아무데나 가서 먹어도 똑같다는 분도 계셨고, 싸리골이라는 식당을 알려주신 분도 계셨다. 그래서 또 물어물어 싸리골 식당을 찾아갔다. 여러 종류의 음식들을 파는 다른 식당들과는 달리 곤드레밥을 전문으로 한다는게 일단 제대로 찾아온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작은 가게였다. 4인용 테이블 6개와 8명 정도가 들어갈수있는 방이 하나 있었고 한쪽 벽에는 유명 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이집 주인 아주머니의 사진들이 걸려있었는데 난 그런 사진들에 심각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찍지 않았다.
곤드레 나물밥은 4천원으로 가격도 싸다. 명태찜이나 도토리무침에다 아우라지 막걸리도 무척 땡기는 메뉴였지만 혼자서 뭘 어쩌라고...
정선의 유명한 먹을거리로는 황기백숙, 민물매운탕, 감자옹심이, 곤드레밥, 콧등치기, 올챙이국수, ... 등등이 있다. 오늘도 하루종일 많이 걸어야 하니까 든든하게 밥을먹자. 곤드레밥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으로 갔다.
정선 지역 특산물인 곤드레나물을 넣고 지은 밥에 식성에 따라 여러가지 나물과 양념장 또는 막장을 넣어서 비벼 먹는다. 곤드레나물은 독특한 향이 짙고 씹는 맛은 부드러웠다. 꼭꼭씹어 한그릇 뚝딱 비우고 나니 기운이 불끈 솟아나는 기분이다. 정선을 여행하면서 먹었던 음식중 가장 기억에 남는것이 곤드레밥이다.
든든한 아침을 먹고난뒤 식당 아주머니께 길을 물어 아라리촌으로 갔다. 아라리촌은 정선읍에서 동남쪽으로 약 2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정선의 옛날주거 문화와 서민들의 생활을 재현한 곳이다.
지붕을 덮은 재료로 구분지어 지는 기와집, 굴피집, 너와집, 저릅집, 돌집 등의 전통가옥과 물레방아, 통방아, 주막 등을 둘러 볼 수 있다.
항상 빈잔이었을테지만 오늘만큼은 간밤에 내린 비가 잔을 가득 채워 주었다.
공설운동장 옆 산책로를 걷고 있는데 멀지않은 곳에서 구성진 정선아리랑이 들려온다. 장터에서 아리랑 공연이 시작된 모양이다.
딱히 입구가 정해져 있는것은 아니고 장이 서는 골목은 사방으로 통하는 길이 있다.
정선5일장이 서는 날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인다는데 지난 며칠간 계속 내린 비 때문인지 이날은 조금 한산한 편이었다.
직접 가꾸고 채취한 산나물, 약초, 버섯, 장뇌삼 등을 가지고나와 길가에 펼쳐놓고 파는 소규모 상인들이 대부분인데 맛볼수 있는건 조금씩 나눠주고 만져볼수 있는건 다 한번씩 만져보고 가라고한다.
손수만든 곡괭이, 낫, 호미, 손도끼, 엿가위 같은 농기구를 파는 좌판이다. 가만, 엿가위는 농기구가 아니지...
사실은 실제 농기구가 아니라 관광객들을 위한 기념품이다. 앙증맞은 크기가 재밌어 손에 들고 하하하 웃었더니 그래뵈도 날이 섰다며 조심하라고 한다.
짚을 엮어만든 갖가지 수공예품들도 있고 어릴때 나도 자주 만들어 놀던 새총도 보인다.
곤쟁이가 뭔지 아는사람? 곤쟁이는 젓갈로만 먹는줄 알았더니 말리거나 볶아서도 먹는구나.
볶은 곤쟁이를 조금 집어 입에 털어 넣었다. 고소하고 짭짤한게 크기는 작아도 새우는 새우다.
정선읍내의 시장 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면 황기백숙을 파는 집들을 심심치않게 발견할 수 있는데 백숙뿐만 아니라 별별 음식에 다 들어갈 만큼 황기가 유명한 곳이다. 나는 집에서도 엄마가 가끔 황기백숙을 해주기 때문에 정선에서 먹어보지는 않았다.
어디선가 한약 냄새와 고기삶는 냄새가 나길래 냄새를 따라가보니 "몸에 좋은 황기, 황기족발 사가세요" 족발을 삶고 있었다.
한 노스님이 말없이 족발을 내려다보고 계신다. 과연, 이 냄새는 불심도 능히 흔들어버릴만 하지 않은가!
체력은 국력! 스님, 몸에 좋은 황기족발 맛있게 드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