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년 3 월 18 일 수요일 맑음
철근작업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다른곳의 작업을 위하여 일단 철수를 하였다.
풀천지의 봄은 이리저리 파헤친 공사의 흔적으로
먼길을 떠나버리고 무심한 햇살만 어지러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겨울은 이런저런 일에 밀려 낙엽을 긁지도 못했는데
지금이라도 서둘러야할 봄철에 이렇게 공사로 들쑤셔 놓으면
모든 일이 어설프기 마련이고 공사라도 빨리 끝내주길 바랄 뿐이다.
우리 입장만 내세울수 없는 노릇이니 마음만 태워 보는데
다행히 낙엽을 대신할 참나무 수피 신청을 그나마 하게 되어 다행스런 일이 되었다.
어설픈 와중에서도 일머리를 찾아보았다.
작년봄에 후배의 밭을 풀천지 세 남정네들이 끙끙거리며
그 험한 돌밭을 며칠동안 풀천지처럼 농사짓기 좋은밭으로 만들어 준적이 있었는데
이번엔 그 후배를 불러 나무등을 집어넣을수 있는 큰 창고를 하나 만들기로 하였다.
백짓장도 맞들면 나은 법인데
풀천지 세 남정네와 멋진 집을 두채나 손수 지은 후배가 가세하면
그깟 창고쯤이야 누워서 식은죽 먹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모든 일은 시작이 반이다.
눈같이 게으른게 없고 손같이 부지런한게 없으니
다부진 마음만 보태어주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즐거운 놀이가 될 수 있을것이다...^^
풀천지 일기 팬에게 반가운 주문전화를 받게 되었다.
30 대 후반의 어린 딸과 아들을 둔 젊은 주부인데
얼마나 기분좋게 주문을 하는지 그 어여쁜 마음이 흐뭇하기 이를데 없다.
직장생활을 하는 남편은 귀농에 대하여 회의적이지만
뜻한바 있어 도시생활을 하면서도 핸드폰도 인터넷도 하고 있지 않은
본인의 푸른 그리움 만으로 오랜 세월 풀천지 일기를 지켜보며
행복한 꿈을 키워왔음을 아낌없이 얘기해준다.
풀천지의 자식들이 너무 대견해
자신에게 딸이 둘이 있었으면 잎새님처럼 무조건 시집 보내고 싶은데
자신의 딸이 이제 일곱살이라 너무 안타깝댄다...^^
풀천지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며 따뜻한 마음을 전하며
이것저것 주문해주어 풀향기 아내의 정성이 더하여
택배 상자가 반가운 인연으로 터질듯 하다.
푸르름이 좋은 날 온 가족이 풀천지에 나들이 하여
푸른 세상의 소박한 즐거움을 마음껏 나누게 되길 바래본다.
피곤할텐데 늦은 밤 졸음을 참아가며 빵을 좋아하는 재홍이가
가끔 이렇게 빵이 먹고 싶을때면 제 혼자 잘 만들어 먹는다.
풀천지의 참밀로 만들었으니 몸에 좋은것은 말할필요도 없는 일이지만
맛에 있어서도 어떤 제과점 빵보다 훌륭하다.
고요님의 부탁대로 재홍이가 올리는 통밀빵 레시피를 올려본다.
원래는 버터를 녹여 넣지만
몸에 안좋은 버터 대신 들기름을 살짝 넣고
설탕대신 야콘조청과 계란을 넣고 잘 섞어 거품을 낸다.
책에 보니 설탕을 한번에 넣으면 가라 앉고
산뜻한 맛이 떨어지니 나눠서 넣으라 하기에
야콘 조청을 절반 넣고 계란을 넣고 잘 섞은후 다시 반을 넣었다.
카스테라 만들 때 거품을 최대한 많이 내야 좋다고 하니
카스테라 비슷한 이 케잌도 신나게 거품을 내기로 했다.
여기에다 어레미에 두번 내린 밀가루와 베이킹 파우더
굵직하게 다진 땅콩, 호두 등을 넣고
잘 저어주면 되는데...
게으른 성격 따라 한번만 체에 쳐서 넣었다 ~ ^^
호두와 잣과 땅콩, 작년에 풍작을 이룬 대추를 채썬것도 넣고
좋아하는 유자차도 넣어보았다.
이렇게 잘 저어진 반죽을 오븐에 구우면 되는데
오븐은 없고 전자레인지는 안쓴지 무척 오래되었으니
피자나 각종 빵, 과자를 만들 때 늘 오븐 대용으로 써왔던
할머니께서 쓰시던 전기 후라이팬에 붓고 15 분정도 구웠다.
전에는 구워진 모양 그대로 꺼내기가 힘들었는데
이번엔 요건이 잘 맞았는지 부서지지도 않고 아주 만족스러운 빵이 되어 주었다.
