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주말.
주말이야 일주일에 한 번 꼬박꼬박 돌아오는데 주말이라는 느낌으로 주말을 맞이한 게 언제였던가.
주말은 텔레비전도 실컷 보고 장도 보고 하루에 두 끼만 먹으며 뒹굴거려야 제 맛이다.
어쨌든 이 모든~ 것을 충족시킬 수 있었으니 이번 일요일은 분명 주말 맞다.
(앗, 그런데..... 밥을 세 끼나 먹었네.....)
주말을 보내며 읽은 책, '멍청한 두덕씨 시리즈(미세기)' '엄마 사용법(창비)' '텃밭(거북이북스)'.

'멍청한 두덕씨 시리즈(미세기)'는 세현이가 먼저 읽고 재밌다고 알려준 책이다.
알모가 좋아하는 작가 김기정과 화가 허구, 두 사람이 뭉쳤다.
알모가 좋아하는 김기정 작가의 작품은 '바나나가 뭐예유(시공주니어)' '네버랜드 미아(푸른숲주니어)' '박뛰엄이 노는 법(계수나무)' 등이 있다.
좋아하는 작가여서 새로운 작품이 나올 때마다 기대를 갖고 읽게되는데 '놀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듯한 주제(노는 것은 그저 노는 것이다. 놀아야한다면 그 역시 노는 것이 아니다)와 처음을 너무 강렬하게 시작한 나머지 점점 기운이 빠지는 마무리, 이 두 가지 때문에 흡족한 작품이 없었다.
이번에 나온 두덕씨 시리즈(멍청한 두덕씨와 왕도둑/탐정 두덕씨와 보물창고/명탐정 두덕씨와 탈옥수)는 그동안 아쉬웠던 두 가지를 극복한 작품이다.
이웃에겐 관심도 없이 자기 세계에만 빠져 사는, 그래서 멍청하다는 얘기를 듣는 두덕씨가 이기적인 이유 때문에 왕도둑에게 관심을 갖게되고 잡으려고 애를 쓰게되면서 자기 세계에서 점차 빠져나오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렸다.
두덕씨라는 캐릭터에 대한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다른 이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게 만드는 것이 그닥 쉽지는 않았을텐데 말이다.
재미와 모험과 스릴과 로맨스(?)까지 두루 갖춘 책이다.
잘 썼어요, 훌륭한 김기정씨!!!
잘 그렸어요, 훌륭한 허구씨!!!
잘 했어요, 더 훌륭한 정세현씨!!!

도무지 책 이야기를 할 시간이 없다.
'엄마 사용법(창비)'.
기발한 아이디어를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내었다.
아이들이 읽고 '무섭다'고 하길래 왜 그럴까 궁금했는데 읽어보니 알겠다.
무섭다.
재미있다.
암울함 속에 희망이 있다.
참 잘 썼다.
이 작가의 다음 작품은 이 이상이기를..... 축원한다.

'텃밭(거북이북스)'.
만화책이 아니라 생태그림책으로 착각할만큼 식물 그림은 섬세하다.
등장 인물들의 모습과 다소 과장된 캐릭터와 에피소드가 만화책임을 깨닫게 한다.
만화책의 격을 높이는 책 중 하나이다.
만화 흉내만 내는 책이 아니라 만화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실속도 있는 책이다.
첫댓글 엄마 사용법은 할말이 많은 작품일 텐데요~~~
두덕씨 살앙해용~인형 만들 계획하고 있오요^^ 아...좀 시간은 걸릴듯요~
참나...이 조용한 음악이 제가 전에 쓰던 휴대폰 알람음악 였답니다. 시끄런 거 싫어서...