부드럽고 잘 부풀어 식감도 괜찮았고
한입씩 맛을 보고 정말 맛있다는 가족들의 즐겁고 고마운 칭찬이 이어져
아주 기분좋은 시간이었다...^^
전에 올려두었던 레시피를 참고하여
이번에 만든 방식으로 각색하여 올리게 되었다.
음식 만들기는 손맛이 가장 중요하다는건
일정한 틀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의 집에 있는 재료들을 잘 활용하여
자꾸 만들어 보면 행복한 생활이 될듯 싶다...^^
첫댓글 쩝쩝.... 뭔 빵이 유리창 닦는 스폰지같냐?? (못 먹어서 심통난 서리태~ ㅋㅋ)
차마그 말을 못했답니다 전크
스폰지처럼 부드럽고 봄바람처럼 달콤하고 추억처럼 고소한 통밀빵을 두고 ~ 심통을 내시면 어떡하나요...^^
성희 네가 딸이었으면 좋았을텐데......기왕이면 쌍둥이로다가......그랬더라면 민며느리로 보내서리(겹사돈을 맺어) 뼈속까지 풀천지귀신이 되게 할 텐데......푸념섞인 말을 하곤 하면 "죄송해요딸이 아니라서......"그러던 아이가 이번 풀천지행을 하고 온 뒤론 많이 바꼈습니다. 엄마가 왜 그렇게 풀천지를 좋아하는지 알 것 같다고......고딩학생이 처한 현실도 보다 긍정적이고 의욕적으로 받아들이고요. 나름 무언가...... 가슴속에서 용솟음을 쳤던가 봅니다.^^*
잎새님의 사랑이 풀천지를 아름답게 감싸주었기 때문이지요 ~ 성희에겐 외로움의 가장 좋은 친구인 더많은 사랑이 필요할것 같습니다... 올해는 성희에게 땀흘리는 일을 많이 시켜보세요 ~ 자신부터 사랑할수 있도록요...^^ 늘 고맙습니다.
적당하게 나이가 찬 딸(물론 풀향기님 정도의 미모가 되어주고 땅을 사랑하는 딸이어야겠지만, 뭐 그건 어떻게든지 만든다치고)만 있다면 풀천지 (안방은 다소 미안허고) 곁방이라도 차고 들어가는 건데 딸이 없으니 원^^. 아들 가진 잎새님은 아들도 없는 저와 다를 바 없으시고, 7살짜리 따님을 가진 분께서 그래도 가장 유력한데요?^^ 대책도 없는 저도 풀천지의 두 청년이 욕심나요.?^^ 사진으로만 봤지만 성희군도 은근히 뚝심 있어 보이던걸요.
사랑스러운 성희의 힘찬 화이팅을 빌어요...^^ 오래전 일이 생각나네요... "네가 딸이었으면 좋았을걸..."하고 작은아이에게 입버릇처럼 말했는데...언젠가 자기가 아들인걸 어쩌냐고.. 서운하다고....했던..그때가 유치원때..? 그때부터 우린 한번도 그소리를 한적이 없었지요...ㅎㅎ 성희의 풀천지행은 성희의 맘을 많이 흡족하게 한것 같아 저까지도 행복해집니다.....^^
모조리 딸들을 두셨더라면 경쟁이 치열할 뻔 했습니다. 어설픈 아이지만 차근차근 해나가보려구요생긴 거 하곤 다르게 심약하고 예민한 아이입니다.고맙습니다.^^*
음...딸은 나밖에 없나보군.....근디,곰의 딸이면.....으흐흐
음.......저 빵을 보니 억수로 딱딱해서 이가 약한 곰은 먹을 수 없겠다.....재홍군..쪼매 더 부드러운 빵으로^*^
몸이 아픈 곰팅이는 ~ 좋아하는 음식 끊고 싫어하는 음식 먹기로 햐...^^ 부드러운 음식 좋아하면 못써 ~ 거치른 음식 좋아햐...^^
어머! 너무나 맛있어 보이네요 . 저흰 늘 부침개만 먹엇는데요. 꼭해먹어보고 결과보고드릴께요.
반가워요 ~ 다정한 친구같은 기분이 드는군요... 애들이 아주 좋아할거에요 ~ 재미난 결과보고 꼭 부탁드릴게요...^^
아마도....바닷바람을 쐬면서 만드는 빵은 풀천지 빵보다 맛있을 겁니다^*^
^^* 감동 먹었어요....제 부탁대로 올리시다니....언제 꼭 만들어보겠습니다...전기후라이팬에.....^^
항개만 농가주기요.....집도 가까운뎅^*^
공사가 제대로 농사에 차질이 없도록 진행되길 바랍니다.....
퍼뜩 마무리하고...본격적인 농사시즌에 들기전에...잔치도 함 하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